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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국내 항공사 사망자 '제로' 무색…사건·사고로 얼룩진 10년

땅콩 회항 · 샌프란시스코 사망사고…승객 증가하는데 정비인력 부족, 불안감↑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9.12.23 08:34:16
[프라임경제] '10년 전 오늘' 2009년 12월23일. 당시 국토해양부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한국에 본사를 둔 상업용 여객 항공사)의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 10년간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10년이 지난 지금 국내 항공사에서 사망자가 발생, 항공기 안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10년 전 국토해양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항공 관련 국제기구들은 보통 10년 동안 사망자 사고 기준으로 안전성 유무를 따진다"며 "10년 사망자 '제로(0)' 기록은 호주(28년), 독일(17년), 영국(13년), 일본(10년) 등의 기록과 비교해도 우리 항공 수준이 안전한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항공기 사업이 발전하면서 국내 항공사의 '안전성'이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년 전 기준으로 사망자를 낸 마지막 사고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1999년 12월23일 대한항공(003490) B747 화물기가 영국 스탠스테드(Stansted)공항에서 이륙 직후 공항 인근에 추락,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인데요. 우리나라 항공사는 이 사고를 포함해 1990년대엔 총 4건의 사고로 307명의 사망자를 기록했고, 1980년대에도 5건의 사고를 내 481명의 사망자를 냈습니다.

이러한 항공기 사고는 최근에도 해외여행객의 증가와 노선 확대, LCC(저가항공)의 확대와 비례해 증가하고 있는데요. 노후화된 항공기 또한 안전사고를 늘리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10년 동안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러한 안전사고 예방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죠. 

◆정부 발표 후 2년 뒤 사망사고 발생 

2009년 국내 항공기 사망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국토해양부의 발표 이후 2년 뒤 국내 항공사의 사망사건이 발생합니다. 지난 2011년 7월28일 새벽 아시아나항공(020560) 화물기가 제주 해상에서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실종됐는데요. 이 사고로 국내 항공사는 12년 동안 이어오던 무사고 행진에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이후 지난 2013년 아시아나 항공 보잉 777기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현지시각 6일 11시30분에 착륙 도중 추락하면서 사망자가 늘어납니다. 항공편 214번은 서울로부터 승객 291명과 승무원 16명을 태우고 오는 도중 활주로 28L에 추락했죠.

지난 2013년 아시아나 항공 보잉 777기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현지시각 6일 11시30분에 착륙 도중 추락하면서 3명의 사망자를 냈다. ⓒ 연합뉴스


이 사고로 3명의 사망자와 18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비행기가 서울로부터 출발했을 때, 비행기로부터 연기가 났다는 것이 보고됐죠.

당시 비행기 승객이자 삼성 부사장인 데이비드 은에 따르면, 비행기가 착륙하던 도중 날개가 추락합니다. 승객이 아닌 목격자 앤써니 캐스트로라니(Anthony Castorani)는 비행기가 착륙하는 도중 불구덩이가 형성됐고, 비행기가 뒤집혔다(Flipped over)고 보고했죠. 비행기의 승객 구역의 거대한 부분은 불에 타버렸으며 비행기 꼬리 부분 대부분은 사라졌죠. 

사고 발생 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주원인이 조종사의 과실이라고 판단했는데요. 국토부도 조종사의 중대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2014년 11월 아시아나항공에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45일 운항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출입문 열리고, 창문 금 가고"…잦은 기체 결함에 승객 불안↑

이후 항공기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았지만, 국내 항공사는 크고 작은 안전사고에 대비하지 못해 질타를 받았는데요.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땅콩회항'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2014년 12월5일 대한항공 오너 일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난동을 부린 데 이어, 비행기를 되돌려 수석 승무원을 하기시킨 사건입니다. 

조 전 부사장의 이 같은 행동으로 당시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던 250여 명의 승객들은 출발이 20분가량 연착되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조용히 무마되는 것으로 보였던 이 사건은 12월8일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땅콩리턴, 재벌가 갑질 논란을 촉발시켰는데요. 

2014년 12월5일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 내에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객실승무원의 마카다미아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항공기를 램프 유턴 시킨 뒤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할 것을 요구했다. ⓒ 연합뉴스


특히 게이트를 떠난 항공기가 다시 게이트로 돌아오는 램프리턴에 대한 항공법 저촉 여부 등으로 국제적으로도 큰 논란이 됐습니다. 

다음 해 2015년 4월에는 아시아나 착륙사고가 발생하는데요. 해당 사고는 히로시마 공항으로 들어가는 아시아나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한 사건입니다. 

사망자는 없으나 부상자가 23명이 발생했고 안개 때문에 활주로가 보이지도 않은데 무리해서 착륙을 강행해서 일어난 사고라고 알려졌습니다. 

이외에도 저가항공(LCC)사들의 회항 사고도 연이어 일어나면서 승객들의 불안을 가중시켰습니다. 2015년 12월23일 제주항공(089590)은 압력조절장치 이상으로 운항중 급강하했고, 12월30일 이스타항공은 이륙 직전 기체결함을 발견했죠. 이어 12월31일 에어부산(298690)은 내부 유압계통 문제로 결항되기도 했습니다. 

다음 해인 2016년 1월3일 진에어(272450)는 출입문을 제대로 닫지 않고 이륙해 회항했으며, 1월11일 에어부산은 창문에 금이 가면서 회항해야 했죠. 

최근 2019년 10월25일 김포행 제주항공 여객기가 소프트웨어 고장으로 회항했는데요. 당시 기장은 "비상착륙을 할 테니 잘 되게 기도하라"는 기내 안내 방송을 해 승객들을 혼란에 빠지게 했습니다.  

2017년 7월 제주발 김해행 제주항공 7C510편이 이륙 과정에서 타이어가 파손돼 다른 항공편의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 연합뉴스


같은 날 대한항공 항공기는 연료밸브 고장으로 운항이 지연됐으며, 이튿날(26일)에는 티웨이항공(091810) 항공기가 타이어 손상으로 이륙을 중단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또 지난 11월에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한쪽 엔진이 꺼져 인근 공항에 긴급 착륙하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승객 310명을 태운 이 항공기는 이륙 후 3시간50분가량 지난 시점에 두 개의 엔진 중 오른쪽 날개에 장착된 엔진이 꺼져 가장 가까운 마닐라 공항에 긴급 착륙했습니다. 엔진에 연료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항공사 측은 추정하고 있죠.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0월18일에도 최신 기종 A380기가 엔진 결함으로 출발을 미루고 시운전을 하던 중 항공기 엔진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출동해 진화한 바 있습니다. 

◆노후화된 기체, 정비시스템 부족…지연·결항 증가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기체 결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사고 원인은 부족한 정비시스템에 있다는 분석입니다. 

저가항공사의 정비인력 현황을 살펴보면 비행기 1대당 정비인력이 10명 정도인데요. 대형 항공사의 3분의 1 수준으로 그동안 저가항공사들이 영업 비밀이라며 이 사실을 숨겨온 것이죠. 

대형항공사도 이 같은 문제는 마찬가지입니다. 늘어나는 승객과 노선 확대로 인해 항공운행이 증가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인력이 부족한 현실이죠. 

노후화된 항공기 역시 잦은 회항과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국감 당시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시아나항공 보유 여객기 87대 중 20대(22.9%)가 20년 이상 된 노후화된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지난 7월30일 김포공항에서 이륙해 울산으로 가던 에어부산 BX8893편 항공기가 기체 유압장치 이상으로 김포공항으로 회항했다. ⓒ 연합뉴스


특히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중 기령(비행기 나이)이 가장 오래된 것은 1993년 11월식 B767-300으로 여전히 운항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한항공은 보유 항공기 170대 중 18대(10.5%)가 20년 이상 됐고, 1997년 1월식 A330-300 여객기가 아직 운항하고 있으며 이스타항공은 23대 중 2대(8.6%)가 20년 이상 된 노후 비행기였고, 1998년 7월식 B737-800 기종 역시 여전히 운항중에 있습니다. 

국토부가 2017~2018년 항공기 기령에 따른 고장 경향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령 20년을 넘긴 항공기에서 정비요인에 의한 지연, 결항 등 비정상운항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죠. 

◆증가하는 항공기 여행…10년 후 항공기 안전은? 

증가하는 항공 여행객의 안전의식이 각종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리는데요. 

승객이 항공기 비상문을 열거나,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경우, 무리한 좌석 교체 및 서비스 요구 등이 대표적인 연착과 회항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또한 산소가 부족한 기내에서 일어나는 각종 질환이 비행기 긴급 착륙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비행기 탑승객 요청에 의해 이륙 전에 비행기에서 하기(下機)한 사례 중 약 55%가 공황장애나 심장이상 같은 건강상 이유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미국 항공기 승객이나 승무원이 비행 중 사망하는 사고의 86%가 심장마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권 보유율이 61%에 달하는 등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는 추세인데요. 실제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여권보유율이 높은 편입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본다면 영국 76%, 캐나다 66%, 중국 8.5%, 인도 5.5% 순인데요. 국내 여행객의 수요가 높았던 일본 또한 여권보유율은 22.8%에 불과합니다. 

인구 대비 여권 보유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죠. 많은 사람들이 항공기를 이용하는 만큼 여행 전 기내 안전수칙 숙지와 본인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후 항공기 사고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까요? 현재 대형 항공사부터 LCC까지 '고효율·친환경' 신기종 세대교체 경쟁에 나서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기령 0년'의 차세대 항공기 도입은 안전사고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항공사들은 고효율·친환경성을 갖춘 항공기 도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항공기 평균 기령을 낮춰 안전에 대한 인식 제고는 물론이고 정비 비용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인데요.

그러나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기령이 안전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얼마나 정비가 잘 이뤄지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어 도입될 항공기와 함께 항공정비사 또한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항공기 도입부터 운항까지 각종 사건·사고를 겪은 항공업계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항공사고의 위험성을 더욱 심각하게 인지, 안전성 강화에 힘쓰고 있는 모습인데요. 

앞으로의 10년 후에는 차세대 항공기와 안정화된 정비 시스템을 통해 10년 동안 항공기 '사망자 0명'이 아닌 '무사고 0건'으로 기록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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