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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시즌' 목소리 커진 개미들, 상장사 긴장

주주권리 행사 50곳…'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 물꼬 틀까?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3.03.02 09:55:15

지난해 한 기업의 정기 주주총회장 모습.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개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주권리를 행사한 상장사 수만 50곳에 달할 전망이다. 그동안 지배주주에게 기울어진 주식시장이 3월 주총을 시작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주제안을 정기와 임시 주총 안건으로 올린 상장사는 지난달 27일 기준 38곳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정기 주총 안건으로 올리는 상장사 수가 50곳 이상으로 보고 있다. 임시 주총까지 포함하면 100곳 안팎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처럼 주주행동이 거세진 요인은 에스엠(041510) 경영권 분쟁의 서막을 알린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의 행동주의 펀드다. 1% 수준의 지분으로 대형 연예기획사를 흔든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소액주주들의 '주주 행동주의'를 이끌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주주 행동주의는 주주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모아 의결권을 확보 후 적극적인 제안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통상 헤지펀드, 사모펀드, 개인 등이 주체다. 이들은 회사 이사회에 배당 정책, 지배구조 개선, 자사주 매입, 자산 매각 등을 요구한다.

올해는 에스엠을 필두로 △ES큐브(050120) △휴마시스(205470) △유니켐(011330) △디씨엠(024090) △어반리튬(073570) △한진칼(180640) △디엔에이링크(127120) △광주신세계(037710) △대원강업(000430) △국보디자인(066620) △KB금융(105560) 등 소액주주 연대가 수십개에 달하는 상장사에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에 따르면 이 모임과 연계해 활동하는 소액주주 모임만 30개에 이른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자본시장의 문제점 중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미흡한 주주환원 수준과 취약한 기업지배구조다. 이러한 적극적인 주주행동을 비춰볼 때 전문가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최효정 KB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펀드가 활성화되는 이유는 '공정'과 소액주주의 권리에 주목하는 환경에 있다"며 "행동주의 펀드의 캠페인 증가는 투자대상 기업의 주가 상승과 한국증시 재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행동주의 펀드의 활성화는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 중요성을 환기하면서, 한국증시의 저평가 요인인 '주주환원 정책'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주주 행동주의 문화가 앞으로 얼마나 지속할지가 문제인데, 주식 투자자 수를 감안하면 더욱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9년 612만명이던 국내 개인투자자는 2021년 1374만명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즉 주식투자자 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시장에 대한 참여가 늘었다는 얘기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3월 주총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시발점으로 주목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점차 주주가치 극대화에 힘쓸 것이란 시각이다. 이를 통해 경영의 중심을 주주가치 극대화에 두는 '주주자본주의' 문화가 정착돼 한국증시가 한 단계 도약할 것이란 긍정적인 시각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원회의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행동주의 펀드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전개되면서 한국증시의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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