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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지식재산권 도용 사례...특허권 '선출원방식' 보완 필요

먼저 출원한 발명에 권리 부여...선발명주의 등 유연적 제도 도입 검토돼야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3.02.08 11:02:40
[프라임경제] 최근 대기업들의 스타트업 기술, 디자인 탈취 의혹 등 카피캣(모방품) 논란이 지속 증가하면서 지식재산권 보호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특허권의 경우 선출원주의 방식으로 발명이 이뤄진 시기와 관계없이 특허청에 먼저 출원한 발명에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악용한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지식재식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에듀테크(교육기술) 스타트업 슬링과 상장사인 비상교육이 교육 앱 서비스를 두고 표절 논쟁을 벌이고 있다. 슬링은 비상교육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교육 앱 '기출탭탭'이 자사가 운영하는 앱 '오르조'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슬링은 오르조를 2년 전인 2020년 11월에 내놨다. 

슬링은 비상교육의 태블릿 전용 수능 기출 학습 애플리케이션 기출탭탭이 직사각형 문제지 형상 바탕의 디스플레이, 문제지 상단 OMR(광학마크인식) 표시, 빨간 원형의 채점 표시, 세로 2분할 문제 및 답안 제시 등 디자인 요소가 '오르조'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체적인 앱 디자인이 비슷하고 문제 풀이 화면의 분할 기능을 표절했다고 강조했다. 슬링은 특허청에 해당 디자인을 등록해 특허권이 있다고도 했다. 

결국 슬링은 디자인권을 침해하고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했다며 지난달 4일 비상교육에 내용 증명을 보냈다. 

이보다 앞서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의 아이디어 탈취 논란으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롯데헬스케어가 알고케어의 영양제 디스펜서' 뉴트리션 엔진'과 사업전략 정보를 획득하고, 이를 도용해 캐즐을 출시했다고 주장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3'에서 문제가 된 영양제 디스펜서 '캐즐'을 공개하기 전에 알고케어를 상대로 관련 특허심판을 청구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알고케어는 최근 롯데헬스케어가 제기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송달서를 받았다. 롯데헬스케어가 특허심판원에 해당 심판을 청구한 날은 지난해 12월29일로, 알고케어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롯데헬스케어의 캐즐을 확인한 1월5일 전이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은 특허권자의 이의제기를 예상하고 청구기업의 제품이 기존 특허권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심판이다. 즉, 캐즐이 알고케어의 기술을 침해하지 않고 개발된 것을 특허심판으로 판단 받기로 했다는 얘기다. 

알고케어 측은 이번 특허심판이 카피캣 문제로 불거진 신제품과는 관련이 없다면서도 "관련 논란이 불거지지도 전에 특허심판을 청구하며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알고케어와 유사성이 없다면 특허심판을 청구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슬링과 알고케어와 성격은 다르지만, 지식재산권 침해 사례는 과거 사례에서도 빈번히 찾을 수 있다. 

지난 2020년 10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덮죽 개발자의 창업 실패 및 재도전 과정 등이 방송됐으나, 방송 다음 날 프랜차이즈 덮죽덮죽에 의해 상표출원 신청이 완료된 것.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의 분노 및 불매운동 전개로 번졌고, 덮죽덮죽 프랜차이즈는 사업 철수 의사를 표시했고, 특허청의 '덮죽' 상표는 등록 거절됐다. 

또한 해운대암소갈비집은 55년 동안 한 곳에서 대를 이어 운영해 왔지만, 해운대라는 지명과 암소갈비라는 보통명사에 식별력이 없어 상표 등록이 불가했다. 그러나 2019년 3월 서울에서 타인이 동일한 상호로 가게를 오픈하면서 부정경쟁 방지법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했고, 원주인이 승소했다. 

이외에도 2019년 11월 발생한 '펭수' 상표권 논란이 꼽힌다. 당시 EBS가 아닌 제3 자가 펭수 상표를 출원했다. 다행히 특허청이 제 3자의 펭수 상표는 부정한 목적으로 타인의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판단, 상표 등록을 거절하며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처럼 지적재산권이 침해받고 있지만, 국내 특허출원 방식인 선출원주의 원칙에 따라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선출원주의는 발명이 이뤄진 시기와 관계없이 특허청에 먼저 출원한 발명에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기술의 공개에 대한 대가로 권리를 부여한다는 의미에서 합리적이며 신속한 발명의 공개를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상표를 등록하지 않고 사용할 경우 보호가 어렵고, 악의적 출원인에 의해 상표를 선점 당할 소지를 안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특허청은 상표 불사용 취소심판, 선사용권 제도, 부정목적 상표출원의 등록 거절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일본, 중국, 유럽 등 주요국들도 상표 선출원·등록주의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미국 등 일부 국가는 상표 사용자에게 상표권을 주는 '사용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식재산권의 침해 사례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선출원주의는 발명의 조속한 공개로 산업발전을 도모하려는 특허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만, 상표 선점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선출원주의와 함께 출원의 순서와 관계없이 먼저 출원인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선발명주의 도입 등 제도개선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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