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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후쿠시마 원전 사고…"탈 원전 기폭제"

"원전 기술, '탄소 중립·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는 대책"

박성현 기자 | psh@newprime.co.kr | 2021.03.12 11:58:51

후쿠시마 제1원전의 모습.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It was just a colour out of space a frightful messenger from unformed realms of infinity beyond all Nature as we know it; from realms whose mere existence stuns the brain and numbs us with the black extra cosmic gulfs it throws open before our frenzied eyes"
(이 색채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현상을 넘어선 데다, 무한의 영역에서 온 무서운 존재였다. 그 존재만으로도 정신적 붕괴를 일으키고, 상식을 뛰어넘은 우주적 격차를 우리 눈앞에 열어줘 광란에 빠지도록 했다.)

이 문장은 러브크래프트가 1927년에 출간한 '우주에서 온 색채'에서 나온 문구의 일부분으로 해당 책이 발매된 후부터 (우연의 일치로) 방사선에 대한 위험성이 알려졌습니다.

또한 맨해튼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부터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등을 겪으면서 본격적인 탈 원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특히 10년 전 오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수소폭발이 발생하면서 알려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원자력에 대한 공포가 가중돼 탈 원전이 큰 힘을 얻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2011년 3월11일에 생긴 도호쿠·태평양 해역 지진의 여파로 원자로가 자동 셧다운 되면서 촉발됐습니다. 당시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외부전원 공급망인 송전탑이 기능을 상실했고, 발전소 내 비상용 디젤 발전기가 돌아가는 비상 발전 체계로 갔었습니다. 

하지만 쓰나미가 원전을 강타하면서 발전 설비가 침수됐고, 8시간이라는 골든타임이 있음에도 당시 도쿄전력의 안일한 대응과 왜곡된 정보 제공 및 사실 은폐, 열악한 도로 상황 등으로 인해 노심용해(원자로의 노심이 녹아내리는 현상)로 인한 폭발이 생겼습니다. 이로 인해 방사능 누출, 후쿠시마 난민 등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했고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이후 2013년, 일본에선 특정비밀보호법이 통과되면서 정보를 얻기 힘든 상황이지만,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은 "대대적인 제염 작업으로 10년이 지난 후에도 제염특별구역 대부분(85%)가 제염작업이 진행되지 않았다"며 "제염이 진행된 곳조차 방사선 준위가 2011년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고, 정부 장기 목표치인 0.23 μSv/h 이상인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그는 "홍수 및 태풍 효과로 세슘이 재부유했다는 강력한 증거도 확인됐다"며 노동 착취·방사선 피폭 등으로 인한 제염 및 핵 작업자·아동의 권리 침해 등 인권 침해 문제도 발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방출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유엔 전문가들이 11일(현지시각) 이에 대해 "수용 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은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서 일본의 제염작업에 관해 지적했다. ⓒ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결국 인재로 인해 발생한 사고의 여파로 인해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전이 생산하고 있던 전기량에 대해 태양광·풍력·수력 발전소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의도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류의 현 기술 수준으론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원자력과 재생에너지가 유일한 상황에서 25%를 원자력으로, 70%를 화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전력 체계를 6.3%의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게 되면 불규칙적인 전력수급의 과부족을 야기시킨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은 원자력을 청정에너지의 하나로 인정해 친 원전 정책을 펴내고 있고, 중국도 14기 원전을 건설하면서 추가로 41기 원전 건설을 계획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을 통해 "우리가 더 많은 원자력 발전소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가까운 미래에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망을 탈 탄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가 자동차의 문제점을 개선한 것처럼 원자력 발전소도 문제를 하나씩 분석한 다음, 혁신으로 해결하며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현시대가 가진 기술력으론 원전이 유일한 대안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일각에선 LNG발전소를 대안으로 삼으면 된다는 주장이 있지만,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발전공기업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향후 5년 동안 석탄화력·LNG 발전소에서 배출 할당량보다 산성비 등을 일으키는 환경오염물질을 총 5646톤을 초과 배출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선 불가능한 얘기입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지난 8일 자기섬 현상의 원인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한편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지난 8일 서울대학교·울산과학기술원(UNIST)·포스텍·미 제너럴어토믹스 연구진들과 같이 핵융합 발전에 방해요소 중 하나인 플라스마 불안정 현상(자기섬 현상)의 원인을 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플라스마 붕괴를 효율적으로 억제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로 친환경적이면서 효율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긴 문제들은 필연적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문제들을 덮어놓거나 금지·폐기만 주장해선 도움이 되기는커녕 문제를 악화시킬 뿐입니다. 

이미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라는 이름의 색채가 지구라는 이름의 앞 마당에 떨어졌고, 그 색채가 확산해 소중한 것들을 망가트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 최후의 빙하라 불리는 북극 빙하가 녹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바 있고, 우리나라도 이상기후로 인해 이상 고온 현상, 한반도 폭우 사태 등을 겪었습니다.

또한 유엔 ICPP 보고서에 의하면 기후 대응에 실패해 210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 폭이 2도를 넘을 경우 지구상 생물체의 70%가 죽을 것이라고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전을 무조건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원전을 어떻게 보완을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우선시 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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