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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證, 자기자본 5000억 앞두고 전직 임원 배임 '흠집'

내부 통제 미흡 지적 불가피…임재택 대표 "도덕성 높은 증권사 도약" 발언 빛바래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3.04.17 12:04:32

서울시 영등포구 한양증권 본사 전경. ⓒ 한양증권

[프라임경제] 한양증권(001750)이 자기자본 5000억원의 성과를 눈앞에 두고 전직 임원의 배임 혐의로 흠집이 생겼다. 문제가 된 인물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 성과를 거두며 대표이사보다 연봉을 더 많이 받았던 임원이다.

한양증권은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전직 임원 민모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법무법인의 검토를 거쳐 고소를 진행했다"며 "본건과 관련한 제반 과정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시에 따르면 민모씨의 배임금액은 21억5000만원이다. 물론 배임금액이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0.47%에 불과한 작은 금액이다. 하지만, 올해 '자기자본 5000억원 돌파'라고 목표를 밝힌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 입장에서는 불편한 소식이다.

실제로 2017년 2689억원이었던 한양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4594억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5년 만에 70% 이상 불어난 수준이다. 2018년 임 대표이사의 부임으로 전환점을 맞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임 대표이사의 리더십과 경영능력이 한창 주가를 올리던 중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진 셈이다.

사건의 주인공 민모 씨는 '최연소 본부장', '사내 연봉킹' 등 화려한 수식어가 가득한 인물이다. 1982년생인 그는 지난 2020년 8월 젊은 나이에 파격 승진하면서 업계 최연소 본부장이 됐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PF 부문에서 성과를 거두며 연봉 28억3900만원을 수령했다. 이는 임 대표이사의 7억4000만원보다 4배 가량 많은 액수로, 사내 연봉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민모 씨는 기준금리 여파로 인해 부동산 PF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각종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지난 1월1일 퇴직했다. 해당 의혹은 민모 씨의 배우자가 대표로 있는 리버스톤디앤씨가 트리온파트너스의 실소유주라는 차명투자 혐의다.

업계에서는 지난 2021년 6월 아너스자산운용을 인수한 트리온파트너스가 민모 씨와 연관된 회사라는 소문이 돌았다. 아너스자산운용을 인수할 당시 리버스톤디앤씨가 트리온파트너스의 전환사채(CB) 수십억원 규모를 사들였다고 알려졌다.

즉 아내 명의로 차명회사를 통해 자산운용사를 실소유했다는 의혹인데, 현행법상 금융회사 임직원의 차명투자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다만 한양증권도 해당 의혹에서 사내 내부 통제가 미흡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당시 한양증권은 "민모씨의 아내 명의 회사에서 CB 투자가 이뤄진 것"이라며 "차명투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했기 때문이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지난 1월 해당 의혹에 대해 고발을 진행하면서 고소로 입장을 바꿨다.

이런 점을 비춰볼 때 임 대표이사가 신년사에서 "대한민국 자본시장에서 가장 도덕성이 높은 증권사로 도약해야 한다"고 밝힌 내용이 바랬다는 후문이다. 향후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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