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증권사, 고객 예탁금으로 4년간 1조8000억 이상 폭리

양정숙 의원 "이익 배분 위한 가이드라인·공시제도 마련"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3.02.20 14:19:30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국내 일부 증권사들이 유동성 위기에도 성과급 잔치를 벌이려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제동이 걸린 가운데 고객들이 맡긴 예탁금으로 최근 4년간 1조8000억원이 넘는 소득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20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투자자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총 2조467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투자자들에게 지급한 이자는 5965억원에 불과했다.

증권사에 맡겨둔 투자자 예탁금은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신탁 또는 예치해야 한다. 한국증권금융은 이 예탁금을 투자해 수익금을 증권사에 배분한다. 증권사는 예탁금 운용에 위험 부담 없이 투자자가 예치한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신탁 또는 예탁하는 것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구조다.

최근 4년간 증권사에 예치된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2019년 26조6500억원 △2020년 48조1556억원 △2021년 68조1898억원 △2022년 59조7299억원 등 총 202조7253억원이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증권(006800), NH투자증권(005940),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 KB증권 총 5대 증권사의 4년간 예탁금 평균 잔액은 112조1865억원이다. 전체 비중에 55.3%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4년간 벌어들인 예탁금 수익률 중 최고 수익률은 1.94%, 최저 수익률은 0.8%다. 연도별 수익금은 △2019년 4513억원 △2020년 4410억원 △2021년 5012억원 △2022년 1조735억원으로 총 2조4670억원이다.

전체 이익 중 5대 증권사의 추정 수익은 1조4758억원으로 59.8%를 차지했다. 수익금은 증권사 예탁금 규모에 따라 매년 동일한 이율을 적용해 증권사에 배분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예탁금을 맡긴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는 개인별 예탁금 금액과 당해연도 금리에 따라 달라진다.

2020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예탁금 액수가 50만원 미만일 경우 평균 이용료율은 0.1~0.2% 수준이다. △50만~100만원 미만 0.2~0.3% △100만원 이상 0.2~0.4%다.

이는 증권사들이 4년간 예탁금으로 챙긴 수익률이 최저 0.8%에서 최고 1.94%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되돌려준 비율은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연도별 지급 금액을 살펴보면 △2019년 1739억원 △2020년 1235억원 △2021년 1020억원 △2020년 1970억원으로 총 5965억원을 지급했다. 이 중 5대 증권사가 지급한 금액은 3379억원으로 전체 56.6%의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2017~2021년 영업이익은 38조3868억원에 달했다. 2022년에는 3분기까지 5조6835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증권사들은 고객이 맡겨둔 예탁금으로 위험부담 없이 4년 만에 2조원을 넘는 수익을 냈다"며 "수십년간 이어진 점을 감안하면 그간의 누적 수익금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익금을 예탁금의 주인인 고객들에게 적당하게 돌려주도록 이익배분에 관한 가이드라인 또는 증권사별 공시제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