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에코프로그룹주를 둘러싼 개인과 기관투자자들 간 줄다리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승기를 누가 잡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에코프로(086520)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지난 10일 기준 각각 9862억원, 29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중 최대치로 코스피와 코스닥 통틀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에코프로그룹주에 대한 공매도 잔고 금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지난 2월10일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3719억원으로 두 달 만에 6000억원이 늘었다. 에코프로 역시 한 달 새 2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공매도 잔고 금액은 해당 종목의 주가 하락을 예견하는 투자자들이 많을 때 늘어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에코프로그룹주가 수혜 대비 급격한 상승률을 보여 하락 요인이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1월2일~4월11일) 들어 에코프로는 599% 폭등했고, 에코프로비엠은 215% 치솟았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2차전지 수요 증가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가 이들 주가를 끌어올린 것인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혜를 감안해도 현재의 주가는 너무 과열됐다고 관측했다.
이에 기관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 하지만 이른바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수로 주가를 방어했다. 개인들의 주가 방어로 한때 에코프로그룹주의 가파른 상승세는 지속돼, '개미들의 압승'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리포트 공개 이후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 12일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목표주가를 고점 대비 절반 수준인 45만4500원으로 제시했다.
이 리포트에서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현재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 가치를 넘어섰다"며 "(에코프로가) 위대한 기업이지만, 현 주가는 그 위대함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적정 가치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리포트가 공개된 당일 에코프로의 주가는 16.78% 주저앉았고, 다음날인 13일에도 5.16% 빠졌다.
에코프로 주가가 급락하자, 그간 에코프로그룹의 주가를 끌어올려 온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이달 13일까지 개인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각각 1조2730억원, 7610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국내증시 통틀어 순매수 상위 종목 중 포스코홀딩스(005490) 다음으로 2위와 3위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의 경우 순매수 상위 종목 10위 안에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없었다.
현재 온라인 종목게시판에는 "대슈모 순매수로 공매도 몰아내자", "개미들의 저력을 보여줍시다" 등 공매도 세력을 향한 반감이 드러난 글들이 다수 게재돼 있다.
업계에서는 에코프로그룹주를 놓고 당분간 개인투자자와 공매도 세력 간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