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제 성장 주체는 정부가 아닌 민간이다. 기업 활동을 제약한 80여개 규제를 즉시 폐지하고 최소 규제 방식으로 전환하겠다."
제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유통업계가 규제완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향후 중국이 다시 '한한령'을 부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윤 당선인이 내세운 유통업계 관련 공약은 크게 유통산업발전법 개정과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등이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대표적 규제는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 24시간 영업금지, 전통시장 반경 1㎞ 내 3000㎡ 이상 점포 면적 출점 금지 등이다.

제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유통업계가 규제완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연합뉴스
여기에 지난해 복합쇼핑몰의 의무휴업을 강제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월부터는 지역상권법 시행으로 지역 상인들이 반대할 경우 대형 프랜차이즈 직영점을 열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규제가 실효를 거두진 못했다. 중소상인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대규모 점포 등록 제한 및 대형마트 영업 제한, 월 2회 의무휴업 등의 규제를 도입했으나, 온라인 플랫폼이 고속 성장하면서 유통산업발전은 전통시장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대형마트만 규제하는 악법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주변 소상공인의 매출이 동반 하락하는 등 공동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대형마트가 쉰다고 소비자들이 근처 전통시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몰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대형마트 휴무일과 함께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떨어지면서 유통업계 1위인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16조원에 그친 반면 쿠팡은 연매출 22조원을 돌파, 기존 유통 공룡들을 제치고 최강자로 자리 잡았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대해서는 대형마트 노조도 동의한다. 한국노총 소속 이마트 노조는 이달 초 "시대에 맞지 않은 유통 규제법이 유통산업 노동자의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내기도 했다. 수년간의 유통규제가 대형마트 경쟁력 악화로 이어져 결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이마트 노조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등장하면서 과거의 유통업체 규제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빠르게 변하고 있는 시기에 정부와 국회는 구시대적 유통업체 규제가 아니라 플랫폼의 시장 독식 현상을 어떻게 규율할지, 자영업자와 어떻게 공존하도록 할 수 있는 논의와 법안을 조속히 도입하길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달 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거점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런 상황을 반영해 윤 당선인은 지난달 16일 광주 유세에서 "광주 시민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광주신세계는 특급호텔 및 복합시설을 건립할 계획으로 부지까지 매입했지만 지역 소상공인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의 반대로 결국 포기했다.
윤 후보자의 당선으로 만일 지역 소상공인 등의 합의를 얻는다면 향후 광주에 신규 복합쇼핑몰 설립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윤 당선인은 시장경제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유통산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산업의 현실을 반영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사드 추가 배치 발언은 유통업계의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윤 당선인은 수도권을 보호하기 위해 자위권적 선제 타격과 사드 추가 배치 등을 주장했다.
2016년 당시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를 결정한 뒤, 부지를 제공한 롯데가 직격탄을 맞는 등 중국 정부의 한국 관련 제재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이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면세와 화장품 업계 등에서는 한한령이 부활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가 코로나 타격으로 자구책을 찾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한한령이 부활한다면 매출 전반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윤 후보의 당선으로 보수진영이 권력을 잡게됐다며 중국과 북한에 대해 매파적인 시그널을 보낼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어 윤 당선인은 미국과의 군사적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에 독립적인 반도체와 같은 주요 원자재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시티그룹도 전일 보고서를 통해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선거운동 기간 밝혔던 군사·외교 정책을 그대로 이행한다면 중국이 한한령을 다시 발동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보복 조치는 한국의 소비재(화장품, 식품)와 서비스재(쇼핑, 관광, 엔터테인먼트)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