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에 이어 샤넬도 시내 면세점 철수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9일 샤넬코리아는 "3월31일자로 부산과 제주 시내 면세점 패션 부티크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서울 시내 면세점과 공항 면세점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 전반적인 경영 안정성과 직원들의 상황을 고려해 면밀히 검토한 후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3월31일자로 부산과 제주 시내 면세점 패션 부티크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 연합뉴스
면세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내면세점 매출이 사실상 보따리상(따이공)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이 철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면세점에서 상품을 대량 매입해 중국에서 사실상 불법 유통하는 보따리상 유통 구조가 브랜드의 이미지나 가치 하락을 우려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면세점은 따이공 의존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따이공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며 과도한 할인 요구와 유통 과정에서 짝퉁(가품) 혼입 우려가 높아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루이비통도 오는 3월 신라면세점 제주점, 롯데면세점 부산점, 잠실 월드타워점에 있는 시내 면세점을 닫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루이비통은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본점에 있는 나머지 점포도 올해 10월과 내년 3월 사이에 모두 철수할 예정이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 역시 작년 말부터 시내 면세점에서 철수를 시작해 현재 2곳만 운영 중이다. 앞서 10여곳에 달했던 롤렉스 매장 통폐합은 명품 브랜드의 국내 면세점 철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우려가 짙었다.
한국 시내면세점에서 발을 빼는 명품 브랜드들이 주목하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면세산업을 키우기 위해 국가면세지구 하이난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어서다.
중국은 하이난을 면세특구로 개발하면서 면세한도를 10만위안(약 1886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하이난을 방문한 내국인이 본토로 돌아간 후에도 6개월간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살 수 있게 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은 2020년 처음으로 세계 면세점 시장 1위에 등극했다.
반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같은 기간 매출이 40% 가까이 급감했다.
한국의 면세한도는 9년째 600달러(약 72만원)로 △중국 5000위안(약 94만원) △일본 20만엔(약 208만원) △미국 800달러(약 96만원)에 비해서도 낮다. 면세업계에서 "한국인 고객이라도 유치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정부는 면세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내국인 면세점 구매한도를 폐지하는 등 일부 정책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달 해외 거주자가 국내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국산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면세 역직구 허용 방안도 발표했다.
그러나 면세 매출과 직결되는 면세 한도는 여전히 600달러(약 72만원)에 머물러 업계 요구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면세한도를 뺀 차액만큼 세금 부담이 여전하기에 내국인들의 소비 진작 효과가 적을 것이란 우려다. 면세한도 상향조정 등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의 이탈은 국내 면세시장의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면세한도 상향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