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면세점업계는 롯데, 신라, 신세계 빅3을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며 역대 최대 매출인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한화와 두산이 사업기간을 남겨두고 적자를 견디지 못해 면세사업권을 반납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빅3의 수익성은 안정화되고 있지만 중소면세업계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대기업들의 총애를 받던 면세점사업이 올해 들어 시들해졌다. 두산과 한화가 사업에서 철수를 결정했기 때문.
또한 지난달 14일 마감된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입찰에서도 현대백화점의 참여로 유찰은 면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시내 면세점 사업 경쟁 심화로 수익성을 보장받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황금알 낳는 거위' 무색…한화·두산 줄줄이 철수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11조6568억원으로 반기 기준 종전 역대 최고 기록이던 2018년 하반기 매출 9조7608억원을 뛰어넘었다. 업계는 이런 추세면 올해 20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면세점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매출은 매년 새롭게 경신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손해라는 것.

롯데면세점은 3분기 매출 1조5692억원, 영업이익 89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 22% 증가했다. ⓒ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은 3분기 매출 1조5692억원, 영업이익 89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 2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던 1분기와 비교하면 3분기는 16% 감소했다.
호텔신라의 2019년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면세 부문 매출은 시내면세점에서만 37% 늘어난 8564억원, 공항면세점까지 합치면 사상 최대인 1조338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해당 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451억원에 그쳤다.
신세계면세점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9% 성장한 7888억원, 영업이익은 10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반면 지난 2015년 말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한화갤러리아와 두타면세점은 내년 말까지인 사업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특허권을 반납했다. 사업기간 동안 두타면세점은 600억원, 한화갤러리아는 1000억원이 넘는 누적손실을 냈다.
한화갤러리아 면세점과 두타면세점 모두 외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여의도 63빌딩, 동대문)에 위치해 오픈 초기에는 수익을 올렸지만, 2016년 중국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매출 역시 크게 줄었다.
◆늘어나는 송객수수료…최대 40% 상승
면세업계는 따이공 매출이 90%를 차지할 만큼 기형적 구조를 지니며 중국의 정세에 따라 매출이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다. 또 이들을 면세점으로 인도해주는 대가로 여행사에 지불하는 송객수수료 증가도 내실을 흔드는 이유로 지적된다.
실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시내면세점이 여행사나 가이드에 송객수수료는 2015년 5630억원, 2016년 9672억원, 2017년 1조1481억원, 지난해 1조3181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면세점 업계가 지급한 송객 수수료는 6514억원으로 나타나 올해도 1조원을 훌쩍 넘을 가능성이 크다.

호텔신라의 2019년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면세 부문 매출은 시내면세점에서만 37% 늘어난 8564억원, 공항면세점까지 합치면 사상 최대인 1조3386억원을 기록했다. ⓒ 신라면세점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과거 10%대 중반이던 수수료율이 최근 국내 사업자간 경쟁 심화로 최대 40% 수준까지 육박하기도 했다. 외형은 확대됐지만, 송객수수료와 마케팅 비용 등으로 수익성은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업계의 수익성 악화와 출혈 경쟁으로 인해 올해 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은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 업계 '빅3'으로 꼽히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 현대백화점만이 두산이 포기한 동대문 두타면세점 사업을 위해 참여를 결정했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현재 시내면세점 상황이 불안정하고, 당장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것에 비하면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최장 10년 운영 인천공항 면세점…눈치전쟁 치열
한편 면세점업계는 이달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눈치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 누가, 얼마나 많은 특허를 획득하느냐에 따라 업계 순위 변동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인천공항은 2020년 8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8개 구역에 대한 입찰 공고를 이달 내 발표할 예정이다. 총 8개 구역중 대기업에 할당되는 곳은 총 5곳이다.

신세계면세점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9% 성장한 7888억원, 영업이익은 10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 신세계면세점
8개 구역 중 대기업에 할당되는 것은 5곳이다. 현재 롯데가 1곳(DF3), 신라가 3곳(DF2,4,6), 신세계가 1곳(DF7)을 운영 중이다.
유동인구가 몰리는 1터미널에 위치한 데다 최장 10년까지 운영할 수 있다는 이점이 겹치면서 면세업계 빅3의 관심이 높다. 특히 5곳 중 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은 주류·담배 판매구역이 2곳, 화장품·향수가 1곳 포함돼 있어 특허 획득 여부에 따라 매출 규모는 물론 그동안 변동이 없었던 순위도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입찰이 진행될 5개 구역 매출이 9000억원~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면세점 시장 비중으로 보면 7~9%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업계는 지난해 신세계에 3개 구역을 뺏긴 롯데가 그룹 역량을 동원해 가장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5개 구역중 3개 구역을 운영 중인 신라면세점도 수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입찰가격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불어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업계 4강 진출을 위해 두타면세점에 이어 인천공항면세점 입찰도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문을 연 무역센터점 오픈으로 면세업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 두산면세점이 운영했던 사업권까지 획득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이번 입찰을 통해 공항면세 사업 진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최저보장금액 방식이 아닌 매출과 연동해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내는 영업요율 산정방식이 적용될 경우, 임대료 부담도 예전보다 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장 10년간 운영이 가능한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면세점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인천공항 사업권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10년을 기다려야하는 만큼, 업계의 긴장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