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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초저가' 승부수…이번에는 통할까?

혁신 빠진 '삐에로쑈핑·이마트24' 선례…"마진율·차별성 동시 잡아야"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9.08.05 15:36:19
[프라임경제] 매번 '신세계 표' 승부수를 던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번에는 '초저가' 승부수를 띄운다. 그동안 신세계(004170)는 삐에로쑈핑, 스타필드를 비롯해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과 최근 새벽배송 도입까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사업방식이 '베끼기'에 불과하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가격 전쟁과 골목 상권 침해 등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초 "중간은 없다"라며 초저가의 생각을 밝힌 바 있는 정 부회장의 승부수가 과연 이번에도 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브리데이 국민가격'…대량매입으로 원가 절약

지난 1일 이마트(139480)는 일부 제품군의 가격을 시중 가격의 40~60%선까지 낮춘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진행한고 밝혔다. 가격은 한번 정해지면 바꾸지 않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신세계

이마트는 1차로 와인, 다이알 비누 등 30여개 상품을 선보인 후 연내 200여개까지 확대하고, 점차 500여개로 초저가 상품을 늘릴 계획이다.

이번 이마트의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은 할인점인 이마트가 가격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정 부회장의 판단에서 시작됐다. 

특히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효율적 소비를 하는 '스마트 컨슈머'가 등장하고, 온·오프라인의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생존을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압도적인 대량 매입을 통해 원가를 낮춘다. 기존 협력업체들로부터 평소에 비해 5~10배가량의 물량을 추가로 매입했지만, 이번에는 수십에서 수백배의 대량매입을 통해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와인과 비누가 이와 같은 초대량 매입을 통해 원가를 낮춘 경우다. 이마트는 연 3만개 판매돼온 다이알 비누를 연간 50만개 물량을 구매함으로써 값을 기존의 35%까지 낮췄다.

생산 과정 분석 및 신규 해외 소싱처 발굴을 통해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식품건조기 담당 바이어는 물품을 자체 생산하는 것보다 검증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원가 절감이 된다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유통 상품 대비 약 55%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마련했다.

◆'삐에로쑈핑' 비롯해 "다수 사업방식 새롭지 않아"

이번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을 통해 수년간 장기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던 이마트가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일각에선 그동안 정 부회장이 시도했던 승부수가 국내에서 크게 빛을 발하지 못해, 이번 프로젝트 역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일례로 일본의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삐에로쑈핑'이 대표적이다. 돈키호테는 일본 유통업계를 이끄는 업체로 설립된 후 실적하락을 경험한 적 없다. 돈키호테 역시 저가 경쟁으로 영향력을 확보했다고 평가받는데, 온라인보다 싸게 판매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상품별로 진열한 것이 아닌 소비자가 직접 필요한 물품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새로움을 더한 것도 돈키호테의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벤치마킹한 삐에로쑈핑 역시 '숨은 보물을 찾는다'는 전략을 그대로 도입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 이유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돈키호테는 도심 신주쿠, 오사카 등 대형마트가 입점하기 힘든 도심 내에 위치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대형마트를 가는 것처럼 돈키호테를 이용한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그러한 인식보다는 단순 재미와 호기심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이어 "돈키호테의 주 고객층은 외국인들이다. 일본다운 새로운 쇼핑 공간으로 일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제품들을 강점으로 내세워 외국인들이 꼭 들려야하는 장소라는 인식이 깊다. 삐에로쑈핑 역시 외국인 방문객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돈키호테만큼의 인식이 자리잡지 못했고, 먼저 돈키호테를 경험한 경우 차별성을 찾는 것도 어려워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돈키호테가 설립된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가장 일본답게 만들어진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한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실제 삐에로쑈핑 논현점은 지난달 31일 영업을 종료했다. 기존 점포 수익성 대비 효율이 낮은 일부 점포를 폐점하고 판매처를 다각화할 계획이라는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스타필드·이마트24 지역상권과 불협화음…상생 문제 여전

또한 '정용진 표 혁신' 중 하나인 신세계그룹의 테마파크형 유통점포 스타필드는 해외 대형 유통채널들의 여러 장점을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조합한 매장이다. 스타필드는 글로벌 유통기업  웨스트필드(Westfield) 그룹의 백화점들과 전 세계 37개 쇼핑몰을 벤치마킹하고 분석해 만든 결과물이다.

스타필드는 여기에 레저 시설을 들여 테마파크의 성격을 강화했다. 그러나 웨스트필드의 브랜드 폰트 디자인 등 유사한 점이 많아 스타필드 개점 초반에는 한동안 '베끼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스타필드는 입점 지역마다 해당 지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스타필드 입점으로 이미 터를 잡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상권이 몰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마트24 역시 '정용진식 유통혁신'의 핵심이다.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 매출이 한계에 다다른 신세계로선 편의점으로 대표되는 소매점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미 포화상태인 편의점 시장에서 신세계의 도전은 '때를 놓쳤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세계는 공격적인 점포 확장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았지만 급속한 확장으로 인해 정책의 폐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점주들과의 갈등도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노브랜드 전문점의 확장은 이미 이마트24에서 판매하고 있는 노브랜드 상품과 겹치면서 점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 노브랜드 전문관이 근접 출점하고 있고, 점포 확장에만 집중하다보니 입지 조건으로 맞지 않은 점포들도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미 돌입한 유통사 '초저가' 경쟁…이마트 돌파구는?

이번에 정 부회장이 승부수를 띄운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마트가 항시 국민가격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상품조달 방식을 통째로 뜯어고쳐야 한다. 목표가격을 설정하고 근본적으로 가격을 다시 정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이마트는 일부 제품군의 가격을 시중 가격의 40~60%선까지 낮춘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진행한고 밝혔다. ⓒ 이마트


이미 코스트코가 마진율 15% 정책을 진행해오고 있고 한 카드사와의 거래를 통해 카드 수수료를 0.7%까지 낮추고 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또한 저가 경쟁에 합류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 위메프, 옥션 등 이커머스와의 온라인 가격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할인 상품 범위가 온라인에 비해 크지 않고, 가격 또한 온라인 판매 가격을 따라잡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상시 초저가 가격을 유지하고자, 철저한 원가 분석을 통한 원가구조 혁신을 통해 다양한 상시적 초저가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이번에 선보이는 상시적 초저가 상품은 지난 26년간 이마트의 상품개발 역량을 총 집결한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탄생한 상품으로 국내 유통시장에 초저가 상품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는 수익을 남기면서 초저가 상품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대량매입을 통해 원가를 낮추는 방법 외,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안이 있어야 초저가 체계가 완성될 수 있다"며 "마케팅에만 치중한 전략이 아닌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진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매년 새로운 혁신과 유통구조를 주문하며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초저가에서 찾은 또 다른 정 부회장의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이 이번엔 성공사례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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