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가상자산에 대한 열풍이 부동산까지 불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가상화폐가 하나의 투자처로 자리 잡은 만큼 가상부동산도 후발주자로서 명맥을 이어갈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데요. 아직까지는 복잡한 현금화와 불명확한 투자실체 등 안정성에 대한 우려들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기도 합니다.

어스2에서 한국이 국가별 기준으로 거래대금 1위를 기록했다. ⓒ 어스2 홈페이지 캡처
현재 가상부동산 플랫폼은 메타버스2, 업랜드, 디센트럴랜드 등 다양한 가상부동산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어스2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16일 기준 어스2를 이용 중인 한국 국적 투자자들의 가상부동산 자산규모는 E$990만8191.30(달러 가치와 동일)로 한화로 약 116억7383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산규모로는 국적을 밝히지 않은 투자자들(International territory)이 E$1089만5451.14(한화 128억3484만원)로 가장 많았지만, 국가 단위로는 한국이 1위를 차지하고 있죠. 국가 기준 2위를 차지한 미국보다도 36억원이 많은 금액입니다.
물론 조단위로 거래가 이뤄지는 주식시장과 가상화폐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거래대금이라 볼 수 있지만, 지난 4월 한국 투자자들의 자산규모가 745만달러(한화 83억원)였던 점을 감안하면 7개월 만에 25% 이상 늘었다는 점에서 어스2의 인기를 가늠해볼 수도 있죠.
이러한 인기 요인은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가상자산 투자열기가 맞물리며, 가상화폐처럼 제 2의 투자처로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가장 큰 이유겠죠.
지난해 11월 호주 개발자 셰인 아이작이 출시한 어스2는 구글 위성 지도와 동일한 맵에서 지구 상 모든 토지를 100m²(1타일) 크기 타일로 쪼개 사고파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비스 초기 세계 땅값은 100m²당 0.1달러로 모두 같았지만, 이후 인기 도시를 중심으로 토지 가치가 급상승하기도 했습니다.
금일 기준 한국 토지는 1타일당 E$38.570(4만5500원)로 책정됐지만, 국가별 주요 랜드마크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 차이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청와대의 경우 1타일당 E$100(11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죠.

청와대(위쪽 사진)가 오성홍기로 가득찼으며, 경북 울릉군 독도 주변 동해상에는 '독도 ♡ KOREA' 모양의 태극기 타일 주위로 일장기가 사선(―)이 그려져 있다. ⓒ 어스2 홈페이지 캡처 및 합성
어스2의 또 다른 재미요소는 구매된 땅에 이용자 국적이 해당 국기로 표시된다는 것입니다. 100달러에 거래 중인 청와대는 오성홍기(중국), 같은 가격에 형성된 롯데타워는 유니언잭(영국)이 표시돼 국내 주요 시설에 외국 국기로 도배돼 있는 곳이 다수 발견됩니다.
일례로 동해상에 위치한 독도의 경우 한국인 유저가 '독도 ♡ KOREA' 모양으로 타일을 구매하자 일본 유저가 글씨 모양이 잘 보이지 않도록 사선(―)을 긋는 등 가상 속에서도 한일전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일부 이용자들은 흥미를 비롯해 어스2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배경엔 어스2 운영사가 제시한 고도의 메타버스 3단계(Phase3)를 가리키는데요. 현재 어스2는 단순 토지 거래만 가능한 초기단계(Phase1)이지만, 토지를 기반으로 현실 사회 경제 및 사회생활을 메타버스 세계에서 풀어낼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Phase1은 토지 분양 및 매매단계를 뜻하며 △구입한 토지에 건물을 올리고 자원 등을 채취해서 이익을 얻는 Phase2 △이용자들이 건설한 도시에서 경제 및 사회생활이 가능한 고도의 메타버스 단계가 Phase3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운영사가 제시한 청사진과 달리 시스템 상 개선돼야 할 문제점은 많아 보입니다. 수익을 내도 어스2에서 번 돈을 인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죠. 매물이 거래된 경우 현금화하기 위해 어스2 운영자에게 영어로 된 메일을 보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도 거쳐야합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어스2 운영자에게 메일을 수차례 보내 현금화에 성공했다거나 환불을 요청했지만, 6개월째 환불을 받지 못했다는 후기들이 속속 올라오기도 합니다. 또한 50달러 미만 금액은 현금화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불편요인으로 꼽히고 있죠.
업계 전문가들은 가상부동산에 대한 미래가치를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 가상부동산 플랫폼이 초기 구축단계로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현재 비트코인처럼 미래 투자방식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지만, 조급한 투자보다 운영사들이 입증한 구축단계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알아가는 현명함도 필수라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