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과열 논란으로 시끄러운 '2차전지주'를 두고 개인과 외국인이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2차전지주를 손절한 반면, 개인은 연일 사들이고 있다. 2차전지주 열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이후 지난 18일까지 개인은 2차전지 관련주를 대거 사들였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포스코홀딩스(005490) 3조3160억원 △에코프로(086520) 1조2800억원 △에코프로비엠(247540) 8890억원이다. 이 기간 국내증시에는 1조706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보다 많은 금액을 2차전지주에 쏟아 부은 셈이다.
반면 외국인은 2차전지주를 철저히 외면했다.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 순위권 안에 2차전지 종목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외국인은 개인이 사들인 포스코홀딩스를 3조930억원 순매도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역시 각각 7680억원, 2980억원의 물량을 던졌다.
대신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삼성SDI(006400), 현대차(005380)가 외국인의 관심을 차지했다. 종목별 순매수 거래대금은 각각 3조5390억원, 5460억원, 4300억원이다. 개인의 경우 △삼성전자 3조3030억원 △삼성SDI 3400억원 △현대차 4690억원 팔아치웠다.
이처럼 서로 다른 투자 흐름을 놓고, 개인은 과열 논란에도 2차전지를 주식시장의 주도주로 생각하고 있다. 외국인은 반도체가 새롭게 시장을 이끌 업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반도체 업황의 저점 구간을 생각하면서 매수에 나섰고, 개인은 아직까지 2차전지가 주도주로 인식되고 있어 더 상승할 것이란 심리가 반영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 방향성이 다소 상이하나, 누가 잘못된 투자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은 업황 개선 또는 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고, 2차전지 업종 역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수혜가 전망되고 있다.
최상목 용산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 18일 "배터리 수출은 (IRA에서) 수혜를 받는 나라가 됐다"며 "광물을 해외에서 수입해 와도 한국에서 구성소재를 생산하면 가공된 것으로 보게 돼 우리나라 배터리 3사가 광물·부품 요건을 모두 만족시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조금 지급 대상 7개사 22개 모델 중 한국 배터리를 쓰는 곳은 무려 17개"라며 "한국 배터리 3사에겐 굉장히 큰 기회가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국내 주식시장의 주도주 자리를 놓고 개인과 외국인의 대결 구도로 가고 있는 양상이다. 2차전지주 열풍의 지속 가능성과 주춤했던 반도체주와 자동차주의 주도주 탈환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투자에 있어 외국인과 개인의 생각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지, 누구의 판단이 옳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며 "반도체 업황 저점 통과 가능성도 높은 시나리오로 볼 수 있고, 개인 역시 잘못 투자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에 결국 시간이 지나야 (주도주에 대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