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식품업계에 가격 인상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식품업계로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 물가 관리에 실패한 것을 민간 기업의 탓으로 떠 넘긴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6개 식품 제조업체 임원진과 물가안정 간담회를 열고 제품가 인상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고물가로 어려운 시기에 많은 경제 주체들이 물가 상승 부담을 참고 견디는 상황에서 식품업계는 대체적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고 있는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한 업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4일부터 열리는 국감 증인으로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 박민규 오리온농협 대표,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 황성만 오뚜기 대표 등을 채택했다. © 연합뉴스
그러나 식품업계는 영업이익률이 낮은 산업이고 원부자재 가격 상승, 고환율 등으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부가 식품업계를 콕 집어 서민 물가 잡기에 나선다고 지적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최대한 미루고 있다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서 최소한으로 올렸는데도, 마치 물가 상승 주범인 양 몰리는 것이 당황스럽다"며 "식품가격 인상 보다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비용이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꼬집었다.
영업이익 증가에 대해서는 "식품업계는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인데 단순히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올랐다는 것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2분기 주요 종합식품기업의 영업이익률은 CJ제일제당이 6.71%, 대상응 4.74%, 동원F&B는 2.58%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73%포인트, 동원F&B는 0.2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의 경우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이 0.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분기 2.66% 대비 2.1%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상황이 이런 데도 국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식품기업 대표들을 대거 증인으로 채택했다. 식품 가격 인상 배경을 업체에 따져 묻겠다는 이유에서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4일부터 열리는 국감 증인으로 임형찬 CJ제일제당(097950) 부사장, 박민규 오리온농협 대표,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 황성만 오뚜기 대표 등을 채택했다. 권원강 교촌F&B 이사회 의장, 정승욱 제너시스 BBQ 대표, 임금옥 BHC 대표도 증인석에 선다.
CJ제일제당은 2020년부터 냉동밥류(볶음밥, 주먹밥)에만 사용하던 미국산 칼로스 쌀을 올해 3월부터 햇반 컵반에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농수산위 소속의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산쌀을 쓰지 않는 사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의할 예정이다.
또 식품사 수장들은 물가 상승에 편승해 제품의 가격을 과도하게 올린 사유에 대해 질문 공세를 받을 전망이다. 앞서 농심, 오리온, 오뚜기 등은 초석 연휴 이후 라면, 스낵류 가격을 잇따라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진률이 높지 않은 식품기업들에게 (물가 상승) 화살을 돌릴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물가 상승 원인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