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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수수료 개편에 독과점 논란…공정위 '강도 높은 조사' 예고

요기요와 기업결합 심사 앞두고 악재…'정보 독점' 문제도 주목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0.04.07 23:25:01
[프라임경제]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 민족'이 수수료 체계를 일방적으로 바꾸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관련업계는 공정위의 이번 조사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배달 앱 요기요·배달통 운영사)-우아한형제들 기업 결합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정위 "독과점 심사 도중 수수료 체계 변경…상당한 우려 표명"

김재신 공정위 사무처장은 지난 6일 배달의 민족의 새 배달 수수료 체계 논란과 관련해 "기업결합(합병)과 관련한 독과점 여부를 심사받는 도중 수수료 체계를 크게, 뜻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소상공인 유불리를 떠나 해당 업체(배달의 민족)의 시장 지배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수료와 관련해 논란이 발생한데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따라서 이번 결합 심사에서는 시장 획정에 따른 필수 심사 항목 외에 개편된 수수료 체계가 가맹점들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우려는 없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심도 있게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달의민족의 일방적 수수료 체계 변경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 우아한형제들


김 사무처장의 발언은 배달의 민족이 공정위의 기업결합, 독과점 심사를 신경 쓰지 않고 자신 있게 수수료 체계를 바꿔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그만큼 시장 지배력이 막강하고, 가맹점인 식당 등 소상공인과의 수수료 협상력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다는 점을 스스로 보여준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외식업주에게 수수료를 받는 대신 '울트라콜'이라는 이름의 8만8000원짜리 정액제 광고 서비스를 판매했다. 이 서비스에 가입한 외식업주가 가게 주소를 등록하면, 1.5~3㎞ 이내에 있는 앱 이용자(고객)의 화면 상단에 그 가게를 띄워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외식업주가 거짓 가게 주소를 만들어 여러 개 등록하면서 문제가 발생, 우아한형제들은 요금 체계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울트라콜의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오픈 서비스'다. 

오픈서비스는 배달의민족에서 주문이 성사되는 것에 대해서만 5.8%의 수수료를 받는 요금 체계다. 우아한형제들은 기존 서비스 이용시 적용했던 수수료(6.8%)도 1%포인트 낮췄고, 이는 국내 온라인 몰 시장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상공인연합회는 "금액 제한이 있는 정액제와 비교해 매출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크게 증가하는 정률제는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일방적 개편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월 매출액 1000만원인 가게는 기존에 울트라콜 3~4건을 이용하며 26만~35만원을 냈는데, 앞으로는 58만원을 내야 한다. 그만큼 소상공인의 순이익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민, 수수료 개편 사과…"새 요금체계 도입 지적 겸허히 수용"

정치권에서도 우아한형제들의 독과점 횡포를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독과점과 불공정 거래로 불평등과 격차를 키우면 결국 시장생태계가 망가지고 그 업체도 손해를 본다.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만 밝힌다고 돈을 벌 수 없다. 성공한 기업이 왜 사회공헌에 윤리경영을 하고 어려운 시기에 이용료를 깎아주며 공생을 추구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공공앱을 개발하겠지만 그 사이에라도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배달앱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관련 대책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 연합뉴스


공정위는 배달의 민족-요기요 기업결합 심사에서 또 하나의 핵심 요소로 '정보 독점' 문제도 주목하고 있다. 

김 처장은 "배달앱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소비자와 가맹점의 다양한 정보가 수집, 분석, 활용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들 정보가 가맹점으로부터 정당하게 수집되는지, 수집·분석된 정보가 가맹점에 필요한 수준만 적절하게 제공되는지, 다른 용도로 활용되는 것은 아닌지 배달의 민족-요기요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현장 조사 방법까지 동원해서라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에서의 '정보 독점'에 따른 부작용 정도도 기업결합심사 시 중요 판단요소로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국내 배달앱 1, 2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지난해 12월30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관련 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고를 받은 공정위는 고시로 정한 '기업결합심사 기준'에 따라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비난이 계속되자 급기야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직접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오픈서비스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포함해 여러 측면으로 보완할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 선보였다는 수수료 체계가 비판을 받자 약 1주일만에 번복한 셈이다.

또한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상공인 경영난 극복에 도움을 주고자 기존 월 최대 15만원 한도 내에서 3~4월 수수료의 절반을 환원하는 정책을 확대해 4월 오픈서비스 비용은 상한을 두지 않고 낸 금액의 절반을 돌려주기로 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요금 체계를 도입하며 큰 혼란과 부담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우아한형제들은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영세한 사장님들일수록 부담이 증가하는 불공정한 깃발꽂기 문제를 해결하고, 사장님들에게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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