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선거국면 이후 지역 기반으로 4강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뚜렷한 주자가 보이지 않아 '농민대통령' 선거가 유례없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불과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초기 자천타천으로 예상 후보 10여명이 거론됐으나, 선거국면 이후 지역 기반으로 4강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선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유력 주자 4명 가운데, 경쟁 우위에 있는 뚜렷한 주자가 보이지 않아 '농민대통령' 선거가 유례없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유력 4강 후보는 △전북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6선) △충북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조합장(5선) △경기 이성희 전 낙생농협조합장(3선) △경남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4선)이다.
전통적인 농협 선거에서 자질 검증은 주변 변수일 뿐, 지역 결속과 지역간 합종연횡이 당락을 결정하는 성향이 강하다. 실제 지난 중앙회장 선거에서도 전남 김병원 회장과 경남 최덕규 전 가야농협조합장 간 지역 연합이 없었다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웠을 것.

유남영 조합장은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정읍시장 후보로 출마한 이력도 있다. ⓒ 프라임경제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혼전 양상을 띠는 이유는 '선거환경에 변화가 있다'라는 게 농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첫 번째는 유권자인 대의원조합장 평균 연령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다. 지역선거의 젊어진 프레임만으로 유권자 표심을 예측하기 어렵다. 농협 유권자 평균 연령이 50대인 점을 감안, 예전과 같은 지역 결속력을 보여줄지 장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두 번째는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가 없다보니 지역간 연대에 대한 밑그림조차 그리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후보간 비교 우위가 불분명하면, 지역간 합종연행은 힘을 잃기 마련이다.
본지는 혼전 양상을 보이는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거론되는 4강 후보 강점과 약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호남 대표 주자이자 사실상 호남 단일 후보로 평가받는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을 살펴보자.
유남영 정읍농협조합장은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복심으로 통하고 있으며, 지난 세 번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도 현 회장을 적극 지원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만 김병원 회장(전남 나주)에서 유남영(전북 정읍)으로 이어지는 '호남 장기 집권'에 대한 농협 안팎의 부담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상대적 약점인 표심 확산성 부족을 극복하고, 타 지역 지지를 얼마나 끌어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 김병원 현 회장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전남 나주·화순) 의사를 공포함에 따라 내년 1월 초에 현직을 사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김병원 회장 사퇴 이후 유 조합장에 대한 지지 기반이 유지될지 선거 중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병국 전 조합장은 한국복숭아생산자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 프라임경제
충청권에서는 충북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조합장이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김병국 전 조합장은 후발 주자로 출발했지만, 이번 선거국면에서 이슈로 부상하는 '중부권 통합론'을 견인하고 있는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중부권이 나서서 지역선거 관행을 일소하고, 농협 통합과 안정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한 바 있다.
김병국 전 조합장 강점은 정부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농협 탈지역주의 선언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다만 지역 색이 약한 중부권(경기·강원·충청)에서 표심을 결집시키기가 녹록치 않다.
경기도는 경쟁 상대인 이성희 전 조합장 지역구이며, 강원도는 표의 결집력이 약하다. 충청권에서도 충남 이주선 송악농협조합장 출마여부가 관건에 있지만, 중부권 통합론이 결실을 맺기엔 아직 지켜봐야 할 부분이 적잖아 보인다.
이성희 전 성남 낙생농협조합장은 지난 선거에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조직 기반이 탄탄한 경기도 대표 유력 주자다. 농협 밖에서는 경기도 출신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갈증이 있고, 농협 내 지지 기반도 상당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유권자 분포를 살펴보면, 지난 동시조합장 선거에서 다선 조합장들이 대폭 물갈이되면서 대의원 조합장 절대 다수가 초선·재선 조합장으로 구성됐다. 이는 이성희 전 조합장이 지난 선거에서 축적한 조직 기반이 얼마나 결속력을 발휘할 지 미지수라고 평가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경기도에서 출마를 선언한 여원구 양서농협조합장과 경쟁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결속력이 약한 경기·서울 지역에서 얼마나 표를 결집시킬 수 있을 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이성희 전 성남 낙생농협조합장(사진 좌측)은 조직 기반이 탄탄한 경기도 대표 유력 주자로, 농협 내 지지 기반도 상당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영남 대표' 경남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은 4강 후보 중 '유일한 50대 주자'로, 업무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다. Ⓒ 농협 중앙회
영남에서는 경남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이 대표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최덕규 전 합천 가야농협조합장이 출마 의사를 피력했으나, 선거법 관련 항소심 재판에 발목이 잡혀 출마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 강점은 4강 후보 중 '유일한 50대 주자'라는 점이다. 특히 농협 내에서도 젊은 만큼 업무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다.
강호동 조합장은 흩어진 경남 지역 표심을 모아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최덕규 전 조합장과의 연대, 경북지역 우군화 등을 극복해야만 그 다음이 있을 것을 보인다.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는 대의원 세대교체를 들 수 있다.
385세대까지 내려온 젊은 선거인단이 지역선거 관행에 얽매이기 보단 정책선거를 선호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지역대표 주자들이 급변하는 선거환경에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