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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증시결산③] 증권사의 은행 뺨치는 이자장사…1조2467억

예탁금 이자율은 낮게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높게…삼성증권, 수익률 1위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2.12.28 11:16:34

여의도 증권가 전경. ⓒ 연합뉴스 편집

[프라임경제] 증권사의 이자장사가 끝이 없다. 낮은 금리로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돈을 빌린 후 개인에게 비싼 금리로 대출해 주는 장사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이 3분기에만 1조2467억원이다.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을 '신용거래융자'라고 한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의 보유주식 등을 담보로 잡고 일정 기간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이다. 기간이 길수록 금리는 높다.

물론 돈을 빌려 투자해도 책임은 개인의 몫이다. 문제는 증권사들의 이자율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1일에서 7일까지 구간의 평균 금리는 5.7%다. 151일부터 180일까지 구간의 평균금리는 8.5%로 가장 높다. 5대 시중은행(국민·우리·농협·신한·하나)의 예대금리차가 평균 1.5%인 점을 감안하면 4~5배 높은 수준이다.

151일부터 180일까지 구간을 기준으로 금리를 살펴보면 29개 증권사 중 18개사 금리가 9%를 넘어섰다. 8%대도 7곳에 달했고, 6%대는 단 1곳에 불과했다. 특히 삼성증권(016360)은 10.1%로 29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증권사를 향한 비판이 거센 이유는 이같이 이자율이 높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받고, 고객에게는 높은 금리로 대출해주는 이자장사 때문이다.

올해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액과 평균금리는 △1월 8조4865억원 1.5%에서 △9월 말 7조6852억원 3.02%다. 즉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받고, 개인에게 비싸게 빌려준다는 의미다. 증권사가 이자장사로 폭리를 취한다는데 설득력이 가는 이유다.

증권사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 금융투자협회 자료 캡처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증권사도 영리를 추구하는 법인이기에 예대마진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 상황은 문제가 심각하다"며 "증권사는 폭리를 취하는데, 투자자는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하는 부분이 전혀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29개 국내 증권사가 개인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1조2467억원이다. 증권사별 이자수익은 삼성증권이 2021억원으로 가장 많이 벌었다. 이어 키움증권(039490) 1818억원, 미래에셋증권(006800) 1711억원, NH투자증권(005940) 1505억원 순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가 돈을 맡기면 받을 수 있는 예탁금 이자율은 0~1%대다. 증권사 29곳의 이용료율은 평균 0.33%로 집계됐다. 0.1% 이자율만 지급하는 증권사도 6개사다. KB증권(1.03%)과 토스증권(1%) 두 곳만 1%를 넘겼을 뿐이다. 

이에 대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들의 금리마진율이 은행 뺨치는 수준"이라며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낮은 금리로 융자받아 고객에게 높은 이자를 받는 식으로 그동안 막대한 바가지 장사를 해 온 셈"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대출해 줄 때에는 주식 등 확실한 담보를 설정하면서 이같이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이제 증권사들도 은행 예대마진 공시와 같이 조달금리와 대출금리를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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