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와 LG전자간 TV 화면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디스플레이 전반의 구상과 방향을 둘러싼 배짱 게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른바 QLED 티비는 진정한 8K 티비로 볼 수 없다는 선명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삼성 QLED TV 광고에 대해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임에도' QLED라는 명칭을 사용해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주장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반면 표시방법상 여러 나라에서 이미 이 표현을 인정하고 있다며 부당한 주장이라고 삼성 측은 반박 중이다.
이를 놓고 삼성과 LG 간의 근원적 디스플레이 발전 궤적에 뿌리를 둔 싸움이라는 관점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삼성은 LCD에서 OLED로 디스플레이 기술이 진화할 때 수율 문제로 OLED 투자를 늘리지 못했다. 반면 LG는 OLED 투자를 선제적으로 해뒀기 때문에 현재 삼성의 일명 QLED 논쟁에 불만스러워 한다는 풀이다.
중요한 것은 LCD에서 그 다음을 노려야 한다는 전략 방향이 필요하다는 점은 일단 확연한데 그 전술을 어떻게 짜는가다. 8K 티비에서의 격돌도 그 와중에서 불거진 해프닝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LCD, 중국 추격에 레드오션된지 오래
29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수출주력산업별 협회 정책담당자를 대상으로 한·중·일 세계 시장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중국이 5년 뒤 압도적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도전에 밀려 한국과 일본이 확실히 1등을 차지하는 영역이 거의 남아나지 못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조사 품목은 메모리반도체·일반기계·자동차·에틸렌·철강·LCD·섬유·선박·통신기기 등 9개 영역. 이미 현재 기준,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7개 품목에서 중국이 한국과 일본을 넘어섰다고 한국경제연구원은 밝혔다.
연구개발 등을 과감히 해야 한다는 주문을 받는 요소가 많지만, 중국의 압도적인 저가 공세 때문에 이미 상황이 끝나다시피 한 분야도 있다. 일부에서는 그 분야 중 하나로 LCD를 든다.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해 제품 설명을 듣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 삼성그룹
현재로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업체들이 LCD 라인 효율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희망퇴직 등 극약 처방도 그래서 현상황에서의 필요한 선택지로 꼽힌다.
다만, LCD 분야에서 중국이 압도적인 저가 공세로 수익성 악화를 뉴노멀로 만드는 것을 그대로 우리 기업들이 감수하고 있지는 않다. 대대적 투자를 통해 오히려 격차를 벌리는 방향을 잡을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과감한 탕정 투자, 삼성전자 화면 정책 변화 불가피
대형 OLED를 생산하는 데 자신감을 갖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공장을 중심으로 OLED TV 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30일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내년 LCD 수급 개선과 OLED TV 부문 실적 증가로 영업이익이 약 4340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전망된다"고 내다보는 등, 이 같은 대처 방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차량용 패널을 현재의 LCD 중심에서 플라스틱 OLED로 바꾸는 등 공략 포인트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여진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투자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이 업체가 내달 13조원을 투자해 대형 OLED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본다.
그런데 삼성디스플레이의 탕정 공장 투자는 QD-OLED로 사업 혁신 방점을 찍는 데 있다고 전망할 때, 향후 삼성전자 TV 전략에까지 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관건이 된다. 삼성전자가 지금처럼 QLED에 치중하는 대신에, QD-OLED 물량을 소화해 주는 방향으로 중심 이동을 할 것이라는 큰 그림을 같이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이 문제에 아직 공식적으로 적극적 방향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기존에 이미 쥐고 있는 것이 적지 않은 두 전자업 강자들의 대결, 하지만 현재에 머무는 대신 절벽에서 손을 놓듯 과감한 변신을 언제든 하겠다는 각오가 뜨겁다. 그래서 앞으로의 디스플레이 영역의 변화 화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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