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 최고의 직장,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회사로 선정된 조에티스가 한국에서는 노동조합 탄압과 와해를 자행하는 회사로 추락하고 있다. 한국조에티스는 불과 3년 사이 일하기 좋은 천국 같은 회사에서 지옥 같은 직장이 됐다."
한국조에티스가 지난 4월10일 노동조합(이하 노조) 대표자인 김용일 지회장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4월10일은 노조의 제안으로 7개월 만에 교섭을 진행한 날이기도 하다. 김 지회장은 지난 3월20일 인사위원회가 진행된 후 20일 만에 해고 통보를 받게 된 것이다.
한국조에티스와 노조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갈등을 겪고 있다. 한국조에티스는 2018년 10월부터 새로운 대표인 이윤경 대표가 취임, 현재까지 한국조에티스를 이끌고 있다.
이에 대해 김용일 지회장은 "그동안 노사는 갈등은 겪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회사는 이윤경 대표 취임 이후 모든 것이 노조를 탄압하고 최종적으로는 노조 와해를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경영진의 목표는 지난 2019년 6월 새로운 인사부장이 오면서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징계사유까지 포함…'이중징계' 논란
"앞에서는 대화로 풀자면서 뒤에서는 해고를 통보했다. 이런 기만적인 행태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김 지회장에 따르면 새로운 인사부장이 부임하면서 노조를 흔들기가 본격화됐다는 설명이다. 이미 징계위원회에서 결정된 지난 징계사유까지 최근 징계사유로 더하며 김 지부장의 최종 해고를 통보한 것.

김용일 한국조에티스지회 지회장. = 추민선 기자
실제 한국조에티스는 작년 11월에도 김 지회장에게 정직 3주의 징계를 내렸으며, 지난 2월2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징계로 판정된 바 있다.
또한 회사는 지회장뿐 아니라 A 부지회장에게 정직 1개월, B 조합원에게 감봉 3개월 등의 징계를 통보했다.
지회는 "이 역시 2년 전에 마무리된 사안을 다시 끄집어 낸 이중징계이자, 조합 흔들기이다. 뿐만 아니라 회사는 지회장을 압박하기 위한 방법으로 작년부터 현재까지 지회장을 4차례 형사 고소하고, 징계 관련 문서를 조합원의 집으로 발송해 가족을 불안하게 하는 전형적인 노조탄압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 지회장은 "지난해 11월 인사부장과 있었던 물리적 충돌 역시 사측의 자작극에 불과하다. 집회를 방해하지 말라고 손으로 밀쳤던 것을 스스로 넘어지며 뇌진탕을 주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사부장은 명예훼손, 개인정보를 침해했다며 고소했다. 그러나 허위사실을 적시해 인사부장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없고, 폭행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김 지회장의 해고 사유는 총 6개다. 이중에는 지난해 11월 회사 앞에서 인사부장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점도 언급됐다. 지회는 이 문제로 현재 정식재판을 청구한 상태다.
◆"노조원은 분단위 업무 보고…대화조차 쟁의행위로 간주"
"노조원은 업무 중 커피 한 잔 하기도 힘들다. 노조원이 휴게실에서 커피라도 마시면 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핀잔을 듣는다. 바로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휴식시간이 길면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한다. 업무에 대해서도 오전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일은 할 수 없다. 회사에서 퇴근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업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분단위로 업무를 보고하라고 압박한다. 노조원들의 사소한 휴식과 대화조차 쟁의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김 지회장은 노조원들에 대한 감시와 탄압이 '직장 내 괴롭힘'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원이 아닌 일반 근로자에 대해서는 위에 언급한 내용의 일들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시간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같은 근로자'입장이지만 노조원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당노동행위로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조에티스가 지난달 10일 한국조에티스 노조 위원장에 해고를 통보했다. 이날은 노조의 제안으로 7개월 만에 교섭을 진행한 날이기도 하다. = 추민선 기자
최근에는 경비용역을 다시 회사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지회장 해고와 관련해 노조의 반발이 예상, 경영진 보호를 위함이라고 하지만 직원들에게는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지회장은 "조합원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전혀 감시가 없다. 특별 근로감독을 신청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 현재 퇴사한 사람 2명 외에는 조합을 탈퇴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회사의 방향이 맞지 않다고 모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더욱 노조가 투쟁하는 상황에 마음과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조에티스 원칙 역행…"천국 같은 회사에서 지옥으로"
2018년부터 시작된 노사 갈등에도 한국조에티스 경영진과 글로벌 조에티스(본사)는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이윤경 한국조에티스 대표는 지난해 11월 "노사갈등만큼이나 격화되고 있는 노조원-비노조 직원들간 갈등과 반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동료간 신뢰를 회복하고 건강한 기업문화를 다시 세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국조에티스는 "회사 내에 업무 규칙은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조에티스가 공정하게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 그 부분에 대한 인사 원칙은 객관성, 공정성을 담보로 운영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는 상황. 노사갈등 해결을 위한 회사 측의 노력은 찾아볼 수 없다.
김 지회장은 "이윤경 대표는 이 문제를 모두 인사부장에게 위임한 상태다. 대표로써 책임지겠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조합원을 회사의 직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에티스 본사 역시 노사갈등보다는 한국조에티스의 이미지 추락만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 경영진에 의해 왜곡된 정보를 전달받고 노조를 탄압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항상 고객 중심, 성과 중심으로 서로를 돌보는 것이 글로벌 조에티스의 원칙인데 한국에서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을 보탰다.
그러면서 "최근 캐나다 조에티스가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선정됐다는 기사를 봤다. 한국만 빼면 조에티스는 분명 좋은 회사임이 분명하다. 같은 회사가 맞는가. 하나의 조에티스가 맞는지 이제는 본사가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목적은 노조 와해…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추가 고소·고발 예정"
"노조라는 이름에서 공정도 평등도, 논리도 사라지고 있다. 노조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처벌 징계를 받아야 한다."
지회장 해고 이후 노사갈등도 극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4월20일 12시경, 노조는 회사 앞 로비에서 지회장 해고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가졌다.
시위 막판 조합원들은 메시지를 메모지에 적어 붙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려 했으나, 회사 인사부장이 퍼포먼스 도중 난입해 메모지를 집어 던지는 등의 난동을 피웠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2명이 밀려 넘어져 상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에 즉각 항의했고, 상해혐의로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국조에티스 노사는 2018년 12월 교섭을 시작했으며, 회사의 노조활동 축소안과 일방적 임금인상, 조합원 승진 배제 등에 노조가 반발하며 갈등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9년 6월28일 회사가 직장폐쇄를 단행하면서 본격적인 노조탄압을 시작했다.
고용노동부는 공격적 직장폐쇄, 지회장 업무 배제, 교섭 해태 등의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해 2020년 1월, 이윤경 한국조에티스 대표를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했으며 현재 수사 중이다.
김 지회장은 "회사의 목적은 노조 와해이고, 지회장 해고는 거쳐 가는 과정에 불과하다. 조합원들 역시 의도를 알고 더욱 단결하고 있으며,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노조는 지난 달 21일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를 신청했고,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추가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