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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voyage] 에코프로비엠, 이동채 회장 빛 발한 '뚝심'…코스닥 시총 '2위'

SK이노 10조원 규모 양극재 '잭팟' 계약, 美공장 추가 증설 계획은?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1.11.02 15:38:39
[프라임경제] 21세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상황은 바닥을 치고 있으며, 이제는 '위드 코로나'로 새로운 시대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제로금리 시대를 살고 있는 MZ세대를 비롯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부동산과 주식'은 가장 핫한 키워드로 꼽힌다. 이에 본지에서는 '종목voyage(여행, 탐험)' 코너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된 가치주와 숨겨진 기술주들의 매력을 찾아 분석하고 소개하고자 한다.

이동채(왼쪽) 에코프로 회장이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이 지난 9월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구매 계약 및 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최근 에코프로비엠(247540)이 SK이노베이션(096770)과 10조원 규모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으며, 15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프랑스 학자 루이 카스퇴르의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는 말처럼 에코프로비엠의 이러한 실적 배경에는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의 뚝심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04년 양극재 사업 시작…이후 SK이노 대규모 계약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019년 3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으며, 당시 6만원이던 주가는 현재 4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특히 지난 9월7일부터 27일까지 12거래일 연속 고공행진을 보였던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이 기간 31만1400원에서 47만2100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상승률만 43.05%에 달한다. 

당시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0조2626억원까지 불어나 코스닥 시총 3위인 에이치엘비와 3조원 격차를 벌리며, 시총 2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하기도 했다. 

에코프로비엠이 코스닥 시총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증권업계는 물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져만 가는 상황. 전거래일(1일) 종가기준 에코프로비엠 시총은 8조8094억원에 해당된다.  

에코프로비엠이 시장에 관심을 받게 된 요인은 SK이노베이션과 맺은 대규모 공급계약이다. 지난 9월8일 양사는 오는 2024년 1월1일부터 2026년 12월31일까지 10조1102억원 규모 전기차(EV)용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에코프로비엠 매출액 전체에서 1192.19%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2016년 5월 에코프로 전지 사업이 분할되면서 설립됐다. 당시 이 회사는 매출 10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으로 분류됐다. 

에코프로비엠은 이후 국내 양극재 생산량 1위 업체로 거듭났으며, 이러한 배경으로 이동채 회장에게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1990년대 상업고와 야간대학을 졸업 후 은행원, 삼성전자 사원을 거쳐 공인회계사로 일을 하며, 꽤 많은 재산을 모았다고 한다. 하지만 '1만명을 책임지는 기업인이 되겠다'는 생각에 사업전선으로 뛰어들었다.  

그가 처음 시작한 사업은 1996년 모피 수출입이다. 그러나 초기사업은 완벽히 실패했고 이후 미세먼지 저감, 온실가스 감축 등 다양한 환경사업 등에 도전했지만, 실패는 반복되기만 했다.

그런 그에게 2000년대 중반 첫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이 회장은 2004년 제일모직이 주도한 양극재 개발 정부 과제에 참여하면서 양극재와 첫 인연을 맺었다. 지난 2006년에는 제일모직이 사업성 문제로 양극재 사업을 정리하려던 것을 개발된 기술까지 모두 사들였으며, 2008년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NCA 양극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역할이지만, 당시에는 노트북, 공구 등 배터리 수요가 많지 않아 성장성이 낙관적이지 않았다. 현재는 양극재가 2차전지 내 에너지를 저장·방출하는 필수적 역할을 담당하지만, 당시에는 먼 훗날 이야기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양극재 고도화에 전념했고, 그 결과물인 SK이노베이션 수주공급으로 이어졌다.

◆증권가 목표가 줄상향 연일 '장밋빛' 전망 쇄도

이 회장이 양극재 사업을 선택한 것이 인생에 첫 번째 기회라면, SK이노베이션과 대규모 공급계약은 두 번째 기회를 잡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관련 계약 이후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연일 줄을 이었다.    
증권가에서 앞 다퉈 나온 평가들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대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은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120.8% 상향한 53만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내놨다. 

이밖에도 △이베스트투자증권 52만8000원 △하이투자증권 52만원 △KB증권 50만원 △대신증권 50만원 △유안타증권 48만원 △한국투자증권 44만원 등 여러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과 대규모 공급계약 매출은 2024년부터 반영될 예정"이라며 "이번 계약 건은 2024년 이후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는 것과 삼성SDI에 이어 SK이노베이션 양극재 메인 협력사로 등극했다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실탄도 두둑한 상황이다. 최근 5년 에코프로비엠 자본총계를 살펴보면 △2017년 1152억원 △2018년 1605억원 △2019년 3702억원 △2020년 4673억원 △2021년(상반기 기준) 5150억원으로 건실한 재정상태를 보이고 있다.

동기간 영업이익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기도 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468억원)에만 지난해(547억원) 영업이익의 85% 이상을 기록하며, 눈에 띈 상승세를 기록했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해외에 양극재 생산공장 규모를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 회사는 현재 6만톤(t)가량인 양극재 생산 규모를 오는 2025년까지 29만t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에코프로비엠은 생산규모를 맞추기 위함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동유럽과 미국에 양극재 생산기지를 구축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동유럽 양극재 생산 공장은 삼성SDI에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며, 미국 공장은 SK온를 중심으로 물량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동유럽 공장 건설은 헝가리가 유력하게 꼽히고 있으며, 미국은 조지아주로 점쳐지고 있다. 그 배경엔 삼성SDI가 헝가리 괴드에 배터리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는 것과 지난해 11월 에코프로비엠이 미국 조지아주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조지아주는 SK온이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는 곳이기도 하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양극재 공장 증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진 바 없지만, 유럽 공장 증설의 경우 생산능력(CAPA)이 11만t 이상 확보될 전망"이라 말했다. 증권업계 전망대로 미국 등 해외에 추가 증설이 가시화될 경우 에코프로비엠에게 세 번째 기회로 다가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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