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되면서 대형마트의 시식코너가 다시 등장했다. 매일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여전히 정부가 생활방역 세부지침에 시식·테스트 코너 운영 중단 및 최소화를 권고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형마트의 시식 코너 운영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이마트(139480) 가양점에서는 상품별 시식코너 운영이 한창이었다. 판매사원이 시식을 권하자 열 명 남짓한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마스크를 내리고 시식을 하면서 상품 가격 등을 문의하는 등 비말이 튈 수 있는 상황이 이뤄지고 있었다.
또한, 흔히 쓰던 이쑤시개를 없애고 음식을 종이컵에 담아주고 있었다. 종이컵에 담긴 음식을 먹기 힘들 경우 손으로 먹기도 했다.
이외에도 장갑을 끼지 않은 채 카트를 잡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며 높아진 기온 탓에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도 자주 보였다.

이마트 가양점의 만두 시식코너. 이쑤시개 대신 음식을 종이컵에 담아주고 있다. ⓒ 프라임경제
마트를 찾은 이수진(41세, 여)씨는 "확진자도 많이 줄었고, 장도 봐야하기에 마트를 찾았다"며 "음식을 먼저 맛보고 살 수 있는 시식코너 운영은 좋지만, 사람들이 너무 몰려 침이 튈까 불안하기도 하다. 특히 아이들이 달라고 보채거나 먼저 뛰어가 받아오는 경우도 있어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이마트 가양점 시식코너 판매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시식을 중단하거나 별다른 지침을 받은 적 없다. 예전부터 계속 운영해 왔다"고 말했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다고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전염이 가능해 시식코너 운영 등은 운영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 명의 감염자만 발생해도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개인위생 관리가 예방의 최우선이다. 특히 황금연휴가 지난 6일부터 재확산 우려가 나오는 만큼, 지금부터 최소 2주간은 '거리두기'가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24일 31개 장소별로 '생활 속 거리두기 생활방역 보조수칙(세부지침)'을 발표했다.
세부지침은 31개 장소를 업무(4개), 일상(10개), 여가(17개)로 분류했다. 많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음식점·카페의 경우 가능한 개인 접시에 음식을 담아 먹고, 업소는 주 1회 이상 소독을 하도록 권장했다.
복합쇼핑몰·백화점·아울렛 등에서 얼굴이나 입술 등에 발라 감염 위험이 큰 화장품 견본품 테스트를 중단하고, 대형마트에는 시식코너 운영 중단을 권고했다.

지난 2일 이마트 가양점 판매사원들이 시식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많은 이용객이 집중되는 악수·사인회 등 이벤트성 행사는 자제하고, 큰소리로 호객행위를 하는 등 침방울이 튈 수 있는 행위는 안내방송으로 대체해야 한다.
화장품 전문 매장에서도 견본품 코너를 최소화하라는 정부 권고가 내려왔지만, 크게 줄지는 않았다. 대신 얼굴에 직접 바르지 말고 손등에 바르거나 면봉을 이용하라는 안내문에 적혀 있다.
실제 백화점 화장품 매장 곳곳에서는 테스터 제품을 직접 발라보거나 안내 직원에게 상담을 받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특히 색조제품의 경우 손등에 테스트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립스틱 제품 등은 직접 입술에 발라보거나 고객 입술에 립스틱을 발라주는 직원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백화점 화장품 매장 외에도 할인행사장에는 20~30명의 사람이 다닥다닥 붙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비닐장갑을 착용하지 않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신규 감염자가 줄고 정부의 거리 두기 방침이 완화되지 어느새 곳곳에서 느슨해지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
정부는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까지 지역사회 내에서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확진자들이 나오면서 거리두기와 개인위생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확진자가 10여명 발생했다"면서 "이들 확진자를 감염시킨 감염원이 지역사회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45일간 시행해 온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오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생활 속 거리두기 이행으로 방역 지침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앞서 정부가 지난달 22일과 24일 이틀에 걸쳐 발표한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에 따르면 박물관과 미술관 등 공공 실내 시설은 운영을 재개할 수 있다. 종교시설을 비롯해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학원·PC방·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의 방역 수칙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전환이 곧 안심할 수 있다는 신호는 아니라며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를 당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러한 변화가 위험이 없어졌다거나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해도 된다는 신호로 잘못 받아들여져선 절대로 안 된다"라며 "더 이상 사회적 비용과 경제적 피해를 감수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방역상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경제·사회활동을 재개하는 절충안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도 "사회적 거리두기든 생활 속 거리두기든 모든 방역의 한 모습"이라며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이완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 언제든지 다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간다는 점을 유념하시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개인과 사회의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