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그룹이 사회적 가치를 앞세운 경영 전략으로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SK케미칼(006120)에서만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SK家 화두는 최태원 그룹 회장의 '사회적 가치'와 이에 반하는 SK케미칼의 행보다.
지난 2014년 당시 옥중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출간한 최태원 회장은 이후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많은 관심을 드러내며, 이에 대한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 최태원 회장은 "SK 투자는 확장과 이익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 사회적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관련 업계들과 함께 성장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최태원 회장 경영철학은 단순 대·중소기업간 상생에 그치지 않고, 혁신 성장에서도 효과적인 방법론으로 각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혁신성장을 통해 일자리 창출 성과를 꾀하고 있는 현 정부에게 있어서도 반가울 수밖에 없다.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 경영 전략 때문일까. SK그룹을 바라보는 시선도 한층 부드러워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유독 SK케미칼만이 이와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면서 논란이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분위기다.
◆은폐와 거짓말로 점철된 '가습기 살균제'
그 대표 사례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다. 이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등으로 산모나 영유아 등이 사망 혹은 폐질환에 걸린 사건으로, 2011년 4월부터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가습기 메이트'에 상표를 달아 판매한 애경산업을 수사하고 있으며, 제조사인 SK케미칼 역시 압수수색을 피하지 못했다. 박철 SK케미칼 부사장의 경우 현재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임직원들이 지난달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있다. ⓒ 연합뉴스
박 부사장은 SK케미칼 전신인 유공이 국내 최초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한 당시(1994년 10월∼12월) 진행한 유해성 실험 결과 자료를 보관하면서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다.
SK케미칼은 그동안 흡입독성 실험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입장이었으나, 해당 자료 요구에 대해선 "남아 있지 않다"며 은폐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실험 역시 '가습기 메이트'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할 뿐만 아니라 당시 유공은 유해성 보고서(1995년) 이전인 1994년 11월부터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해 팔았다.
SK케미칼의 배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1일에는 SK그룹 오너家 3세 최영근 씨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최영근 씨는 지난해 3~5월 마약공급책을 통해 전자담배용 대마 액상을 수차례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마초가 아닌, 대마 성분을 농축해 만든 카트리지 형태로, 흡연시 대마 특유 냄새가 적어 주변 시선을 피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건 창업주 '정도경영' 오점 남긴 종손
최영근 씨는 '선경그룹(現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 장남인 최윤원 SK케미칼 前 회장(2000년 작고) 외아들이다. 즉 SK그룹 종손(宗孫)이다. 아울러 최창원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그룹 중간 지주회사이자, SK케미칼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 특수관계인 중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말부터 SK그룹 부동산개발업체 SK 디앤디(210980) 인사팀(HR 파트)에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최영근씨는 이에 앞서 2014년부터 SK디스커버리 경영지원실에서도 업무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 구매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SK그룹 창업자 고 최종건 회장 손자 최영근씨가 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최씨는 지난해 평소 알고 지낸 마약공급책으로부터 고농축 대마 액상을 5차례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물론 현재로선 최영근씨가 작은아버지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처럼 그룹 내 일부계열사를 독자 경영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최영근씨가 최창원 부회장이 최근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한 SK디앤디에서 근무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울러 SK디스커버리 지분도 3.42% 보유해 최창원 부회장에 이어 2대주주에 올라있다.
다만 일부에선 빠르게 경영수업에 돌입하면서 다가올 3세 경영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SK그룹이 형제간 다툼 없이 가족회의로 경영 관련 중요사항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최종건 SK그룹 창업주가 48세 나이(당시 1973년)로 별세하자, 동생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이후 최종현 선대회장이 작고하면서 최종건 창업주 아들(윤원·신원·창원)과 최종현 선대회장 아들(태원·재원), '오너가 2세' 5형제는 최태원 회장을 승계자로 결정했다.
SK家 장남인 최윤원 전 회장은 사촌동생 최태원 회장에게 경영권을 양보하고, 선경합섬(전 SK케미칼)만을 운영하며 소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향후 승계과정에서도 최태원 회장 자녀 대신, 다른 3세가 총수에 올라서는 깜짝 발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