•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코스피 하반기 3000 간다"…증권家 전망 올해는 맞출까

빗나간 '1월 효과' 예측에 개인투자자 부정적 시각 우세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3.06.08 16:09:20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최근 코스피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증권사들이 하반기 코스피 지수 상단을 앞 다퉈 상향하고 있다. 하지만 매번 빗나간 예측 탓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상승기류에 탑승한 기우제식 전망'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016360)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코스피 등락 범위를 2350~2750으로 상향조정했다. 불과 2주 만에 전망치 2200~2600을 재조정한 것이다. 이는 코스피가 2600선에 안착한 모습을 보이자, 2700선은 거뜬히 넘길 것이란 판단에서다.

뿐만 아니라 DB금융투자(016610)는 '삼천피'의 영광을 되찾을 것이란 낙관론을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 전망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800선을 바라봤던 KB증권의 경우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2920선으로 높였다.

이처럼 올해 코스피 지수를 '상고하저'로 전망했던 증권사들이 '상고하고'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하반기 지수 전망을 종합해보면 하단이 2700선이다. 

국내 증권사의 올해 하반기 코스피 지수 전망치. = 이정훈 기자


증권가는 '2700선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증권사 리포트의 객관성을 잃은 지 오래인 만큼 시장 전망에 대한 불신도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정 한국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애널리스트들이 공정하게 리포트를 낸다고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개인투자자들이 게시판에 올린 글들을 보면 애널리스트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애널리스트에게 신뢰를 잃은 대표적 사례로 올해 '1월 효과'가 거론된다. 올 연초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1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1월 효과는 새해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전망이 반영돼 다른 달보다 1월의 주가가 많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1997년 외환위기 다음해인 1998년 1월 코스피 지수가 무려 47.1% 상승하는 기염을 토해 1월 효과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하지만 실상 증권사 전망이 무색하게 지난 1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지수는 11.6% 뛰었다. △미국 S&P500지수 6.18%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6.07% △일본 닛케이225지수 6.40% 등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도 코스피는 두 배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약세장을 보일 것이란 전문가 전망을 믿고 지수 하락에 베팅한 개미들만 또 발등을 찍혔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개인 순매수액 1위는 '코덱스(KODEX)200 선물인버스2X'으로 7108억원이 몰렸다. 해당 상품은 기초지수인 코스피200지수가 1% 하락 시 2% 수익을 챙기는 구조다. 이른바 '곱버스'라고 불리며, 지수 하락에 두 배로 베팅하는 상품이다.

이밖의 증권가의 신뢰 실추 사례는 지난 2021년에도 있었다. 증권업계는 코스피가 36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같은 해 8월 이후 줄곧 3000선을 하회했다. 예측이 크게 빗나가 이례적으로 증권사 리서치에서 반성문이 나오기도 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말 '2022년 나의 실수'라는 리포트에서 "2022년에 범한 가장 큰 실수는 중앙은행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 것"이라며 "변곡점을 맞추려 하는 것보다는 일단 만들어진 추세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대처 전략을 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자성을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증권사 예측을 둘러싼 신뢰 문제가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줄줄이 코스피 지수 상단을 올려 잡고 있는 업계 내부에서조차 신중론이 나온다. 김 리서치센터장이 놓쳤던 세계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등 주시해야 될 요인이 산적했다는 이유에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수출의 뚜렷한 반등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정책 종료 신호 등이 확인돼야 한다"며 "코스피가 (3000선까지) 추세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기에는 좀 더 지켜볼 요인이 많다"고 바라봤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