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통적으로 오너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중견제약사들이 2·3세 경영 체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너 2·3세들이 줄줄이 승진하며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 제네릭 판매와 영업에 의존하던 경영방식에서 '젊은 피' 수혈을 통해 신약개발·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 정체된 성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콜마·보령제약 승계 작업 완료
지난 3일 한국콜마(161890) 창업자 윤동한 전 회장의 딸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전 회장은 지난해 말 아들 윤상현 씨를 한국콜마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지주사 지분을 넘겼다.
윤 사장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국제경영 MBA 과정과 마케팅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업계에서는 윤 전 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를 윤 사장에게 넘겨주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윤 사장은 2018년 윤 전 회장으로부터 콜마비앤에이치 주식을 받았으며, 현재 4.4%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곳의 최대주주는 한국콜마홀딩스(024720)로 50.2%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윤 전 회장의 지분율은 4.2%다.
윤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국콜마 회장직에서 사퇴한 후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왔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아들 윤 부회장에게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251만여 주를 증여했다. 이로 인해 윤 부회장은 지분율이 기존 17.43%에서 31.43%로 확대되면서 한국콜마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보령제약그룹은 지난해 '오너 3세'인 김정균 씨가 보령홀딩스 대표이사직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로 들어서게 됐다.
보령홀딩스는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열고 신임 보령홀딩스 대표이사에 김정균 운영총괄(사내이사)을 선임했다. 전문경영인(CEO)인 안재현 보령제약(003850) 대표이사는 겸직하던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김은선 회장이 지난해 12월 일신상의 사유로 지난 2009년부터 맡아왔던 보령제약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보령제약은 창립 이후 첫 전문경영인 대표 체제로 전환됐었다. 당시 김은선 회장이 사임한 것은 오너 3세인 김정균 신임 대표(당시 상무)에게 경영권 승계 절차를 밟기 위한 것 아니겠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김 대표는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아들로 2014년 보령제약에 이사대우로 입사해 2년만에 상무로 초고속 승진을 한 후 2017년 1월부터 보령제약 등의 지주회사로 설립된 보령홀딩스의 사내이사 겸 경영총괄 임원으로 재직해 왔다.
◆삼진·유유제약도 2·3세 승진…세대교체 추진
삼진제약(005500)은 지난 1일 자로 오너 2세 조규석 상무와 최지현 상무를 각각 전무로 승진시켰다. 이번에 전무 승진 명단에 포함된 조규석 상무는 조의환 회장의 장남이고 최지현 상무는 최승주 회장의 딸이다.
최 전무는 지난 10월25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 3만 8692주를 취득해 지분율을 0%에서 0.28%로 늘렸다. 조 전무와 조 상무는 아직 회사 지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진제약은 최승주 회장과 조의환 회장이 1968년 공동 설립한 제약사다. 최 회장의 장녀인 최 전무와 조 회장의 장남인 조 전무는 각각 2009년과 2011년 삼진제약에 입사한 후 2015년말 이사, 2017년말 상무로 승진했다.
유유제약(000220)도 지난 4월 오너 3세인 유원상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올라서면서 승계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유유제약은 현재 '오너 2세' 유승필 회장과 유원상 부사장이 이끄는 각자 대표이사 체제다. 유원상 대표는 유승필 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의 3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세대교체를 통해 제네릭과 영업에 의존하고 있던 보수적 경영방식에서 신약개발, 글로벌 시장 진출 등 변화가 예상된다"며 "경영능력을 평가받는 만큼, 성장을 위한 2·3세들의 전략이 실행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요 제약사 CEO, 3월 임기 만료…거취 '관심'
중견 제약기업을 중심으로 2·3세가 경영전면에 나서는 가운데 주요제약사 CEO들은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맞이해 전문경영인의 임기가 만료되는 제약사는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 △한미약품(128940) △JW중외제약(001060) △보령제약 △신풍제약(019170) △휴온스(243070) 등이다.
주요 기업 가운데 임기가 가장 먼저 완료되는 CEO는 한미약품의 권세창 사장이다. 권 사장의 임기만료일은 오는 3월10일이다. 신영섭 JW중외제약 사장과 엄기안 휴온스 사장은 각각 오는 3월17일, 안재현 보령제약 사장과 한종현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은 각각 오는 3월24일 임기가 종료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CEO가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출성장과 기술수출 확대를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 대형 바이오업체 CEO들도 각각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17일이며,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29일까지다.
특히 오는 3월23일 임기 종료를 앞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의 연임 여부는 업계의 최대 관심사다.
김 사장은 2011년 회사 출범 당시 초대 대표이사로 부임해 지금껏 회사를 이끌어 왔지만, 분식회계 논란으로 지난해 2번이나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제약사 CEO의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사실이 없다"며 "다만, 보수적인 제약업계 특성상 이들의 연임은 무난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