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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 균주' 전쟁...법원 "대웅제약, 메디톡스에 400억 지급해야"

메디톡스, 1심 승소 '균주 도용' 인정…대웅제약 "즉각 항소할 것"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3.02.10 15:54:05
[프라임경제] 대웅제약(069620)과 메디톡스(086900)이 '보툴리눔 균주'를 두고 6년 동안 벌이고 있는 균주 소송에서 메디톡스가 승기를 잡았다. 법원이 대웅제약의 메디톡스 균주 도용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에게 보툴리눔 균주를 인도하고 제조판매가 금지된다.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민사61부(재판장 권오석 부장판사)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측을 상대로 낸 500억여원 규모의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소송 1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웅제약 측이 메디톡스에 400억원을 지급하고, 대웅제약이 일부 균주를 활용해 만든 완제품을 폐기하도록 했다.

© 메디톡스

이로써 메디톡스는 지난 2017년 10월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공정 도용당했다며 대웅제약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한 이후 5년 4개월 만에 정당한 권리를 되찾게 됐다.

재판부는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독소 제제 생산에 사용해 온 균주는 메디톡스의 균주로부터 유래된 것이며, 국내 토양에서 분리, 동정했다는 주장은 여러 증거에 비춰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보툴리눔 독소 제제 생산에 사용한 제조공정은 대웅제약이 불법 취득한 제조공정에 기초해 개발한 것이라며, 독자 개발했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짧은 개발 기간, 개발 기록 등을 근거로 믿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계통분석 결과와 간접 증거 등에 비춰볼 때 원고(메디톡스)의 균주와 피고 대웅제약의 균주가 서로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피고 대웅제약이 원고의 영업비밀 정보를 취득·사용해 개발기간을 3개월 단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에 균주를 인도하고 사무소, 연구소, 공장 창고 영업소에 보관된 보툴리눔 완제품과 반제품을 폐기하고 3개월 간 관련 정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독소 제제에 조치한 21개월간의 미국 내 수입 및 판매 금지 명령이 그대로 국내 소송에 반영된 것이다. 국내 법원에서는 ITC에 제출된 주요 증거와 전문가 증언, 감정 결과 등이 제출된 이후 심도 있는 심리가 장기간 진행되고 있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법원의 판결은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등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과학적 증거로 내려진 명확한 판단"이라며 "대한민국에 정의와 공정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판결을 토대로 메디톡스의 정당한 권리보호 활동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불법 취득해 상업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은 메디톡스가 지난 2017년 10월 전직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제품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훔쳐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며 대웅제약을 상대로 1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손해배상 청구금액을 501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대웅제약은 자체적으로 균주를 발견했다고 맞서고 있다. 

대웅제약 본사 전경. © 대웅제약


양측의 갈등은 국내외 소송전으로 번졌고, 두 차례에 걸친 소송에서 한 차례씩 주고받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2020년 12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수입을 21개월 동안 중단한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사실상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반면 같은 취지의 국내 형사 사건에선 지난해 2월 검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대웅제약에 혐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메디톡스는 2017년 1월 대웅제약을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형사 고소한 바 있다.

이번 판결로 대웅제약은 보툴리눔톡신 제품인 '나보타'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배상 외에도 대웅제약의 나보타 생산 중단도 포함된 만큼, 글로벌 영토 확장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나보타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이다. 전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 10위권 안에 드는 호주에 진출, 전 세계 61개국에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확실한 캐시카우로 성장, '나보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대웅제약은 나보타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나보타가 품목허가취소 사유에 해당될 경우 보톡스 시장 재편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웅제약 측은 즉각 강제집행정지와 항소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1심 판결에 대해 "유전자 분석만으로 유래 관계를 판단할 수 없다고 인정했으면서도 추론에 기반한 판결로 실체적 진실 규명에 한계를 보인 점이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2년 2월 4일 서울중앙지검이 광범위한 수사 끝에 "압수수색, 디지털 포렌식, 증인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메디톡스 고유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기술이 대웅제약으로 유출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내린 무혐의 처분과 완전히 상반된 무리한 결론이란 것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집행정지 및 항소를 즉각 신청할 것으로 나보타 사업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철저한 진실 규명을 통하여 항소심에서 오판을 다시 바로잡고, K-바이오의 글로벌 성공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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