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글로벌 제약사 한국아스트라제네카(AZ)가 항암제 복제약의 시장진입을 막기 위해 복제약 제조사 알보젠코리아와 담합한 혐의가 적발돼 27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복제약사인 알보젠 측이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사인 아스트라제네카 측으로부터 3개 항암제에 대한 국내 독점유통권을 받는 대가로, 그 복제약을 생산, 출시하지 않기로 합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26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제재 대상은 알보젠 본사와 알보젠 지역본부, 알보젠 코리아,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등 5개사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에는 11억4600만원, 알보젠 측에는 14억99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의약품은 최초로 허가된 오리지널 의약품과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이 입증돼 출시된 복제약(제네릭)으로 구분되는데 복제약이 출시되면 오리지널 약의 가격이 인하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들이 담합을 시작한 계기도 아스트라제네카가 복제약 출시로 인해 자사의 약 가격이 인하되고 점유율이 하락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졸라덱스 등 3개 의약품에 대한 판촉·유통의 외주화를 추진하던 2016년 5월경, 알보젠측이 국내에서 졸라덱스 복제약을 개발하고 있음을 인지하게 됐다.
알보젠 측은 당시 10여개 유럽 국가에서 졸라덱스 복제약 출시를 발표한 상황으로, 이는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상당한 위협으로 인식됐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이 사건 계약을 대가로 알보젠 측의 복제약 생산·출시를 저지하고자 했으며, 알보젠 측도 복제약 생산·출시 금지를 전제로 아스트라제네카 측과 협상했다.
양측은 협상과정을 거쳐 2016년 9월 말 알보젠 측 복제약의 생산·출시를 금지하는 대신 오리지널의 독점유통권을 알보젠 측에 부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의약품의 경우, 첫 번째 복제약이 출시되면 오리지널 약가는 기존의 70%로, 복제약가는 기존 오리지널 약가의 59.5%로 책정된다. 추가로 복제약이 나오면 둘 다 기존 오리지널 약가의 53.55%로 낮아진다.
알보젠 측이 졸라덱스 복제약을 출시하면 환자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서는 같은 효능을 얻으면서도 약값 부담을 40%까지 줄일 수 있었던 셈이다.
공정위는 이들의 담합이 알보젠의 시장진입을 제한한 경쟁제한적 합의라고 판단했다. 담합으로 복제약 출시가 금지되면서 약가 인하 가능성이 차단됐고 복제약 연구·개발 유인도 감소시켜 제약시장의 혁신을 저해하고 소비자 부담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복제약 등에 대한 생산·출시금지 담합을 적발·제재한 것으로, 국민의 생명과 밀접히 관련된 항암제 의약품 시장에서의 담합을 시정함으로써 의약품 시장의 경쟁질서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잠재적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는 합의도 경쟁제한적 합의로서 위법함을 분명히 했으며, 앞으로도 국민생활에 직접적 폐해를 가져오는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하고, 법 위반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