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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證, 황현순 사장 사표 보증으로 신뢰만 더 추락

김익래 회장 연루 가능성 후 대응 부적절 비판…불매운동 확산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3.05.18 11:58:57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키움증권 사옥 전경. ⓒ 키움증권 편집

[프라임경제] 황현순 키움증권(039490) 사장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SG증권 사태 연루 가능성을 부인하며 사장직까지 걸었다. 

오너를 향한 엇나간 충성심이 오히려 키움증권의 '김 회장 중심' 지배구조 문제를 드러낸 셈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증권 토론 게시판 등에는 "키움증권 불매하자", "타사로 갈아 탔다", "키움증권 회장 진짜 우연일까?" 등 다수의 글이 올라와 있다. 키움증권 수장들이 나서 SG사태 연루 가능성을 부인한 해명에도 부정적 여론이 들끓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4일 김 회장은 키움증권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또 다우데이타(032190) 주식매각대금 605억원은 사회에 환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앞으로 국민 여러분께 더욱 신뢰받는 기업이 되길 응원하겠다"며 신뢰 회복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오너 사퇴라는 초강수에도 이용자 반발이 여전히 거센 모습이다. 수익이 대부분 개인 투자자로부터 나오는 키움증권에 이같은 부정적 여론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키움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19.6%, 해외 주식시장 점유율 35.4%로 전체 시장점유율은 30.1%를 차지했다. 그간 업계는 키움증권이 개인 투자자 대상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사업에 집중하며 충성 고객 확보에 힘을 실어 왔다고 평가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익숙해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쉽사리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충성 고객들의 이탈이 이어질 경우 추후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현순 사장의 '엇나간' 충성심?…지배구조 결격성 개선될까

한국 증권시장 초유의 사태를 발생시킨 핵심 인물로 김 회장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키움증권 실무경영 책임자인 황 사장의 언행 적절성도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특히 황 사장이 김 회장의 연루 가능성을 적극 부인하며, 사장직을 보증으로 내세운 점이 주목된다. 황 사장은 지난달 28일 김 회장의 다우데이타 지분 처분과 관련해 "시기적 우연"이라며 "직을 걸겠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황 사장 발언은 일종의 '충성심'으로 읽히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 개인 투자자를 가장 많이 이용 중인 제도권 대형 증권사가 '이용자 보호' 또는 '회사 신뢰'를 위한 결단이 아닌, '회장님 지키기'를 향하고 있다는 데 비판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키움증권 지배구조의 결격성이 드러난 결정적인 대목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 황 사장은 김 회장의 대표적인 '오른팔'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발언은 오너와 회사에 오히려 독이 된 양상이라는 뒷말도 나온다.

'ESG 열풍'이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휩쓸었지만, 키움증권은 올해 지배구조면에서 '지나친 오너 영향력'이 문제된 바 있다.

지난 3월28일 키움증권은 제2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진을 개편하며 김재식, 최선화, 박성수, 이군희, 신현준 5인을 선임했다.

이 중 1949년생으로, 김 회장과 경북고 동문인 김 이사가 논란 속 재선임됐다. 전문가 집단이 지배구조 문제 발생 가능성을 제기됐지만 키움증권은 김 이사 선임을 강행한 것이다.

당시 국내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김 이사 선임에 "독립성 훼손이 우려된다"며 반대를 권고했고, 2021년에도 같은 이유로 김 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지배구조 결격성 해소가 안 된 키움증권의 이사진은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관측된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총 12회의 정기·임시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모든 이사회의 이사 찬성률은 100%를 기록했다. 의안이 상정되면 '논스톱' 통과인 셈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학과 교수는 "경영권을 견제하고 주주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이사회의 목적이 퇴색된 모습"이라며 "기업의 중요 의사 결정에 참여해 경영자를 감시하고, 감독한다는 역할에 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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