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가격 인상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던 라면업계가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최근 13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도 하반기 수익성을 끌어내릴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라면 업체들이 수익성 방어 차원에서 올 하반기 다시 한번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004370)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컨센서스(시장전망치)는 10.8% 증가한 7180억원, 영업이익은 3.47% 감소한 167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은 2.3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뚜기(007310)는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162억원, 390억원으로 예측됐다. 전분기 영업이익은 590억원에서 33% 감소한 수치다. 앞서 오뚜기는 1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매출액은 74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 올랐다.
지난 1분기 삼양식품(003230)도 분기 매출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매출액은 2021억원으로 전년 대비 44.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무려 71% 급증했지만 2분기에는 27%p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던 라면업계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의 여파로 하반기 실적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세 업체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1분기 대비 2분기에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 라면 3사는 지난해 8월 원가 상승 부담을 이유로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면서 올해 1분기부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농심은 작년 8월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다. 오뚜기 역시 작년 8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이어 한 달 뒤인 9월께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평균 6.9% 올렸다. 오뚜기는 13년 만에, 삼양식품은 4년 4개월 만에 라면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상반기 가격 인상 효과를 누렸지만, 하반기 실적 전망은 좋지 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곡물 가격의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 라면의 주재료인 밀가루와 팜유 등을 수입해야 하는 라면업계의 시름도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포장재 등 부자재 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 3분기에도 수입곡물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라면업계의 실적을 암울하게 하고 있다.
최근 1300원에 육박하는 고환율도 하반기 수익성을 끌어내릴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업체들은 3~6개월 정도의 재고를 비축한다. 상반기에 비축물량으로 원가 부담을 덜어 냈지만 하반기에는 비축분을 모두 소진해 원재료를 다시 수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경우 현재 높은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가격 인상 압박은 더욱 커지게 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단기 원가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며 "곡물가 투입 지연 시점 등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원가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익성 방어를 위해선 라면의 판매가격을 추가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지난해 8월 원부자재값 상승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해 실적 개선을 했으나, 국제 곡물가격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원가 상승 부담은 1분기 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에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할 경우 가격 인상 단행을 위한 명분이 생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조성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들어 상승한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수익성 방어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각종 제반 비용이 계속 오르고 있어 가격 압박 요인이 상당하다"라며 "라면은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심한 제품이지만, 수익성이 악화할 경우 가격 인상 가능성도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