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한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이번 주에만 개인투자자들이 1조원 가까이 사들였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와중에, 올해 호실적이 전망되는 삼성전자에 보수적인 투자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증권시장이 문을 연지 일주일 채 지나기도 전에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삼성전자 주식 9230억원을 순매수했다. 종목별 개인 순매수 2위인 카카오(035720)대비 3400억원 많은 수준이다.
또한 배당락일인 지난해 12월29일부터 전일까지 줄곧 '팔자'를 보였던 기관 물량을 개인과 외국인이 받아냈다. 이 기간동안 기관은 1조5414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1조1098억원, 4209억원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유독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한 배경에는 연준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상황을 고려 시 예상보다 더 빠르게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시장에 풀린 돈을 직접 회수하는 방안인 양적긴축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면서 세계 경제에 상당한 여파가 예상되고 있다.
연준의 이러한 발표에 이날 뉴욕증시 3대지수가 모두 하락했으며,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3.34% 폭락했다. 뉴욕발 악재는 국내증시에도 영향을 미치며, 지난 6일 코스피 역시 1.13%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러한 대형악재가 증시에 겹겹이 쌓이면서 투자자들은 실적과 규모 모두 안정적인 삼성전자로 눈길을 돌린 것이라 볼 수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진 종목군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실적 시즌을 앞둬 실적에 주목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개인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7일 삼성전자는 '반도체 겨울'이란 우려를 딛고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대비 각각 17.83% 증가한 279조400억원, 43.29% 늘어난 51조57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의 경우 연간 최대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2018년과 2017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규모다.
증권업계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조기 반등이 가시화되면서, 올해도 호실적을 달성할 것이라 전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부터 반도체 고정가격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고, 폴더블폰 판매량도 늘고 있다"며 "프리미엄 TV로 집중하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58조원까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실적은 이미 지나간 이벤트고, 주가는 향후 6개월 뒤 실적을 보는 것"이라며 "6개월 뒤에는 공급망 이슈 완화 등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