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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발자취: 대형마트] 온라인 공세에 직격탄…사상 최악 성적표

이마트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초저가·PB강화 등 자구책 마련 분주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9.12.20 17:31:35
[프라임경제] 올해 대형마트 업계는 소비 부진과 이커머스 공세에 밀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계 1위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 3분기 롯데마트는 영업이익이 무려 61% 급감했다. 실적 하락에 기업 수장이 교체됐고, 주요 점포들은 속속 폐점을 선택했다. 

온라인쇼핑몰의 거침없는 성장세에 직격탄은 오프라인 중에서도 특히 대형마트가 맞았다. 특히 1~2인 가구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4인 가족 장보기 소비문화로 설계된 대형마트는 탈출구를 찾기 쉽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등을 돌리는 동안 대형마트는 폐점 수순을 밟았다. 

실제 이마트(139480)는 지난 10월 서부산점이 문을 닫았고, 오는 18일 광주점이 18년 만에 폐점된다. 롯데마트의 경우 올해 6월 전주 덕진점이, 8월에는 롯데마트 수지몰점이 문을 열면서 인근에 있던 수지점의 문을 닫았다.

이러한 사상 최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형마트들은 초저가 전략과 배송전쟁에 뛰어들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초저가 가격경쟁이 매출대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격 경쟁으로 인해 매출은 증가할 수 있으나, 영업손실이 대폭 확대된 것을 비춰보면 실속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부진은 변화하는 소비 형태에 따라 예상됐던 문제였다"며 "대형마트들이 이커머스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기존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는 변화와 함께 대형마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점을 지속해서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1위도 '흔들'…국내 대형마트 3사 모두 '수익성' 악화

이마트는 신세계로부터 법인을 분리한 2011년 이후 올해 2분기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이마트가 분기별 실적에서 적자를 본 것은 1993년 창립한 뒤 처음이다. 

이마트는 2분기 매출액은 4조5810억원, 영업손실 299억원, 당기순손실 26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7.1% 늘어난 5조63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0.3% 급감한 1162억원에 그쳤다.

올해 2분기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는 지난 8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선보였다. ⓒ 이마트


다만 국민가격 등 초저가 전략으로 고객을 불러들이면서 적자를 기록했던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향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1.5% 감소한 120억원으로 줄었다. 국내점 영업이익만 놓고보면, 90% 줄어든 2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앞서 2분기에도 339억원의 적자를 냈다. 

롯데마트는 일본 불매운동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내방 고객이 줄어 국내 할인점 신장률이 뒤로 후퇴한 것.  

이진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할인점 신장률이 마이너스 11%로 경쟁사 대비 부진했고 일본 불매 이슈로 진행 중이던 MD 구조조정 작업이 지연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홈플러스는 상장사가 아니어서 실적을 분기별로 공개하진 않지만,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7% 감소하면서 절반 이상이 뚝 떨어지면서 올해도 부진이 예상된다.

◆달라진 소비패턴에 대응…대형마트 '수장교체' 

대형마트 실적 악화가 지속되자 급기야 수장 교체까지 이뤄졌다. 가장 먼저 신세계그룹은 지난 6년간 이마트를 이끌어온 이갑수 대표를 전격 교체,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를 대표이사로 앉히고 11명의 임원을 물갈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지난 1993년 이마트 창사 이후 첫 외부 영입이자 통상 12월 초에 나오던 임원 인사를 1개월 이상 앞당긴 신속한 결정이었다.

사상 최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형마트들이 초저가 전략과 배송전쟁에 뛰어들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올해 롯데마트도 '극한 한우'와 '통큰 치킨' 등을 내놓으며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다. ⓒ 롯데마트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이사는 업무를 지속하지만 롯데쇼핑은 유통 계열사들 부진 타개를 위해 그룹 내 부회장급인 사업부문(BU) 절반을 교체했다. 

지난 19일 롯데는 유통계열사를 총괄하는 롯데유통BU장에 강희태(60)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강 부회장은 롯데유통BU장을 맡으면서도 롯데쇼핑 통합대표이사를 겸한다.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이번에 직함이 '통합' 대표이사로 바뀌었다.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e커머스·롭스사업부문의 대표이사를 겸하게 됐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e커머스·롭스 등이 '원 톱 대표이사'를 두게 되는 '롯데쇼핑 통합법인'으로 출범하고 강 부회장은 쇼핑 내 전 사업부의 투자 및 전략, 인사를 아우르게 된다.

◆가격 경쟁·배송 서비스 강화…내년에도 '초저가 전략' 

대형마트업계는 이커머스에 빼앗긴 주도권을 찾기 위해 최저가 가격 경쟁, 배송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8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선보이며 출시한 제품들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 감소폭을 줄이는데 성공을 거뒀다. 8~9월 기존점 매출 감소 폭이 3.1%로 상반기 3.2%보다 소폭 개선됐으며, 10월에는 2.2%를 기록해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마트의 초저가 정책은 올해 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신년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의 공세에서 비교적 안전지대로 평가받는 신선식품을 강화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다. ⓒ 홈플러스


당시 정 부회장은 "스마트한 고객 때문에 결국 중간은 없어지고 시장은 '초저가'와 '프리미엄'의 두 형태만 남게 될 것이며, 아직 미지의 영역인 초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즉, 기존과 전혀 다른 원가 구조와 사업 모델을 만들고 상품 개발부터 △제조 △물류 △유통 △판매 등 모든 과정에서 구조 개선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단기적인 가격 대응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를 만드는 스마트한 초저가를 만들자는 의미다.

이마트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초저가 상품을 선보이며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 초 온라인 신설법인 SSG.COM을 출범해 새벽배송 서비스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2월 중순 온라인몰 담당 물류센터 네오(NEO) 3호센터 오픈도 예정돼 있다. 

2호 센터 오픈시 1년 내 가동률이 80%로 상승한 점을 고려했을 때, NEO 3호 센터를 통해 2만5000개~3만개의 일일 배송 수용량을 추가 확보, 빠르게 증가하는 새벽배송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1월 가격 할인 행사 쓱데이 및 창립기념행사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12월은 기저가 낮은 편이라 부담이 없고 연말 시즌 행사들이 있기 때문에 기존점 신장률의 양호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이어 "이마트의 본업은 내년부터 기저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며, 올해 하반기부터 전문점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2020년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마트도 '통큰 할인'을 상시 운영하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균일가 자체브랜드(PB)인 '온리 프라이스'를 중심으로 초저가에 승부를 걸었다.  

또한 롯데마트는 동남아시아 진출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국내 사업에 반하는 실적을 거두면서 롯데마트의 해외점포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8% 성장한 수치다. 

롯데마트는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섬 인근에 인도네시아 47번째 매장을 열었고 연말까지 인도네시아에 5개의 매장을 추가해 총 51개의 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베트남에서도 14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도 11월 한 달 동안 '블랙버스터' 행사를 여는 등 초저가 전쟁에 합류했다. 이와 함께 홈플러스는 신선식품에 주목하고 있다. 온라인의 공세에서 비교적 안전지대로 평가받는 신선식품을 강화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몰의 '쇼룸'으로 탈바꿈시키고 '마트직송'으로 가장 빠르고 신선하게 신선식품을 고객에게 배송한다는 전략이다. 오프라인 매장 인프라를 온라인 물류기지로 활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이커머스로 전환되는 소비 패턴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대형마트들 역시 온라인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고객 유입을 위한 초저가 전략과 PB(자체브랜드) 전략 등도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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