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세계로 도약하겠다."
지난 2011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세계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을 본격화한다. 쿠팡이 상장하게 되면 기업가치는 500억달러(약 55조4000억원)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초 블룸버그 통신이 추정한 300억달러를 뛰어넘는 수치이며, 중국 e커머스 업체 알리바바의 2014년 기업공개(IPO)(1680억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나스닥이 아닌 뉴욕 증권거래소를 선택한 배경에는 쿠팡 창업주의 김범석 이사회 의장에게 부여한 '차등의결권'이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뉴욕 증시 상장 이후에 김 의장은 차등의결권을 보유하는 동시에 슈퍼 주식도 갖게 된다.
◆1주당 29배 의결권 확보…김범석 리더십 '강화'
쿠팡이 지난 1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 따르면 쿠팡은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B 주식에 일반 주식인 클래스A의 29배에 해당하는 차등의결권을 부여했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나 경영자가 경영권에 대한 위협 없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김 의장이 가진 주식 1주는 다른 사람이 가진 일반 주식 29주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갖는다는 의미다. 구글·에어비앤비 등 주요 IT기업의 창업자들도 이런 방식으로 상장 때 1주당 10~20배의 차등의결권을 보장받았다.

쿠팡이 나스닥이 아닌 뉴욕 증권거래소를 선택한 배경에는 쿠팡 창업주의 김범석 이사회 의장에게 부여한 '차등의결권'이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 연합뉴스
업계에선 김 의장이 차등의결권을 확보함에 따라 상장 뒤에도 쿠팡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외부의 인수·합병(M&A) 시도를 견제하며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쿠팡은 미 증시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 공격적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켓배송' 지역 확대를 위한 물류센터와 풀필먼트(물품 보관·포장·배송·재고 관리를 총괄하는 통합 물류관리 시스템) 확충이 주요 자금 사용처로 손꼽힌다.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조달해 광역 물류센터 7개를 추가로 짓겠다고도 했다. 쿠팡은 30개 도시에 15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연면적은 2500만 평방피트(약 70만3800여 평)로, 축구장 400개 규모다. 또 국민의 70%는 쿠팡 물류센터로부터 11km(7마일)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쿠팡은 물류센터를 추가하면서 2025년까지 5만명을 추가 고용하겠다고도 했다. 쿠팡 현재 직원 수는 약 5만명으로 추정된다. 2025년엔 임직원 수가 두 배가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3월 임직원 수가 10만6200명이었다.
이와 함께 롯켓 프레시, 쿠팡 이츠, 쿠팡 페이 등을 언급하며 "우리의 제공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계획도 항상 탐구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홍남기 "국내 유니콘 기업 글로벌 경쟁력 인정받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증권신고서(S-1)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총 매출액이 119억6734만달러(약 13조원)으로, 2019년(62억7326만달러)보다 91% 늘었다. 2018년 10억5241만달러(약 1조1623억원)였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5억2773만달러(약 5800억원)로 2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순손실도 지난해 4억7490만달러(약 5257억원)로 전년(6억9880만 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매출은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적자는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셈이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최근 3개월간 쿠팡에서 한 개 이상의 제품을 산 사람은 1485만명에 달했다. 2019년 말(1179만1000여명), 2018년 말(916만3000여명)과 비교하면 2년 새 62%가량 늘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 추진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유니콘 기업, 비대면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연합뉴스
쿠팡 이용자의 사용 금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가 쿠팡에서 쓴 돈은 분기당 평균 256달러(28만2718원)였다. 2018년엔 127달러였다. 2년 만에 딱 배가 됐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의 지난해 연봉은 급여만 88만6635달러(약 9억8000만원)이었다. 여기에 스톡옵션 등을 합하면 지난해에만 총 1434만 달러(약 158억3400만원)를 받았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 추진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유니콘 기업, 비대면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다면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주요 외신들은 2014년 알리바바 상장 이후 외국기업 최대 규모 IPO(기업공개)로 평가하며, 쿠팡의 시장가치가 300억~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이 쿠팡의 기업가치를 500억달러(약 55조원) 이상으로 본다고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쿠팡의 기업가치를 300억달러(약 33조원)로 추산했다. 쿠팡 내부에서는 기업가치를 400억달러(약 44조원)로 추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