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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韓 게임 대거 판호 발급…마지막 날 웃은 '게임주'

"확률형 BM 게임도 승인, 기대 이상…콘텐츠 전체 호재 작용할 것"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2.12.29 11:45:36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 게임 7종에 판호를 발급하면서 국내 게임주들이 일제히 상승세다. 사진은 넷마블의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홍보 이미지 ⓒ 넷마블


[프라임경제] 국내 게임사들이 올해 증시 마지막 날에 '훈풍'을 맞았다.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 게임 7종에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발급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한한령'이 본격화된 후 국내 게임 수입을 사실상 불허해오던 중국의 변화에 대해 증권가에선 콘텐츠 섹터 전체의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8일 중국 미디어 검열 기구인 국가신문출판서(NPPA)가 44개의 게임에 대해 외자판호 발급을 발표했다. 외자 판호가 발급된 것은 지난 2021년 6월 이후 약 1년 6개월만이다. 중국은 심의를 거친 자국 게임사 게임에 내자 판호를, 해외 게임사 게임에는 외자 판호를 발급해 서비스를 허가한다.

특히 이번 외자 판호에서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 게임이 7개나 포함됐다는 점이다. 해당 게임들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의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A3: 스틸얼라이브' △넷마블 자회사 카밤의 '샵 타이탄' △엔픽셀의 '그랑사가'다.

우리나라 게임 외에도 △라이엇게임즈의 슈팅게임 '발로란트' △포켓몬 IP 기반의 '포켓몬: 유나이트' △생존 어드벤처 게임 'Don’t Starve' △징가의 퍼즐 게임 'Empires& Puzzles' 등 글로벌 유명 게임들도 판호를 다수 발급 받으면서 중국 게임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중국 정부의 외국계 게임 판호 승인 가능성을 전망하면서 "중국 정부는 최근 미성년자의 게임중독이 개선되고 있다는 문건을 공개한 바 있다"며 "이러한 게임산업 기조 변화 및 외교전략 변화를 종합해 볼 때 앞으로 중국 정부의 외국계 게임 판호 승인도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엔픽셀의 '그랑사가' 홍보 이미지 ⓒ 엔픽셀


◆ "180도 바뀐 中 게임 산업 정책 기조"

게임업계 전문가는 "중국 한한령 이후에도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각 1건씩 우리나라 게임이 외자 판호를 발급받긴 했지만, 인기 IP(지적재산권)를 다수 포함한 대규모 외자판호 발급은 상당히 이례적이면서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외자 판호 발급은 기존과는 '다르다'는 것이 증권가의 대체적인 견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IP가 아니라면 사행성·폭력성·선정성에 보수적이던 중국 당국이 확률형 비즈니스모델(BM)이 강한 한국형 모바일 MMORPG 까지 외자판호를 발급했다는 점이 이번 외자 판호가 기대를 넘어선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리니지', '미르' 시리즈 등 하드코어 MMORPG도 외자 판호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중국 당국이 게임 산업 정책 기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해봐야 경쟁력이 없던 기존과 달리 한국 게임사의 주력 게임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드코어 MMORPG도 외자 판호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박기훈 기자


◆ 게임주, 일제히 '함박웃음' 터졌다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 이번 외자 판호에 포함된 게임 제작사를 비롯해 게임주 대부분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일 오전 11시41분 기준 넷마블(251270)은 전거래일 보다 22.22% 뛴 6만27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넥슨의 자회사인 넥슨게임즈(225570)는 전거래일 대비 9.49% 상승한 1만3850원에 거래 중이다. 엔씨소프트(036570)도 전 거래일 보다 5.31% 오른 45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데브시스터즈(194480), 룽투코리아(060240), 엠게임(058630), 액션스퀘어(205500), 펄어비스(263750), 조이시티(067000), 웹젠(069080), 위메이드(112040), 컴투스(078340) 등도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중국에 진출할 라인업이 많으면서도 중국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던 회사가 중국 게임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며 "이번에 3개 게임의 외자판호를 받은 향후에도 가장 기대주로 부각 받을 것으로 보이며, 위메이드는 '미르' IP의 중국 진출이 기대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크래프톤의 경우, '배틀그라운드' IP가 글로벌보다 중국에서의 입지가 훨씬 견고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데브시스터즈는 핵심 라인업인 '쿠키런: 킹덤'의 중국 퍼블리셔를 이미 선정한 바 있고 중국 사업도 최근 재개하는 모습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중국에 진출할 라인업이 많으면서도 중국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던 회사가 중국 게임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 박기훈 기자


◆ "국내 서브컬쳐 게임 개발사에 수혜 될 것"

이번 외자 판호 발급 재개는 콘텐츠 업계 전체의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가장 큰 컨텐츠 시장으로, 내년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45조원 이상으로 미국과 유사한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2%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한한령' 이후 한국 게임사의 중국 직접 진출은 불가했었다"며 "현지 개발사에 게임 IP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형태의 제한적인 수익화만 가능했으나 이번 재개로 현지 퍼블리셔를 통한 진출이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은 일본과 함께 가장 큰 서브컬쳐 시장으로, 판호 발급재개는 국내 서브컬쳐 게임 개발사에 특히나 수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원신'은 올해 3분기 기준 중국 모바일 매출 순위 6위를 기록했으며, PC·콘솔 매출까지 포함한 실제 매출 규모는 더 상위일 것으로 추정한다. '페이트 앤 그랜드 오더', '가디언 테일즈'와 같은 글로벌 서브컬쳐 게임들에게도 중국은 일본과 미국만큼이나 주요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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