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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치열해진 하이엔드 경쟁 "가치 하락 불가피하다"

'차별화' 경쟁력 제고에 효과적…남발 '부작용' 희소성 떨어져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2.08.18 16:51:18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 DL이앤씨


[프라임경제] 최근 주택시장은 그야말로 하이엔드 브랜드간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국내 최초 하이엔드' DL이앤씨 아크로(ACRO)를 시작으로 건설사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이엔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전략으로 기존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 특징은 높은 분양가 및 고급 자재 사용에 그치지 않고 △외관 △단지조경 △커뮤니티 △첨단시스템 △호텔 수준 주거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고급화 전략이다. 

현재 국내 하이엔드 브랜드 가운데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건 1999년 선보인 'DL이앤씨(375500) 아크로(ACRO)'다. 당시 아크로 정체는 고급 주상복합 브랜드로,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2000년 론칭)보다 빠르게 등장했다. 하지만 2013년을 기점으로 브랜드 적용 범위를 주거라는 개념으로 재정립, 현 하이앤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DL이앤씨 아크로 브랜드를 이어 등장한 건 현대건설(000720)이 2015년 승부수를 띄운 '디에이치(THE H)' 브랜드다. '최초 디에이치 적용 단지' 반포 라클라스 이후 연이어 내놓은 △개포 디에이치 아너힐즈 △개포 디에이치 포레센트 등을 흥행에 성공하며 본격 하이엔드 시대 개막을 알렸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론칭한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 '드파인'과 관련해 앞서 수주한 부산 광안2구역 재개발, 서울 노량진2∙7구역 재개발, 서울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 재건축 사업 등에 우선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 SK에코플랜트


실제 아크로 및 디에이치 이후 다수 건설사들이 각사별 특화 하이엔드 브랜드를 시장에 제시하기 시작했다. 

대우건설(047040)은 2017년 준공한 용산구에 위치한 용산 푸르지오 써밋(SUMMIT)을 시작으로, 강남권과 유망지역 등에 적용되며 희소성과 가치를 확보했다. 롯데건설의 경우 2019년 드러내지 않는 고급스러움을 컨셉으로 르엘(LE-EL)을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SK에코플랜트가 SK뷰 브랜드 론칭(2000년) 이후 22년 만에 시대에 부합하는 최고 가치로 새로운 주거기준을 정의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드파인(DEFINE)'을 론칭했다. 포스코건설 역시 지난달 더샵 브랜드(2002년) 이후 20년 만에 '고귀한 사람들이 사는 특별한 곳'이라는 의미로 프리미엄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를 선보였다. 

이런 하이엔드 열풍으로 10대 건설사 가운데 단일 아파트 브랜드를 고수하고 있는 건 △삼성물산(028260) '래미안' △GS건설(006360) '자이'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에 불과하다. 현대건설과 동일한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이용하는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엔지니어링도 협의를 통해 디에이치를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와 관련해 그룹 전통 신뢰를 바탕으로 그룹사들의 기술 역량을 총 결집해 브랜드 4대 핵심가치를 개발하고, 이를 실제 아파트에 적용하여 하이엔드를 가늠할 수 있는 구체적인 구성요소를 최근 완성했다. © 포스코건설


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와 관련해 "정비사업 분야에 있어 기존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통해 수주 경쟁력을 제고하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며 "다만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남발로 인해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라고 지적했다. 

대다수 건설사들은 하이엔드 적용과 관련해 사내 심의를 거쳐 프로젝트 입지나 규모, 상품 및 서비스 수준 등을 고려해 결정하고 있다. 다만 최근 다수 도시정비 사업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추세로, 만일 이를 거부할 경우 시공계약 해지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실제 최근 하이엔드 적용 단지가 서울 강남권과 지방 가릴 것 없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하이엔드 브랜드는 물론, 기존 브랜드 역시 뛰어난 상품성에도 불구, 하이엔드가 아니라는 이유로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는 처지. 

이런 하이엔드 열풍에 '브랜드 가치 상승' 혜택을 누릴 건 다름 아닌 삼성물산 래미안과 GS건설 자이 브랜드다. 기존 브랜드만으로도 충분한 인지도와 기술력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하이엔드 아닌 하이엔드'라는 희소성 탓에 시장 내 선호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안이나 자이 브랜드 자체가 하이엔드 브랜드라는 인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라며 "내부적으로도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어 향후 브랜드 론칭 계획은 없고 리뉴얼 등을 통해 기존 브랜드 파워를 꾸준히 상승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다수 건설사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 전략으로 꾀하고 있지만, 오히려 '기존 브랜드 가치 하락'이라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연 다수 건설사들의 하이엔드 전략이 향후 아파트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야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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