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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발자취: 백화점] '소비양극화' 여전…실적 견인한 '명품'

명품 외 상품군 모두 부진…"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강화로 럭셔리 브랜드 대중화"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9.12.19 19:52:47
[프라임경제]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 행태가 변화하면서 상당한 부진이 예견됐던 백화점 업계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전반적인 하향 곡선 속에서도 매출 방어에 성공했다. 지난해에 이어 명품이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면서 예상외 선전을 거둘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올해 이커머스 업체들의 거센 공세속에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고전을 겪었지만 백화점 업계는 명품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이뤘다. 다만, 명품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군은 모두 부진해 '소비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월별 주요 유통업체 매출신장 통계에 따르면, 백화점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간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신장률이 총 6번이었다. 12개월 동안 6번은 매출이 늘었지만 나머지 6번은 매출이 줄었단 얘기다. 

온라인쇼핑몰의 급격한 성장으로 여성캐주얼 부분이 최고 –22%까지 하락하는 등 고전을 보였지만 명품은 최대 23.6%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명품은 전년 대비 2017년 5.4%, 2018년 10.5%, 올해(상반기) 17.0% 등의 매출신장률을 보이며, 명품은 전년보다 단 한번도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다.

올해 1~10월까지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명품 매출 신장률에서도 모두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다. 6월과 8월에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각각 23.6%, 23.2%의 고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명품은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고, 여성의류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특히 2030세대의 명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소비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올해 명품 매출 24% 증가 

롯데쇼핑(023530)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76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56.0%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4047억원으로 5.8%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23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이 50% 급감한 것은 중국 사드 보복이 본격화하며 영업이익이 57% 감소한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백화점만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대비 16.8% 증가한 1040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해외 패션 상품군 중심으로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올해 1~9월까지 명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24% 증가하며 명품 효과를 톡톡히 봤다. 

롯데백화점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대비 16.8% 증가한 104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1~9월까지 명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24% 증가하며 명품 효과를 톡톡히 봤다. ⓒ 롯데백화점


또, 인천터미널점의 연결 자회사 편입과 해외 시장의 성장세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은 "백화점사업에서 기존점포 매출이 감소했지만 인천터미널점이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영업이익이 늘었다"며 "해외에서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전체 적자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내년 롯데백화점에 대해 구조조정 지속과 신규 서비스 출시로 내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백화점 사업 부문은 혁신점포를 도입해 인건비, 광고선전비를 비롯한 판관비를 절감하고 있고, 올해 19개 점포를 혁신점포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또 회생 가능성이 낮은 점포는 영업종료도 진행하고 있어 2020년 백화점사업부문의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상반기에는 롯데그룹의 이커머스앱인 '롯데 ON'도 출범할 예정"이라며 "롯데 ON은 내년 상반기 중 본격적인 서비스를 론칭한다는 계획인데 출범 이후 롯데그룹의 물류 및 고객서비스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온라인 사업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세계백화점, 기존점 매출 신장

올해 신세계(004170)는 백화점과 면세점 사업 호조로 인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신세계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약 9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6.6%(257억원)  증가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1조60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고 순이익은 521억원으로 37.1% 증가했다.  

백화점 사업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3분기 신세계의 백화점 사업(광주신세계 포함) 영업이익은 660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2.2% 증가했다. 매출액은 인천터미널점 철수 영향으로 10.9% 감소한 470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명품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하는 등 강남, 센텀, 본점 등 대형점포를 중심으로 기존점 매출액이 4.6% 신장했다.

올해 신세계는 백화점 사업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3분기 신세계의 백화점 사업(광주신세계 포함) 영업이익은 660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2.2% 증가했다. ⓒ 신세계


신세계 측은 "강남 등 대형점포를 중심으로 백화점 영업이 호조를 보인 데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등 계열사들의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3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35.8% 급증한 7868억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32억원 적자에서 107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화장품 사업을 운영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올 3분기 매출액이 3118억원으로 15.4%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90억원으로 75% 급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신세계의 올 4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7086억원, 1574억원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 대비 10.9%, 17.3% 증가한 수준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백화점 기존점 신장률은 6% 정도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6%, 10.8% 증가한 10·11월에 이어 12월 매출도 전달과 유사한 흐름이 예상된다"며 "관리매출과 회계매출 사이의 차이가 크지 않아 명품뿐 아니라 의류 부문 역시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면세점 영향…현대백화점 영업이익 감소 

명품 효과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영향을 받은 현대백화점(069960)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현대백화점은 3분기 매출액이 4579억원으로 0.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1.2% 줄어든 7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에 실시한 김포, 천호, 킨텍스 등의 리뉴얼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의 누적기준 실적은 3분기와 비슷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5866억원으로 전년보다 19.2%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6%, 18.7% 감소했다. 

올해 현대백화점의 매출은 증가했지만, 면세사업의 본격화로 수익성은 악화됐다. ⓒ 현대백화점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은 현대백화점면세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면세사업의 본격화로 백화점 매출은 증가됐지만 신규 오픈 등을 위한 대규모 프로모션과 투자로 인한 비용 확대 탓에 수익성이 악화됐다. 

현대백화점 면세점부문의 3분기 매출은 2108억원, 영업적자는 171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현대백화점의 3분기 영업이익 감소액(190억원)중 90%가량이 면세사업 적자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올 1~3분기 누적 기준 면세점사업의 적자규모는 601억원에 달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 면세점을 시작한 뒤 적자폭은 매분기 낮아지고 있다. 분기별로 면세점부문 적자폭을 살펴보면 2018년 4분기 256억원, 올해 1분기 236억원, 2분기 194억원, 3분기 171억원 등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면세점 적자폭 감소와 신규 출점 등 시너지 강화를 전망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2.1% 감소할 것"이라며 "4분기 백화점의 기존점 성장률은 약 2~3%가 추정되는데 온화한 기온으로 분기 초 예상보다 1~2%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면세점 부문에 대해서는 4분기 영업적자를 예상했다. 2018년 4분기 대비 매 분기 감소했지만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기존 동대문 두산 면세점에 대해 운영 특허권을 신규 취득하며 2020년 2월 면세점 2호점 출점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적자 부담 전망에도 불구하고 2019년 6월 이후 면세점의 일평균 매출액이 20억원대로 증가해 경쟁 상권 내에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4분기 면세점의 2호점 준비에도 백화점은 본점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이 가시적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면세점 1호점의 빠른 안정화와 2호점과의 운영 시너지에 근거해 매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KB증권 또한 현대백화점에 대해 "백화점과 면세점 모두 4분기에 수익이 개선하는 추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14%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로운 명품 소비층 '2030고객' 위한 콘텐츠 강화

온라인 채널로 소비 패턴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명품 덕분에 백화점은 선방할 수 있었다. 실제로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업체의 명품 매출 비중은 20~30%가량이다. 40~50대 위주의 마케팅에 전력했던 백화점업계는 더 많은 세대가 명품을 즐길 수 있도록 타깃 마케팅에 돌입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30'의 스트리트 명품이라 불리는 발렌시아가, 오프화이트, 골든구스 등 브랜드를 강화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AI기술'도 백화점 안으로 들어왔다. 롯데백화점은 입점 브랜드가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도록 매일 축적되는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공유형 '디지털 AI 플랫폼'을 구축한다. 구축이 완료되면 입점 브랜드들이 영업활동에 필요한 대상 고객을 선정하고 문자 광고, 혹은 DM(다이렉트 메일)을 직접 발송할 수 있다.

이는 올해 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디지털 전환' 주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신 회장은 "사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신 회장의 의지는 2020년 임원 인사에서도 확고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유통 BU(사업부문)장으로 내정된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는 앞으로 롯데그룹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e커머스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신세계백화점도 큰 손으로 부상한 2030 명품 고객층을 선점하기 위해 명품 콘텐츠 강화에 힘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VIP자격 조건을 '연간 400만원 구매'로 낮추는 등 젊은 VIP 유치를 위한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 강남점은 1층에 전 세계 럭셔리 브랜드들이 이색적인 콘셉트와 함께 다양한 상품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더 스테이지'를 운영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유통업종 내 백화점 기존점성장률이 가장 양호한 이유는 명품 성장이 견조하기 때문"이라며 "소비 양극화뿐만 아니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강화로 럭셔리 브랜드가 대중화되면서 높은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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