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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준비 朴, 계파정치 보스 오명 벗나

'복당녀' 비판 면하려면 국정난맥상 해소에 기여 필수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8.07.01 09:07:04

[프라임경제]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최근 정치적 발언을 내놓고 있어 깊이 침잠했던 분위기를 깨고,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서는지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다.

박 전 대표는 30일 자신과 관련된 출판기념회에 방문한 자리에서 최근 현안인 쇠고기 수입 문제를 놓고 "쇠고기 추가협상 이후 충분한 시간을 갖고 국민의 이해를 구한 뒤 고시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여권이 추가협상이 타결된 지 약 일주일 만에 장관고시를 강행한 것을 비판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 자리에서는 친박 의원들인 김성조 의원, 이혜훈 의원, 진영 의원 등이 모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지난 29일에는 허태열 전당대회 후보가 "나를 돕는 것은 곧 박근혜 전 대표를 돕는 것"이라면서 사실상 계파 정치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친박 분위기에 불을 지핀 것도 박 전 대표의 의중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진영 전당대회 후보가 사퇴, 김성조 의원과 허태열 의원 쪽으로 친박 표가 모이도록 교통정리가 된 것도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정치를 시작하자는 친박 내부의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박 전 대표가 기지개를 켜는 것은 분명한데, 과연 긴 침묵을 깨고 난국에 나서는 만큼의 비전과 콘텐츠를 제시할 수 있느냐는 우려다. 당내 역학지도의 재편에 따른 급부상이나, 계파 정치의 부활 신호탄 중 하나로 일선에 복귀해서는 마이너스가 더 클 것이라는 것이다.

일단 그 동안 국정 현안에서 박 전 대표와 친박 정치인들이 큰 의무 분담 없이 물러앉아 있었던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이 존재한다. 이른바 복당 문제를 놓고 너무 오랜 시간 당 주류와의 대립과 침묵에 시간을 소모했다는 것이다. 소수지만, 네티즌 중 일부는 오로지 (친박) 복당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뜻으로 '복당녀'라는 별명으로 박 전 대표를 비판하고 있다.

쇠고기 파동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가중되고, 국정지지도가 추락하는 가운데 국정 파트너를 자임하는 박 전 대표가 수수방관했다는 점이나 계파 수장으로서의 역할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는 점은 단기적으로는 이명박 라인과의 대결에서 밑천이 될 수 있지만, 분명 전당대회 이후 장기적 관점에서는 마이너스 요소가 될 전망이다. 

"경선 패배 이후, 인수위 시절, 내각 구성 등 모든 면에서 국정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할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는 반박 의견도 있지만(허태열 의원),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해 친이쪽에서 느끼는 서운함 역시 친박이 친이에 느끼는 소외감 못지 않게 큰 것이 사실이고 보면, 어느 쪽에서든 먼저 나서서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 동안 '원칙의 지도자',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는 타이틀로 긴 세월을 버텨온 박 전 대표가 최근 계파 정치의 수장 이미지로 굳어지고 있는 것은 향후 대권 도전 플랜 면에서도 분명 좋은 현상은 아니다. 박 전 대표 스스로가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지난달 9일 홈페이지에서 밝힌 것처럼, 국가체제와 정치가 민생안정을 위한 정상가동에 실패하고 있는 현 상황이야말로 박 전 대표가 역량과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야 할 적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틀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에서의 당내 역학관계와 이후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따라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인기 급상승과 기성 정치인의 이미지 고착 중 갈림길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박 전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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