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전대 2등, 정몽준의 가능성과 과제

아웃사이더 이미지 털어내…입지강화와 화합이 과제

[프라임경제]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박희태 신임 대표를 선출하는 것으로 끝난 가운데, 전당대회 후보로 나섰던 정몽준 의원의 성적표가 주목된다. 정 의원의 다소 불안정한 입지 속에서 어느 정도 선전하는지는 한나라당의 내부 관계를 살피는 지표일 뿐만 아니라 정 의원의 차기 대권 가도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사진=뉴스파트너>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경쟁 후보들은 주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것과 재벌 출신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당시 노무현 후보와 연대했다가 공조 파기 선언을 해 오히려 친노 지지세력을 결집시킨 것이 한나라당의 대선 패배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원죄'다. 더욱이 최근 버스비 70원 발언 논란과 같이 한계가 드러난 경우도 없지 않았다.

이런 정 의원에 대한 견제는 원죄나 '과거'에 기인하면서도, 그 자체보다는 오히려 친이와 친박 어디에도 뿌리를 두지 못하고 있는 '입지 문제' 때문에 더 가중된 고통으로 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1인 2표를 행사하는 대의원들이 세력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 당 밖에서 들어온 정 후보로서는 한계가 있어 한 번 다른 후보들로부터 상처를 받으면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의원으로서는 이번 도전에서 제법 선전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정 의원은 일반인 조사에서 1위를 차지, 박 신임대표의 승리를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대의원 투표 결과에서도 기염을 토했다. 1인 2표제로 복잡한 이합집산이 이뤄진 것을 감안해도, 친이를 대표하는 박 신임대표와 친박 지지를 공공연히 언급한 허태열 의원에 이어 상당한 대의원 지지를 확보한 것을 보여줬다.

이렇게 입당 후 짧은 기간 내 당내에서 기초적인 밑천은 확보했음을 내외에 천명함으로써, 정 의원은 그간 총선 승리(동작 을에서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를 꺾고 당선되었음)에도 불구 인기 투표식 당선이라는 폄하를 겪어 왔던 상황에서 자유롭게 됐다. 당에서의 인지도와 입지가 모자라 당대표나 국회의장 후보 등 요직에 언급될 때마다 ‘시기상조론’이 따라 붙었던 문제도 해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경선 과정에서 드러났듯, 친이와 친박이 첨예하게 갈리는 대결 구도에서는 힘을 받는 데 한계가 있다는 3등의 한계를 극복하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정 의원으로서는 친이 친정 체제로 구축된 당의 구조 하에서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입지를 점점 넓히는 방안을 택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기존 계파들의 힘을 빌리는 상황에서 전당대회 대결 구도에서 기치를 높이 들었던 ‘참신한 지도자’ 깃발은 당분간 감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에 문제가 된 ‘서민적이지 않은 이미지’는 그가 반드시 털고 가야 할 숙제다. 이번 경선에서 일반인 지지도에서 1위를 지켜내기는 했으나, 그가 이번에 받은 내상은 작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직 획득이나 최고위원직의 진출 여부 등 결과도 문제지만, 여기에 반영된 당내 입지와 역학 관계를 분석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 경선 과정에서는 다른 후보군 전체와 각을 세우고 있는 모양을 연출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들의 협력을 구하고 나서야 한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