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통합민주당의 차기 당권 경쟁과 최고위원 경선에 '올드보이'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물리적 나이가 아닌 '한때 영화를 누렸던 정치인들의 패자부활전'이라는 면에서 그렇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구 민주당계의 에너지 회복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민주당은 16~17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 등록을 받고 18일부터 전당대회 전국 투어에 돌입한다.
현재 부활을 꿈꾸는 인사 중 당대표직에 도전하는 인사는 정대철 상임고문, 추미애 의원이 있고, 최고위원직을 권토중래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인사로는 박주선 의원, 김민석 전 의원 등이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출사표를 던지면서 '맏형론'을 내세웠다. 당이 '도로 열린우리당'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당한 동력을 공급해야 한다는 논리다. "열린우리당을 실패한 집단으로 인정하고 김대중(DJ)과 노무현의 프레임을 한꺼번에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옛 민주계 출신 일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가까운 몇몇 인사가 정 고문쪽에 가깝다고 알려져 있다. 이 정도면 정세균 의원의 '대세론'에 필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있다.
추미애 의원은 구 민주당 출신. 탄핵 열풍으로 배지를 잃었다가 이번에 국회로 돌아왔다. 당을 살리겠다며 삼보일배를 했던 이미지가 남아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과 민주세력이 제 3 지대에서 통합민주당을 창당하던 당시, 계파를 따지기 보다는 새 무대로 들어가 대선 주자로 나서는 과단성도 보여줬다. 이번 당권 도전으로 한 단계 위상 강화를 노리고 있다. 원외 인사로 지내면서 시간을 보낸 점에서 대중적 인지도에 비해서 세가 약하다는 점이 단점이나, 막판에 정 고문과의 연계로 캐스팅 보트를 쥘 수도 있다.
박주선 의원은 법조인 출신으로 민주계의 기린아로 일컬어지던 인물. 화려한 경력을 쌓으면서 승승장구하던 그는 청와대 비서관 근무 시절 옷로비 문건 유출 문제로 나락으로 떨어졌던 경험을 갖고 있다. 이후 복귀해 현재 DJ없는 호남정치의 맹주가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의 지지자들은 공공연히 '2013년'을 언급하기도 한다.
김민석 전 의원은 운동권 출신으로 정계에 리쿠르트돼 승승장구하다가 이른바 '정몽준 지지 소동'으로 이미지가 추락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한동안 외국땅에서 와신상담하던 그는 지난 번 구 민주당으로 돌아와 대선 경선을 치르면서 '돌아온 탕아' 이미지를 벗고 기반을 다졌다. 이번 최고위원직 도전은 그에게는 복격적인 고토 회복의 첫 걸음인 셈이다.
이렇게 수많은 후보들이 등장하는 와중에 구 민주계 내지는 정치적 연륜을 내세우면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두드러지는 것은 민주당이 구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계열이 섞여 있는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원내대표나 원내 당 중진들 사이에서는 우리당 출신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인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당권이나 최고위원직에서는 그동안 민주계 등이 쌓아온 자산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또 열린우리당의 경험이 아직도 일종의 실패 경험으로 치부되고 있는 상황 역시 열린우리당으로부터 거리를 뒀거나 '열린우리당 이후'를 이야기하는 정치인들이 설 자리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된 인사 중 상당수가 당대표직이나 최고위원직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들이 앞으로 열린우리당 출신이나 영남권 등의 세력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도 관건이다. 이들의 급부상이 당내 화합에 밑거름이 될지 또다른 분란의 씨앗을 뿌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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