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가상화폐거래소 FTX가 대규모 인출 사태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인해 결국 파산신청을 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빗썸 고객센터에 설치된 태블릿에 표시된 FTX토큰.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한때 세계 3위의 규모를 자랑하던 대형 가상화폐거래소 FTX가 대규모 인출 사태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인해 결국 파산신청을 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FTX는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국 파산법의 챕터 11은 파산법원 감독하에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로, 한국의 법정관리와 비슷하다.
FTX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이익을 위해 자산을 현금화하고 질서정연한 검토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자발적인 파산보호 절차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FTX가 법원에 제출한 파산신청서에 따르면, FTX 부채는 100억∼500억달러(한화 약 13조2000억원~66조2000억원)이며, 자산도 부채와 같은 규모다. FTX에 대한 채권자는 10만명 이상이다. 이는 올들어 가장 큰 규모의 파산 신청 기업이자, 가상화폐 역사상 최대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던 FTX가 빠르게 종말을 맞았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FTX와 창업자인 뱅크먼-프리드 전 CEO는 보이저 캐피털, 블록파이 등 앞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던 다른 회사들에 자금을 지원해온 바 있다. 이에 FTX의 파산 신청은 업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바이낸스의 FTX 인수 철회로 회사의 유동성 위기가 심회하자 94억달러 긴급 자금 조달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기관 투자자도 손실 예상되고 있다. 지난 1월 FTX 투자금 조달에 참여한 캐나다 온타리오 교사 연금, 싱가포르 테마섹,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등은 거액의 자금을 떼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한편 뱅크먼-프리드는 FTX 파산 신청 이후 트위터에 "우리가 여기에서 이렇게 끝나게 돼 다시 한번 정말 죄송하다"며 "파산 신청이 필연적으로 회사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