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며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하지만 K컨텐츠의 성장성이 나날이 커져감에 따라 테마주와 같은 단기과열 현상이 오히려 산업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홍보 포스터. ⓒ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은 지난 17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한류 강세 지역인 아시아를 비롯해 콧대 높은 미국시장까지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한류 신드롬을 일으켰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시간) 기준 오징어게임은 세계 83개국 가운데 76개국에서 'TV 프로그램(쇼)' 부문 1위를 차지, 세계인들의 안방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징어게임 관련주 50%↑, 기대작 '지옥' 제이콘텐트리 '주목'
오징어게임 흥행 돌풍에 국내 주식 시장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 주식투자자들에게도 며칠 깜짝 선물을 안겼다. 오징어게임 관련주는 크게 버킷스튜디오(066410)와 쇼박스(086980)가 자리하고 있다.
버킷스튜디오는 오징어게임 주연 배우 이정재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의 지분 15%를 보유 중이란 이유로 오징어게임 관련주에 지목됐으며, 쇼박스는 오징어게임 제작사인 싸이런픽쳐스에 10억원을 투자해 오징어게임 테마주로 분류됐다.
버킷스튜디오는 오징어게임의 인기 방영에 지난 23일과 24일 연속 상한가로 직행하면서 '투자 주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으며, 연일 상승세 속에 주가가 60% 가까이 치솟았다. 쇼박스 역시 지난 23일과 24일 각각 25.85%, 21.32% 상승 마감했다.
해당 종목들이 불과 2거래일 만에 50% 이상 급등하자 발 빠른 투자자들은 하반기 국내 최대 넷플릭스 기대작인 '지옥'에 눈길을 돌렸다. 지옥은 오는 11월19일 방영 예정인 드라마로 유아인, 박정민 등 국내 톱스타들이 대거 참여해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옥 제작사는 지난 8월말 'D.P'로 대박을 친 제이콘텐트리(036420) 손자회사인 클라맥스스튜디오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클라맥스스튜디오는 비상장사이기에 흥행에 대한 수혜는 고스란히 제이콘텐트리 몫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옥의 직접적인 수혜 종목으로는 제이콘텐트리가 될 것"이라며 "제이콘텐트리가 그간 JTBC 캡티브 채널 지적재산권(IP) 드라마만 제작했다면, D.P를 시작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사업까지 확장하는 구간"이라 평가했다.
이어 "제이콘텐트리는 지옥외에도 '지금 우리 학교는', '안나라수마나라' 등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급할 예정"이라 덧붙였다.
◆스튜디오드래곤·에이스토리·NEW 등…K콘텐츠 중장기 매수 권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단기과열 현상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오징어게임과 같은 K컨텐츠 관련주들이 테마주처럼 단기 과열 양상으로 치솟았다가 빠지는 현상이 반복되면 장기적인 성장성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는 것.
실제 버킷리스트와 쇼박스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며칠 사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버킷스튜디오는 지난 28일 4.52% 하락 마감했으며, 쇼박스는 지난 27일과 28일 연속 하락해 주가가 15% 가까이 주저앉았다. 다만 29일 버킷스튜디오는 3.52% 상승 전환한 반면, 쇼박스는 2.24% 약세를 이어갔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K콘텐츠 업종에 대해 단기가 아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를 권고하고 있다. 이는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으면서 넷플릭스 등 굴지 OTT 기업들이 국내 제작사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지난 4월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콘텐츠 투자액을 전년대비 65% 증가한 55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태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징어게임이 미국 넷플릭스에서 1등을 기록하며 선진국 시장에서도 한국 콘텐츠 흥행성이 증명됐다"며 "이제 한국 콘텐츠는 한국인들만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아시아 더 나아가서는 미국까지 공략이 가능해진 시장이며, 성장성이 굉장히 높은 산업"이라 평가했다. 아울러 "이에 중소 드라마 제작 기업의 성장 또한 기대된다"고 첨언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징어게임이 쏘아 올린 공 덕분에 또 한 번 K콘텐츠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고 있다"며 "세계가 K콘텐츠에 대한 인지도, 제작역량, 가격경쟁력 등을 더욱 높게 평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분석했다.
이어 "K콘텐츠 업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며 "대장주인 스튜디오드래곤(253450)과 제이콘텐트리, 그 보다도 더 큰 기회가 열리는 중소형 제작사 에이스토리(241840), NEW(160550) 등을 향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