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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령비현령' 정치테마주, 연결고리 다양 "파평윤씨·대학동문까지"

작전세력 따라 주가 변동폭 키워 '롤러코스터'…리스크 고스란히 개인 몫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1.03.23 18:01:54
[프라임경제] '저금리 시대', 최근 주식시장에 대한 인식이 수익을 크게 낼 수 있는 마지막 투자처로 급부상하며, 뜨거운 감자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수익을 쫓는 불나방처럼 가치투자가 아닌 테마주, 특징주 등 이슈를 쫓아 투자하는 초보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업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선거철을 맞아 쏟아지는 정치 테마주들은 하나같이 주가 변동 폭이 크며 일반투자자들이 매매 타이밍을 잡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기도 하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오는 4월7일 서울시장 등 재·보궐선거와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테마주'들이 각광 받고 있다. 

정치테마주는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정치인과 가벼운 인연만으로도 관련 테마주에 이름을 올린다. 이러한 기업들은 정치테마와 관련한 이유도 무색한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낙폭을 키우며 주가가 요동을 치기 때문에 전문투자상담자조차 초보 투자자들에게 절대 권하지 않는 종목이라 할 수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부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 연합뉴스 캡처 및 합성

최근 부각되고 있는 정치인 테마주는 크게 △윤석열 관련주 △오세훈 관련주 △안철수 관련주 △이재명 관련주 △이낙연 관련주 등이 있다. 

◆정치인 테마주 연결 고리, 종친·대학동문까지 '총동원'

먼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주의 경우 크게 '파평 윤씨'와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구성돼 있다. 파평 윤씨 관련주는 성보화학, 웅진, NE능률이 지목됐으며, 서울대 법대 동문 관련주로는 원익큐브, 팬엔터테인먼트, 덕성 등이 거론됐다. 

윤정선 성보화학 대표이사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윤 전 검찰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로 단순히 관련주에 분류됐다. NE능률은 NE능률 최대 주주인 윤호중 한국야쿠르트 회장이 파평 윤씨라는 이유에서 관련주로 인식된 상황이다.

서울대 법대 동문이 있다는 이유로 △팬엔터테인먼트(유재만 사외이사) △덕성(이봉근 대표이사, 김원일 사외이사) △서연(유재만 사외이사) △제일테크노스(박정식 사외이사)도 주목받았다.  

이 외에도 원익큐브는 지난 9일 김영대 감사를 선임했다는 소식에 윤석열 관련주로 꼽혔다. 김영대 감사는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사이이자 1기 선배로 알려지며, 테마주에 엮인 것으로 풀이된다. 러셀 또한 권순욱 대표이사가 윤 전 총장과 같은 충암고 동문으로 알려졌다.

테마주는 윤 전 총장을 비롯해 유력 정치인에게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도 고려대 동문으로 테마주가 형성됐다. 오 후보 관련주로는 진양그룹, 한일화학, 진흥기업 등이 지목됐다.

진양그룹은 양준영 진양홀딩스 부회장이 오세훈 후보와 고려대 동문인 것으로 알려져 관련주에 이름을 올렸다. 마찬가지로 한일화학도 김영수 감사위원이 고려대 동문으로 알려졌다.

반면, 진흥기업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당시 추진했던 '서해 비단뱃길 조성계획'과 관련해 수혜주로 꼽혀, 관련주로 거론되고 있다.

◆'반짝' 상승, 가파른 하락세…NE능률 3거래일 상한가 신고가까지

정치인 테마주는 특정 인물에게 이슈가 생겨 주목을 받을 때마다 주식시장도 같이 반응한다. 하지만 주가가 '반짝' 급등한 이후 다시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리스크가 매우 크다.  

오세훈 후보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는 진양산업이 23일 전일대비 6.01%상승한 7940원에 장을 시작해 장중 고점인 29.91%, 저점인 5.74%를 찍으며, 이날 22.03% 상승한 91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진양산업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는 소식에 강세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 신한금융투자 HTS화면캡처

지난 4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임기 4개월을 앞두고 총장직을 사퇴했다. 당시 윤 전 총장이 대권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제기되자 테마주들이 들썩였다.

이날 △NE능률(29.93%) △서연(29.95%) △서연탑메탈(29.78%) △덕성(29.92%) △덕성우(29.97%) 5개 종목이 상한가를 달성했다.

특히 NE능률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신고가를 경신했다. 23일은 장중 1만원선을 '터치'해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NE능률은 고점대비 17일까지 주가가 14.19% 곤두박질치며 가파른 하락세도 보였다. 이후 오름세를 보이며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서연과 서연탑메탈 주가는 같은 기간 고점대비 각각 14.47%, 13.45% 하락하며, 미끄럼틀을 탔다. 덕성과 덕성우도 같은 기간 각각 8.83%, 7.39% 주가가 하락했다.

이날은 오세훈 후보 테마주인 진흥기업이 주목받았다. 오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해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는 소식 때문이다. 진흥기업은 전일대비 505원(15.30%) 치솟은 3805원에 장을 마감했다. 

◆정치테마주, 실상 '작전주' 가까워…개인투자자 '백전백패'

대선 등을 두고 수많은 정치 테마주들이 등장하고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러한 주식거래의 특성상 하루에도 낙폭이 큰 장세가 몇 번이나 반복되다 보니 일반인들이 수익을 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테마주들은 주가 변동폭이 크며, 이른바 작전세력에 의해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미 연관성이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이슈들이 허다하다며, 이 또한 일반투자자들이 매매 타이밍을 잡기란 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수익보다 손실이 크다고 설명했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인 테마주는 특정 정치인과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여전히 권력자가 권력을 이용해 특정 기업에게 이익을 몰아줄 수도 있다는 구시대적인 사상이 남아 있는 것이 정치인 테마주"라고 평가했다.

빈 교수는 "정치인 테마주는 작전 세력이 붙은 작전주라고 보면 된다"며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라면 백전백패"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에 주린이(주식과 어린이 합성어·주식초보)를 포함한 주식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개인투자자는 물론 투자를 좀 해본 개인이라도 정치테마주는 아예 거들떠보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준식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교수는 "가치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은 정치 테마주 뿐만 아닌, 모든 테마주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며 "모멘텀 투자를 하는 투자자에게는 테마가 중요한 투자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가치투자자에게 테마는 가격을 급등락시키며 가치대비 가격이 비싸지거나 가치대비 가격을 떨어뜨리는 변동성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테마주로 돈을 버는 세력은 이른바 선수들"이라며 "일반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런 선수들에게 이익을 넘겨주며, 가격 급등락에 휘둘려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테마주에 접근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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