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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고조 '요동치는 증시'…물가상승 리스크 커

전쟁 위기감 장기화에 물가 상승세 지속되면 '긴축 강화' 우려까지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2.02.22 17:57:45
[프라임경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고조에 세계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과거 사례의 경우 전쟁이 시작되면 오히려 증시가 회복세를 보였다며,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상승 모멘텀이 가장 큰 우려 요인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마리우폴에서 방위군 산하 특수부대 '아조프'가 운영하는 민간인 기초 군사 훈련에 참여한 79세 할머니가 소총을 겨누고 있다. ⓒ 연합뉴스

간밤 주요외신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에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35% 하락한 2706.79에 마감하며, 2700선이 다시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 임승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증시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군 진입을 명령했다는 소식과 함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우크라이나발 긴장 고조로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긴장감은 이전에도 줄곧 국내증시를 비롯해 세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 바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각)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 화상 회의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시점을 16일로 제시했다고 알려지며, 뉴욕증시가 급락하기도 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 나스닥 종합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2.78% 주저앉았으며, 다음 거래일인 14일 코스피 지수 역시 1.57%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외에도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1.41%, 홍콩 항셍지수는 0.8% 동반 하락했다.

다만 증권업계는 과거 전쟁 사례에서도 세계 증시가 약세를 보였지만, 전쟁이 시작된 후 지수가 점차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008560)에 따르면 과거 2차 세계대전과 이라크 전쟁 등 예측 가능했던 전쟁의 경우 발발 60거래일 이전부터 세계 증시가 하락했지만, 막상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는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는 전쟁에 대한 악재가 주가에 이미 선반영됐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뉴욕증시만 놓고 봐도 지난 2001년 911테러 당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6% 급락했지만, 31거래일 만에 하락분을 모두 반납했다. 2020년 이란군 장군이 공습으로 사망했을 당시에도 S&P500은 5거래일 만에 회복했으며, 2021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철수 때도 3거래일 만에 반등세를 보였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차 세계대전 △걸프전 사막의 폭풍작전 △아프간 전쟁 △이라크 전쟁 등 직전 주가는 전쟁 발생 가능성을 반영해 조정 국면을 지나 상승 추세가 이어진 반면, 예상되지 않은 전쟁인 △태평양 전쟁(진주만 공습) △한국 전쟁 △걸프 전쟁은 전쟁 발발 이후 최소 10거래일 이상 주가 조정이 이어졌다"며 "지금은 우크라이나에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세계 증시는 전쟁 가능성을 반영해 나가고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와 서방 간 대립구도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모멘텀이 심화될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가 전쟁이 본격화되면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며, 동시에 물가상승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지난 11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6% 치솟은 배럴당 93.10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7년 반 만에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현재 미국 1월 소비자 상승률이 40년 만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상황이다. 이러한 형국에 원유 공급마저 어려움이 발생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위기감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물가상승은 곧 긴축 강화라는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전쟁 리스크로 인해 물가 압력이 통제권을 벗어날 여지가 높다는 점"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이 되거나 장기화되면 과거 1970~1980년대 오일쇼크처럼 원유 공급 충격에 의한 하이퍼인플레이션 국면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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