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5일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라는 토론회에서 미래통합당의 참패에 대해 "이념적 대안 대신 구시대적 상징에만 집착했다"고 말했다. = 박성현 기자
[프라임경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미래통합당의 참패 이유에 대해 "이념적 대안이 있어야 했지만, 구시대적 정치적 상징에만 집착했다"고 표명했다.
진 전 교수는 15일에 열린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통합당이 참패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17일 본인의 SNS 계정으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관해 "정치 지형이 변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선거에서 진 이유는 단기적인 조건과 장기적인 조건이 있다. 단기적인 조건은 코로나19 사태 때문"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없었어도 보수 세력은 패배를 당할 수밖에 없다. 이는 장기적인 조건인 정치적 지형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평가를 내렸다.
그는 "우리나라는 빠른 시간 내 큰 변화를 겪었다"면서 "민주화 운동을 같이 했고 봤던 계층들이 IT 산업, 뉴미디어 등을 통해 생산·소비 시장의 주체가 된 것, 즉 우리나라의 사회 내 주류세력이 교체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시대 변화의 예시로 과거 보수가 연루된 엘시티 불법 대출 의혹 등과 최근 발생한 신라젠·라임펀드 문제를 언급하면서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20대의 정치 성향이 60대와 비슷하지만, 민주화 세력이 제시한 것이 (조국 사태를 통해) 위선이라고 생각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보수가 무능했다. 사회과학이 중요하다"면서 "보수 세력 내에서 자유주의 등의 이념적 대안이 있어야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구시대적 정치적 상징·관념에만 집착했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미래통합당 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사회과학적 분석, 정보화 사회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또 과거의 발언들이 지금은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현대적 윤리 의식 회복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 정당을 지지할 만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대안으로) '공화주의'를 내세워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IT 산업 세력, 2030 세대들을 잡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 기존의 지지층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극단적인 이념만을 고집하는 경우)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진 전 교수는 정의기억연대의 기부금 지출 논란에 관해 "양쪽 모두 낡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비난만 하는 것이 아닌 (의혹을 먼저 제시한 이용수 할머니를) 대변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