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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몸살앓은 해외펀드,어떻게 관리할까?

베트남·중국 회복 속 분할매수로 포트폴리오 다변화할 만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8.07.08 15:43:43

[프라임경제] 상반기 해외펀드 시장을 한 줄로 표현한다면 아마도 ‘고난의 행군’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 원자재난 등으로 한때 짭짤한 수익을 올렸던 해외펀드는 심각한 수익률 부진 상황을 맞이했다.

특히나 베트남과 중국 펀드는 증시 폭락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조금씩 타결 조짐을 보이면서, 해외 펀드 투자자들도 한숨 돌릴 여지가 곧 생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틈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분산투자를 하는 등 ‘다음’을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베트남, 최악은 면했다

최근 베트남 증시를 덮친 주가 하락은 베트남 증시가 너무 된 데 따른 조정으로 해석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을 전체적으로 압박하는 고유가와 스태그플레이션까지 얽매이면서 문제가 복잡해진 데다가, 베트남이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 역시 베트남 증시와 베트남에 투자한 많은 사람들의 전망을 어둡게 했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증시가 7% 이상 오르면서 추세가 반전될 실마리가 잡힌 것이다. 이런 바람을 탄 것일까. 한국펀드평가가 공모형 베트남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7개 펀드 중 5개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우려됐던 인플레이션 등 위기 상황과 이로 인한 외환위기 우려는 일단 한숨 돌린 것으로 보인다. 우선 베트남 시장 자체가 외환매매가 원활하지 않은 구조라 외환이 일시에 빠져 나가기 어려운 데다가, 베트남 당국이 인플레이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금리를 올린 것이 기본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대응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즉, 고도성장에 따르는 성장통의 일종으로 증시와 부동산이 인플레이션의 위험에 노출됐지만 다시 턴어라운드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골든브릿지 증권이 의욕적으로 투자은행을 베트남에 세우는 등 추가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성재만 연구원은 “아직 베트남 증시가 완전히 안정화되지는 않았지만, 베트남 정부의 긴축 노력과 경제 안정화 정책 등으로 시장의 기대가 여전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 주식시장이 받은 충격은 이미 최대치를 지난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관심을 기울일 안전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증시, 다소 느리지만 회복될 것

중국 펀드 가입자들을 잠 못 이루게 했던 중국 주가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물론 중국 펀드는 지난 1개월 동안 14.88% 하락하는 등(한국펀드평가) 아직 안개속을 헤매는 모습이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경제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장밋빛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올림픽 이후 중국은 자유와 인권 신장이라는 요구에 직면하는 새 시대를 맞을 것이며, 외교 측면에서는 현실주의 외교노선을 지속하고, 기업투자환경의 개선을 통해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8일 연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서는 올림픽 이후 중국의 경제 변화에 대한 낙관론이 대거 등장했다. 김주영 수출입은행 동북아팀장은 “중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저부가가치 상품의 생산에서 비롯된 심각한 환경오염, 열악한 품질안전 등으로 생겨난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업 투자환경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 경제여건이 호전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익수 고려대 교수는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의 지속성장 가능성’이라는 발표를 통해 올림픽 이후 중국경제는 글로벌 경기침체, 인플레와 긴축정책, 자원과 에너지난, 환경문제, 지역격차의 확대와 부패 등 다양한 불확실성을 직면하겠지만, 민간 부문에 축적된 투자 열풍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국은 체제 특성상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제정책을 좌우할 수 있는 면이 커 견실한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중국 증시가 하락한 가운데 물러서 눈치를 보던 개미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한 것이 7월초부터 감지됐으며 중국 상무성이 수출업체를 시찰하는 등 지원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증시 회복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올림픽 이후 산업구조 고도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중국 증시 전망을 낙관하게 한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올림픽 이후 첨단 산업을 본격화할 것이며, 곧 조선, 자동차, 기계설비산업 등에서 우리와 경쟁관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트폴리오 조정시에는  ‘분산 위험관리’ 추천

이런 상황 호전 조짐 덕에, 이들 국가를 투자처로 하는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은 향후 추세를 관망할 작전 타임을 얻게 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므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목적이 아니라면 이들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를 굳이 환매할 필요가 없다는 쪽에 무게를 둔다.

그러나 포트폴리오 조정을 추진하는 경우는 어떨까? 이 경우 일부 현금 재산을 보유한 상태에서 분산 투자를 하는 방안이 권장된다. 삼성증권은 8일 내놓은 펀드투자 조언에서 “자원국과 생산국을 중심으로 신용위기를 피해간 국가를 택하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무턱대고 현금화를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안전성을 너무 중시한 나머지 현금 자산을 갖고 있는 경우 자칫 마이너스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

그러므로 분산을 추진하는 경우라면, 일부 현금 자산은 보유하되, 나머지 투자분의 경우 아직 원자재난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자원국과 생산국으로 나눠 포트폴리오를 꾸미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브라질과 러시아 등 새롭게 상반기에 조명받은 바 있는 국가들을 투자처로 하는 펀드가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라도 “지속적인 분할 매수를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요컨대,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국 시장이 투자처로서 위험하다는 기존 인식은 이제 유효하지 않게 된 만큼, 잘 모르는 선진국 중심으로 환승하기 보다는, 잘 아는 국가를 중심으로 시장 상황이 각기 다른 여러 국가들로 분산 투자를 조금씩 나눠서 투입하는 게 유익하다는 것이다.

결국 과거의 해외펀드 붐을 타고 베트남과 중국쪽에 묻지마투자, 다걸기 투자 경향이 없지 않았다면, 상반기 호된 신고식을 통해 얻은 경험과 정보를 바탕으로 고른 시장에 펀드를 묻어두거나,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는 지혜를 발휘해 볼 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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