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사회적 거리 두기' 무색…한국조에티스 "대구 노조간부 서울로 와라"

코로나 확산에도 인사위원회…노조 "2년 전 정리된 사안, 이중징계·노조 탄압"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0.03.27 15:48:35
[프라임경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조에티스가 대구지역에 거주하는 노조간부를 징계하겠다며 서울 본사로 호출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노조 간부는 2년전에 이미 징계를 받은 상태여서 노조 탄합을 위한 이중징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6일 오후 2시 서울 테헤란로 한국조에티스 본사에서 인사위원회사 진행됐다. 인사위원회 참석을 통보받은 A씨는 화섬식품노조 한국조에티스지회 부지회장이다. 대구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불구, 인사위원회 참석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앞서 한국조에티스는 지난 17일 A씨에게 내용증명으로 26일 인사위원회 참석을 통보했다. A씨는 대구지역임과 코로나로 인해 이동을 최대한 자체하고 있는 상황을 알리고 회사에 연기를 요청했으나 회사는 이를 강행하겠다고 통보했다. 

한국조에티스가 대구지역에 거주하는 노조간부를 징계하겠다며 서울 본사로 호출해 논란이 되고 있다. ⓒ 한국조에티스지회


김용일 한국조에티스지회 지회장은 "A씨는 전날(25일) 기침과 함께 몸이 좋지 않다며 재차 연기를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참석을 요구, 당사자는 26일 KTX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 선릉역에 있는 본사에서 열린 인사위원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일 열린 인사위원회가 이미 2년전 이뤄진 사안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노동조합을 압박하기 위한 이중징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회장은 "부지회장이 개인적인 사유로 농장에 투자했다. 이로 인해 고용보험이 이중으로 가입됐고 지난 2018년 3월 겸업 행위 금지로 정직 2주의 징계를 받고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겸업도 하지 않았고 이중 고용보험도 해지해 관련 조치를 모두 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에티스지회 부지회장인 A씨가 한국조에티스 본사에 보낸 이메일 내용. ⓒ 한국조에티스지회


이어 "부지회장에 대한 징계 건은 이미 2년전에 마무리된 건으로, 단순 투자를 겸업으로 몰아 징계한 사안"이라며 "최근 노사관계가 악화되자 이를 들춰 징계하겠다며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것이다. 전 국민이 신종 코로나 방역에 애쓰는 가운데 시급한 사안이 아님에도 직원을 징계하고자 대구에서 직원을 부르는 것은 당사자 및 직원의 건강을 위협하는 무모한 행위이자 코로나를 통한 신종 괴롭힘"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조에티스는 A씨의 인사위원회가 이미 수개월 지체돼 더 이상 미루기 어려웠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월 말부터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해당 인사위원회는 WHO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고하는 사항을 준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중징계 논란에 대해서는 "모든 사항에 대해 한국조에티스는 글로벌 원칙과 한국의 법을 준수하며 사업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조에티스가 김용일 지회장에게 대기발령을 내리고 출근 정지, 자택대기, 모든 직원 연락 금지, 외출시 승인 등을 지시한 내용. ⓒ 한국조에티스지회


김 지회장에 따르면 A씨의 인사위원회 외에도 현재 15명이 징계를 받았다. 추가적으로 회사는 부지회장 포함해 3명의 조합원을 더 징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회사 측은 김 지회장에 대한 문제로 지난 20일 인사위원회 진행한 바 있다. 

김 지회장은 "2019년 11월 내린 (지회장)정직 3주의 징계에 대해서도 지난 2월21일 서울지노위에서 부당징계로 판정됐지만, 사측은 지속적으로 조합원 징계 등을 시도하고 있다. 지회장에 대해 3월16일부터 재차 대기발령을 내리고 출근 정지, 자택대기, 모든 직원 연락 금지, 외출시 승인 등을 지시하는 등 사실상 가택연금을 상태로 조합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지난해 당시 김 회장의 인사위원회는 서울지방노동위원에서 부당징계로 판정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에 대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정직을 취소하고, 정직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고 했다. 

그러나 2020년 3월4일 또다시 지회장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통보해 중복된 사유 및 추가사안으로 징계하려고 하고 있다는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한국조에티스가 이 같은 징계를 준비하는 이유는 대부분 지시불이행, 성실의무 위반이라는 애매하고 주관적인 사유라는 설명도 더 했다. 

김 지회장은 "회사는 다른 모든 공문은 조합사무실로 발송하던 회사가 징계와 관련된 인사위원회 통보서는 지회장의 자택으로 발송해 지회장의 어린 자녀에게 전달됐고 자녀가 아빠의 징계사실을 알고 정신적 충격을 받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런 사전 협의없이 3월16일부터 한달간 지회장을 대기발령에 통보했고 출근을 금지시키고, 모든 직원과의 연락, 만남을 금지시켰으며 자택에서 대기하며 외출시에도 회사의 승인을 받도록 지시하는 등 사실상 가택연금을 함으로써 지회장을 조합원과 분리시킴으로써 조합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조에티스 노사는 2019년 직장폐쇄 등 극한 대립을 겪고 있으며 이윤경 한국조에티스 대표는 지난 1월 부당노동행위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한국조에티스지회는 지회장 및 조합원 부당징계, 교섭해태 등 노동조합 탄압을 주장하며 부분 파업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조에티스는 동물용 의약품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반려동물 심장사상충약 '레볼루션' 등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지난 1998년 한국화이자 내 동물의약품 판매를 시작으로 2013년 회사명을 한국조에티스로 정하고 분리 독립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