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코로나19 개발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현재 임상 환경으로는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대규모 임상군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미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신 공급을 시작, 백신 자립까지는 요원하다는 평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코로나19 백신 국내 임상시험 건수는 2건으로 A사(국내개발, 모집 중, 임상1/2a), 국제백신연구소(국외개발, 모집 중, 임상1/2a) 2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0년 10월 기준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존슨앤존슨,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3상 진행에 비교해 더딘 결과다.
특히 코로나19에 대한 기초연구 성과가 많이 축적돼 있지 않고 국내 자체 감염병 치료제, 백신 개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활동이 품목허가(또는 사용 승인) 목표 달성으로 귀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코로나19 임상 경험·정보 부족…"임상환자 부족 문제 해결해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지원사업-2020년도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임상시험 경험 및 정보가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안전성 및 유효성을 판별하기 위한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하는데 통계적 어려움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일 기준 7만8844명으로 일일 확진자 수는 336명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율은 1.4%로 임상 전문가들은 이 정도 수치로는 백신 접종 전후를 비교하는 임상을 진행하기에 '터무니없이 작은 수치'라고 설명한다.

지난달 20일 오전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최태원 SK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임상3상 없이 '조건부 허가'를 강행할 만큼의 시급성을 가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등의 백신이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다.
KISTEP는 "내년 말 환자 수의 감소로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3상 연구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되는데, 국내 임상시험 여건을 감안한 대응방안 및 국내 환자가 부족한 경우 해외 임상을 추진하기 위한 해외 임상 네트워크 구축 및 협력 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시급성에 따라 제한된 시간 내에 품목허가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임상 프로토콜, 환자별 상태(경증·중증 등)와 같은 실질적인 임상지원 문제에 대한 전략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국민 코로나19 백신접종 정책 또한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어렵게 하는 요소 중 하다. 이미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경우, 임상 참여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의 제품으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우선 접종을 받게 된다. 화이자 백신을 시작으로 정부는 올해 11월까지 전 국민 70%가 백신을 접종하고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2월부터 해외 백신의 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국내 개발 백신 임상 3상은 올해 하반기에나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자체 개발 백신 확보를 위해서는 고질적으로 제기되는 임상환자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 1~2상 임상 진행…조기 품목허가 목표
한편,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제넥신(095700)·진원생명과학(011000)·셀리드(299660) 등 4개 제약사가 1~2상 임상에 머물고 있다.
먼저 제넥신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X-19N'의 임상시험을 고령자군으로 확대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넥신의 만 55세∼85세 대상 GX-19N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임상에서는 고령자 3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한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중앙예방접종센터. © 연합뉴스
이는 지난해 12월 승인받은 GX-19N의 만 19∼55세 성인 대상 임상 1/2a상과 별도다. 회사는 1상 투약을 완료했고, 결과 도출 후 임상 2a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3상 임상은 해외에서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터키 등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은 국가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은 임상 1상 투여가 시작됐다.
GBP510은 지난해 5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 디자인 연구소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다. 지난해 12월 말 국내 식약처에서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또 영국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3상 임상을 진행중인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백신 개발업체인 노바백스와는 개발과 생산까지 모두 위탁해서 해주는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맺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정부와의 개별 계약을 통해 확보한 물량이 이달 중으로 들어올 전망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된 제품이 공급될 예정"이라며 "2월 말에 공급되는 것으로 일정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진원생명과학은 GLS-5310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임상 2b상을 거쳐, 2022년 상반기 식약처로부터 긴급사용 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국내 개발 코로나19 백신인 유바이오로직스의 유코백-19. © 유바이오로직스
이와 함께 진원생명과학은 2일 코로나19 백신 'GLS-5310'의 남아공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능력을 평가하는 공격 감염 동물실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ORF3a 항원이 추가된 코로나19 백신 GLS-5310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차별적인 예방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206650)도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조기 품목허가를 받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코백19'의 임상1/2상 계획을 승인받아 진행 중이다. 1상은 2분기 초에, 2상은 3분기 초에 각각 마무리될 것으로 유바이오로직스는 예상했다.
2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임상3상을 전개, 올 하반기까지 임상을 완료하고 조기 품목허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 백신의 기술이전도 동시에 추진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항원과 면역증강제를 생산하는 GMP 시설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생산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다른 코로나 백신과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