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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은행결산②] 라임 사태 '나비효과'…역사 속, 사라진 '공인인증서'

라임 사태 불완전 판매 이슈에 투자 원금 '전액' 배상 판결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12.23 15:41:29
[프라임경제] 2020년 경자년은 금융권에 있어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의 등장, 그리고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신용대출 중단까지. 악재에 악재가 겹쳤지만 예상외로 은행들은 호실적을 기록하며 한해를 마무리 중이다. 그렇다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불어닥친 생활고에 저금리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로 투자)'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졌다. 

대출 수요는 폭증했고, 기업 부문 실적 부진과 신용위험 등 각종 리스크들이 1~3년 내에 현실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2021년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올 한해 은행들이 왜 웃을 수밖에 없었는지 살펴보고 각종 논란과 이슈도 되짚어봤다.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라임 사태'

은행권 이슈 중 가장 먼저 논란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바로 국내 최대 사모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사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 3월30일 설립한 사모펀드 자산운용사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49인 이하 소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라고 정의된다.

올해 가장 큰 논란의 중심에 있던 라임자산운용사 사모펀드의 35%는 은행에서 판매됐다. 통상 전체 사모펀드의 약 7%가량만 은행에서 판매되는데 반해, 라임은 한 마디로 '과했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당시 라임은 무역금융 전문 투자회사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IIG)의 등록을 취소하고, 관련 펀드 자산을 동결했다. 라임자산은 신한금융투자와 총수익스와프(TRS)를 맺고 6000억원 규모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자금 40%를 IIG가 운영하는 헤지펀드(STFF)에 투자했다.

그러나 SEC 조사 결과 STFF는 지난해 말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고객의 환매 요청을 신규 투자자 자금으로 돌려 막는 '폰지 사기'를 벌였다. IIG는 손실을 숨기기 위해 '가짜 대출채권'을 허위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SEC가 IIG의 펀드 자산을 동결하면서 라임자산이 투자한 금액도 묶이게 됐다.

금융정의연대와 사모펀드 피해자 공동대책위 관계자들이 지난 6월30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사모펀드 책임 금융사 징계 및 배상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라임펀드를 판매한 은행은 총 8개사다. 은행별로 라임펀드 판매 규모는 우리은행이 357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은행 2769억원, 하나은행 871억원 순이다. △부산은행 527억원 △경남은행 276억원 △NH농협은행 89억원 △IBK기업은행 72억원 △KDB산업은행 37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환매 중단'이라는 후폭풍에 시달린 라임의 시련은 계속됐다. 최근 글로벌 '폰지사기'에까지 휘말린 사실이 확인됐음은 물론, 투자자들이 가입할 때 '제대로 된 상품설명조차 받지 못했다'는 진술까지 더해지면서 '불완전 판매' 이슈로 불길이 옮겨붙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금독원은 라임 무역금융 펀드에 대해 금융투자상품 사상 처음으로 계약을 취소하고, 투자원금 전액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이번에 분쟁조정에 오른 4건은 모두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이며, 금감원은 민법 제109조에 따라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원금 100% 배상은 역대 최고 비율에 해당된다. 앞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분쟁조정에서 투자 손실 최대 80%를 배상하라는 결정이 나온 바 있다.

이렇듯 1조6000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고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은 결국 금융권에서 퇴출됐다. 금융위원회는 라임운용 측에 최고 수위 기관제재인 등록취소 조치를 내리고 과태료 9억5000만원을 부과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가 내년 2월 쯤으로 예정된 가운데, 금융 당국이 은행권에 대해 전·현직 최고경영자(CEO) 중징계를 내릴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은행들 코로나19 소상공인 대출 수혈

올 2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서기도 했다.

은행들은 너도나도 코로나19 사태로 직·간접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중견기업 및 소상공인에게 지난 2월7일부터 신규 대출을 비롯해 △만기연장 △원금 상환유예 △금리 우대 등 도움의 손길을 내놨다. 아울러 은행들은 소상공인 중 희망 고객 대상으로 무상환 연장 및 여신 분할상환 유예도 지원했다. 

이와 함께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동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소상공인 금융지원 신속집행 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 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12조원 규모의 초저금리 금융지원 패키지 발표 이후 이를 지원받으려는 수요가 급증하며, 대출 집행에 차질이 발생한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우리·하나·KB국민·신한·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1.5% 초저금리, 신용등급 1~3등급 이상 소상공인 대상, 대출한도 3000만원 이내 등의 요건 외에 신속한 지원을 위한 각자 방안도 준비했다.

이중에서도 신용등급 1~3등급 소상공인을 위한 '시중은행 이차보전 대출' 상품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소상공인 신용 대출로 3000만원 한도내에서 신청 후 5일이내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보증료(0.5~0.8%) 없이 대출이 가능하다. 저금리(1.5%) 적용기간은 1년, 금융감독원이 은행별 집행 실적을 점검, 조기에 공급을 유도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신용등급 1~6등급에게 지원하는 IBK기업은행 초저금리 대출을 통해 3000만원 이하 소액 대출을 실행했다. 지역신용보증재단(지신보) 심사를 4월6일(잠정) 기은에 위탁한 뒤 대출·보증을 동시에 실시해 집행을 5일 이내로 단축했다.

이후 '소상공인 1차 대출'이 바닥을 드러내자 정부는 '2차 긴급대출'을 내놨다. 1차 긴급대출은 신용등급이 1~3등급인 소상공인을 상대로 했던 반면, 2차 긴급대출은 신용보증기금(신보)이 대출금 95%를 보증하기 때문에 신용등급 8등급 수준인 소상공인도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도입 초기 설정한 최고 연 4.99% 높은 금리와 낮은 한도(1000만원)가 긴급대출을 받으려는 저신용 소상공인들의 발목을 잡았다.

올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 연합뉴스

1차 긴급대출은 정부가 금리 일부를 은행에 보전해주기 때문에 소상공인이 부담해야 할 금리가 연 1.5%라, 2% 중반을 넘나드는 기존 신용대출과 비교해도 파격적으로 낮았다. 대출 한도 역시 3000만원으로 일반 소상공인이 운영자금으로 급히 융통해 어느 정도 숨통을 트일 수 있었다.

반면 2차 긴급대출은 시행 초반 대출 한도를 1000만원으로 묶어두면서 9월 중반까지 소진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 정도로 인기가 시들했다. 정부는 2차 대출 소진율이 지지부진 흥행에 참패할 기미를 보이자 지난 9월23일부터 뒤늦게 대출 한도를 2000만원으로 늘리고, 1차 긴급대출을 받은 소상공인도 중복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시중은행들은 2차 대출 활성화를 위해 지난 9월말 금리를 연 2~3% 수준으로 낮췄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연 4.99%였던 금리 상한을 10월을 전후해 연 2.8%로 내렸으며, 신한은행은 일괄 우대금리를 기존 0.63%에서 1.22%로 높여 기존대비 0.59%p 금리를 낮췄다. 조건이 완화되고, 코로나가 다시 유행할 조짐을 보이자 일부 소상공인들은 다시 긴급대출을 찾기 시작했다.

◆은행들 자체인증 경쟁 '공인인증서' 역사속으로

올해 막바지 지난 12월10일에는 공인인증서를 폐지하는 전자서명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됐다. 지난 5월 전자서명법 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결국 공인인증서는 등장(1999년)한 지 21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이다.

사실 공인인증서는 탄생 초창기 온라인 상 가장 안전한 신원확인 수단으로 사용됐다. 전자상거래 활성화 초기에 상대방이 거래 당사자 여부가 확인되지 않으면, 거래 자체가 불가능했기에 정부가 탄생시킨 것이 바로 공인인증서다.

공개키 기반 구조(PKI)에 소유자 정보를 추가해 만든 '온라인판 인감증명'이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설치·실행 과정에서 각종 플러그인 및 액티브X 등 번거롭고 복잡한 프로그램을 동반해야 가능했다는 점이다.

번거로움이 초기에 크게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이른 바 '천송이 코트'를 계기로 특유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2013~2014년 방영)'에서 배우 전지현이 입은 코트를 중국 시청자들이 구매하기 위해 국내 인터넷쇼핑몰 문을 두드렸지만, 단단한 공인인증서 벽을 넘지 못한 사례가 속출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결국 2015년 3월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규정'을 폐지하기도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기존 공인인증서를 관리하던 금융결제원(이하 금결원)은 전자서명법 개정안 시행에 맞춰 금융인증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전했다. 금융인증 서비스는 금융인증서를 안전한 금결원 클라우드에 발급·보관해 언제 어디서나 PC, 모바일에서 클라우드에 연결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그동안 액티브 엑스(X) 또는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을 필수로 설치해야 해 불편을 안겼던 공인인증서가 지난 10일 부터 폐지했다. ⓒ 연합뉴스

이 서비스는 금결원과 은행권 공동으로 실시하는 인증서비스로 인터넷·모바일뱅킹을 쓰는 은행 고객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별도 프로그램 설치없이 금융결제원 클라우드에 보관하고, 필요 시 PC나 모바일 등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

또 1인당 1개가 발급되며, 비밀번호도 10자리 문자 대신 패턴이나 지문으로 대체된다. 발급받은 금융인증서는 은행 뿐 아니라 정부 민원 등 다양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유효기간은 3년이다.

이처럼 주요 은행들은 공인인증서 폐지와 맞물려 자체 인증 서비스를 출시 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은행들이 자사 인증 서비스 보안 기술 점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인증 서비스인 패스(PASS)나 NHN페이코 등과 비교해 범용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공공 부문에서 인증서가 사용되도록 하거나, 5대 금융지주가 인증서를 공동 사용하는 형태로 범용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이 기존에 없던 디지털 기반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차후 변화되는 시대에서 생존이라는 큰 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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