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009240)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롯데쇼핑(023430)이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한샘 인수전에 한샘 2대주주인 헤지펀드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롯데쇼핑의 인수합병(M&A) 행보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샘의 2대 주주인 테톤 캐피탈 파트너스가 경영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보유 지분을 추가 확보하며 투자 목적을 변경했다.
지난 16일 한샘 공시에 따르면 테톤 캐피탈 파트너스(테톤)는 한샘의 지분 0.61%를 추가 확보했다. 테톤의 지분은 8.62%에서 9.23%로 증가했다. 보유 목적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했다.

한샘의 2대 주주인 테톤 캐피탈 파트너스가 경영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보유 지분을 추가 확보하며 투자 목적을 변경했다. © 연합뉴스
앞서 테톤은 지난 9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테톤의 가처분 신청 대상은 지분 매각 주체인 조 명예회장과 강승수·이영식·안흥국·최철진 사내이사다. 테톤캐피탈은 IMM PE가 실시하는 기업실사에 이들 사내이사가 협력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내이사의 위법행위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상법상 위법행위는 회사 이익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말한다.
IMM PE에 한샘이 보유한 인허가, 자산, 지적재산권 및 주요 계약들에 관한 자료의 제공 등 매각조건 가격 등을 정하기 위한 기업실사에 협력하는 어떤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담당 재판부는 지난 10월28일 자로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지난 10월25일 IMM PE는 조창걸 명예회장 외 특수관계인들(매도인들)과 한샘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거래대상 주식은 매도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한샘 보통주식 652만1509주(유효지분율 기준 37.8%)에 해당한다. 거래종결일은 12월 말까지로 예상된다.
롯데쇼핑은 IMM PE가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한 PEF에 2995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유통 대기업과 가구 1위 업체의 만남이 화제가 됐다.
일단 거래에 제동을 건 테톤의 행위가 합리적인 주주 권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의 경우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우선시 하기 때문에 소주주들이 제대로 된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IMM PE는 한샘 매각 과정에서 지배주주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장해주고 비지배 주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한 공개 매수는 배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테톤의 가처분 신청과 경영 참여 공시가 '경영권 분쟁'으로 보기에는 어렵지만, 조금 더 높은 가격으로 매각을 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테톤의 의도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도 "IMM PE의 한샘 매각 기한이 다가오면서 2대 주주인 테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테톤이) 거래를 깨기보다는 IMM PE과 롯데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샘의 1대 주주가 사모펀드이고 2대 주주가 헤지펀드로, 2대 주주는 분명 지금까지 우호지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매각 반대보다는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오른 후 더 높은 가격으로 매각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안타증권도 17일 한샘에 대해 2대 주주인 테톤의 지분 증가가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테톤의 소액주주를 대변한 2대 주주로서의 역할 강화, 경영권 분쟁에 대한 해석 가능성, 매각 반대에 대한 오버행 우려 완화 등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경영권 분쟁에 대한 지나친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할 요인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수전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까지 직접 나서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이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의 독보적 1위 기업인만큼 투자 참여 시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고 판단에서다.
그러나 테톤의 움직임에 롯데의 한샘 인수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수년전 인수합병으로 시장에 진출해 사업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가 본격적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도 해보기도 전에 걸림돌을 만났다"며 "IMM PE와 롯데가 한샘 인수를 위해 협상을 진행하겠지만, 완벽한 인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