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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증권사결산] 코로나 악재 속, 증권사 호실적 '함박웃음'…'1조클럽' 벌써 4곳

증시 주춤세 주식 거래대금 급감, 실적잔치 '끝물' 가능성 제기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1.12.17 14:55:22
[프라임경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대형 악재가 지속됐지만, 증권사들은 호실적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동학개미들의 투자열풍에 힘입어 일찍이 '1조클럽'에 입성한 증권사가 4곳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주춤하면서 거래대금도 급감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업이익 1조 4개 확정·최대 8개…중소형사도 '선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들은 미래에셋증권(006800),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005940), 삼성증권(016360)이다.

올해 증권사들이 동학개미 운동 등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 연합뉴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을 각 사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이 1조2506억원으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삼성증권(1조1182억원) △한국투자증권(1조637억원) △NH투자증권(1조601억원)이 이미 1조클럽에 가입했다. 특히 지난해 증권사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은 2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 1·2위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순이익까지 무난히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선 양사 중 누가 최고 자리를 차지할지 관심이 뜨겁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증권이 다소 앞서고 있지만, 순이익에선 3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에 선두를 내줬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증권업계 순이익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지만,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에게 이 자리를 내준 바 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순이익은 각각 8343억원, 707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재역전됐다. 3분기까지 한국투자증권(1조2044억원)은 미래에셋증권(9930억원)대비 2114억원 높은 누적 순이익을 기록하며, 4분기 순손실을 내지 않는 이상 순이익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외 키움증권(039490), KB증권, 메리츠증권(008560), 대신증권(003540)도 연간 영업이익 부문에서 1조클럽 합류가 기대된다. 특히 키움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9608억원을 기록해 1조원까지 불과 400억원을 앞둔 가장 유력 후보다. 동 기간 대신증권은 8184억원, 메리츠증권은 7657억원, KB증권은 729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4분기 실적에 따라 1조클럽 가입여부가 판가름난다.

교보증권(030610),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KTB투자증권(030210), 한양증권(001750)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이들은 3분기까지 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대형 증권사들 속에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교보증권 1692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 1327억원 △KTB투자증권 977억원 △한양증권 968억원이며,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81% △50% △317% △85% 증가했다.

◆"고마워 동학개미" 투자열풍에 실적 '훨훨'…임인년 '흐림'

이처럼 올해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개인투자자의 투자 열기를 빼놓을 수 없다. 동학개미 운동 등을 통해 적극적 투자자로 합류한 이들로 인해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 연합뉴스


여기에 개인투자자들이 대출로 투자금을 마련하는 일명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증권사 수익은 더욱 불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3조원으로 연초대비 4조원 가까이 불어났으며, 올해 3분기까지 10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1조14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5.2% 급증하기도 했다.

KB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의 올해 연간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위탁매매 관련 수수료·이자수익 비중은 45%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같은 열기는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카인드에 따르면 올해 IPO 공모금액 총액은 19조9987억원(유가증권 16조4618억원·코스닥 3조5368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기업공개 적기로 판단한 회사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IPO 활성화로 증권사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눈에 띈 성과를 거뒀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3분기에만 크래프톤(259960), 롯데렌탈(089860), 현대중공업(329180) 등 굵직한 IPO에 주관사로 참여했으며,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그 결과, 지난해 7.3%였던 IB 수수료 수익이 올해 △1분기 10.2% △2분기 14.4% △3분기 10.9%로 두 자릿수를 꾸준히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올해 IPO 대어로 꼽힌 SKIET(36161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를 주관하며 IB 부문 이익을 늘렸다. 뿐만 아니라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323410)의 인수회사로 참여하면서 3분기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100%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통해 카카오뱅크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꽃길만 걸어왔던 증권업계가 내년엔 올해처럼 밝아 보이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활황을 이어갔던 증시가 주춤해진 틈을 타 거래대금이 감소했기 때문. 이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역시 감소하게 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33조3000억원이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27조1000억원 △3분기 26조3000억원으로 하향세를 타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27조1000억원 수준이었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내년 22조6000억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그 영향으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용잔고 평균 잔액 역시 감소해 이자수지 역시 5.9%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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