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치솟는 원·달러환율…"심리적 지지선 찾기 어렵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등 악재 '겹겹'…연말 1370원 전망까지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2.07.12 17:55:25

12일 원·달러환율은 전장대비 8.2원 오른 1312.1원에 마감했다. 장중 1313.2원을 기록하며 연고점을 다시 썼다. 이는 2009년 7월13일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원·달러환율이 1300원선의 천장을 뚫고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더이상 심리적 지지선도 찾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최악의 경우 연말에는 137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열어둔 상황이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은 전장대비 8.2원(0.62%) 오른 1312.1원에 마감했다. 특히 장중에는 1313.2원을 기록하며 연고점을 다시 쓰기도 했다. 이는 2009년 7월13일(1315원)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환율이 급등세를 보인 배경은 중국의 봉쇄 조치로 인한 위안화 약세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유로화 약세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중국 봉쇄 조치와 유럽발 경기침체가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다.

실제 11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유로·일본 엔·파운드 스털링·캐나다 달러·스웨덴 크로나·스위스 프랑)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대비 1.21% 뛴 108.18을 기록했다. 108선을 넘은 것은 2002년 10월 이후 19년 9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의 끝모를 상승세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차로 인해 더욱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는 이날 기준 1.75%로 동일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을 앞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당장 내일인 13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빅스텝(50bp=0.5%)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자이언스스텝(0.75%) 인상 카드를 연달아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큰 보폭으로 걷고 있는 미국을 쫓아가기 어렵다는 의미다.

일례로 1999년, 2005년, 2018년 세 차례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2년 정도 역전현상이 지속된 바 있다. 당시 원·달러환율 강세가 지속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코리아' 현상도 극심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올해 상반기부터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간 외국인의 국내주식 투자자금은 30억1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달 말 기준 원·달러 환율(1298.4원)로 환산하면, 한화로 약 3조9081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뿐만 아니라 순유출세는 지난 2월부터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국 연준의 긴축 강화전망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이 맞물려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자금이 대거 순유출됐다"고 설명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연말이 되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폭이 더 벌어져 있을 것"이라며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선에 도달했고,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시장을 팔고 있어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물가 압력마저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주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 예정인 가운데, CPI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연준의 긴축 강도도 더욱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미국 증시 급락 바탕에는 5월 CPI의 예상치 상회가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6월 CPI 결과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6월 CPI가 시장이 원하는 결과로 화답해 준다면, 연준은 9월부터 긴축 강도를 완화해 나가는 행보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이 무역수지 적자를 이어가는 것도 원화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수출을 기록했지만,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이 큰 폭으로 늘면서 무역 적자규모가 103억달러(약 13조원)에 달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악재가 하반기에도 지속된다면 원·달러 환율이 137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가치 하락 요인은 연준의 긴축 강화정책에 따른 달러 강세와 침체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라며 "여기에 한국이 무역과 자본 유출입면에서 대외개방도가 높고,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공산품의 소비가 세계적으로 감소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출 성장세가 코로나19 국면이었던 전 저점까지 마이너스(-) 폭을 확대할 경우 원화 가치는 1350원에서 1370원까지 뛸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