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8K 티비 논쟁이 전자업계의 화제가 된 상황에서 이 국면이 어떻게 진행될지 향배에 눈길이 쏠린다.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다른 이슈로 자연스럽게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았으나 상황을 점치기 어려워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
8K 티비는 선명성을 크게 높이는 새 개념이다. 전자산업의 새 먹거리로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 문제는 OLED와 QLED 등 각사의 미래 전략이 얽힌 자존심 싸움 문제라는 점에서도 이야기가 더욱 복잡미묘하다.
LG는 OLED에 강세를 보인 상황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QLED는 LCD를 기반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LCD에 기술력으로 특정 필름을 붙인 형식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따라서 삼성이 8K 발전을 꾀하면서 QLED 티비를 띄우는 상황 자체가 LG 입장에서 본다면 삼성전자가 자사의 OLED 아성 전반에 공격을 취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것.
어쨌든 이런 상황에 LG전자는 지난 19일 삼성전자에 대해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제기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전자 QLED 티비 광고가 소비자 오인을 부른다'는 주장을 낸 것.
LG전자의 논리 즉 'QLED라는 명칭 탓에 LCD TV가 아니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같은 자발광TV로 오해할 수 있다'는 소리를 뜯어보면 OLED에 대한 자부심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점이 확연하다는 풀이가 나온다.
아울러 LG전자는 국제 무대에서도 이 이슈를 띄웠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9'에서 '삼성전자 8K QLED TV는 8K가 아니라 4K'라는 취지로 비판을 제기했다.
LG전자 8K TV와 비교 시연 등을 하면서 '국제 규격' 문제를 조명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디스플레이표준평가법' 화질선명도(CM) 기준을 근거로 삼았다. 가짜 8K 논쟁을 격발한 셈이다.
삼성도 반격에 나섰다. LG 제품에서 일부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시연하는 간담회를 연출해 냈다. LG전자의 8K TV는 8K 영상 재생조차 안 된다는 점에서 가짜 논쟁에 또다른 가짜 논란으로 총반격을 한 셈이다.

LG전자는 8K 논란 와중에 빚어진 화면 논란에 대해 외부 장치 제공으로 이를 해결하기로 했다. 사진은 유튜브 영상 구동 시연을 하는 관계자 모습. ⓒ LG전자
이에 LG전자는 현재 판매 중인 8K TV 전 모델에서 유튜브 8K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25일 소개했다. '외부 장치 제공'으로 문제를 해결, 즉 업그레이더라는 별도 장치를 무상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TV에 연결하면 현재 거론된 문제점은 해결이 가능하다. LG전자는 내년 출시하는 8K TV 신제품부터는 이 기능을 기기에 '내장'한다는 추가 구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 측은 "별도 외부장치를 제공하는 것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LG 제품이 8K TV가 아니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서로의 입장 대결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진행 향배는 아직 미지수라고 할 수 있다. 티비 영역 전반으로의 확전이든, 일시적인 대결 이슈로 사그라들든 어느 쪽으로든 열린 결말이라고만 할 수 있는 상황.
다만, 현재로서 확실한 것은 국제 규격 등도 확고부동한 공감대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이 같은 경쟁이 소비자의 구매 선택지를 넓히는 경쟁으로 선순환돼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의 표준 문제 교훈을 살려야 할 필요가 그래서 높다.
국내 지상파 4K UHD 방송표준이 2016년 정해지기 전에도 국내 4K TV는 판매되고 또 구매됐었다. 이 진행 경과를 볼 때 도출할 수 있는 교훈은, 먼저 산 소비자만 손해를 봤다는 식의 소모적 대결이 아니라 영역 전반의 파이를 키우는 논쟁이 되어야 하고, 가급적 빨리 논쟁의 결론이 도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라도 삼성과 LG 양측이 평행선 대결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영역이나 문제부터라도 대화는 이어가야 한다는 요청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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